구로에 부는 '힐링' 도시농업 열풍

"감자도 캐고 벌꿀도 채취하고"

2021-06-11     정세화 기자

 

도심속에서 오붓한 나만의 농장을 가꿔보려는 '도시 농업 열풍'이 불고 있다. 

현재 구로구내에는 도시농업체험을 위해 궁동 주말농장을 비롯 안양천 오류IC 도시농업체험장, 상자텃밭을 통한 채소재배 등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다 올해는 도심속 새로운 경험이 될 양봉체험학습장까지 궁동 주말농장 옆(궁동 62번지, 원각사 인근)에 새로 개설 운영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미래형 도시농업'이라 불리는 '스마트팜'이 항동과 신도림역에 선보일 예정이다. 
 
주말농장 상자텃밭 '쏠쏠'

"아내와 소일거리를 나누기 위해서 생에 첫 주말농장을 신청했어요. 감자도 키우고 깨도 따고 토마토도 키우고, 요즘 이 놈들이 우리의 자식이죠."

지난 8일(화) 궁동 안쪽에 위치한 '구로구 주말농장' 5구역에서 만난 오주석(74, 수궁동)씨는 아내와 수확한 작물이라며 5평 내외의 작은 텃밭 안 다양한 작물들을 뿌듯한 표정으로 소개했다.

"수궁동에 11년이나 살며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아내가 몸이 안 좋아지면서 건강한 생활에 관심을 갖고 찾다보니 우연찮게 주말농장을 알게 되서 신청하게 됐지요. 모종을 사와 심고 돌보며 수확물을 재배하고, 가끔은 옆 텃밭 가족들이랑 서로 나눠먹기도 하니 여든을 바라보는 인생에 또 다른 즐거움이 생겼어요". 오주석씨의 텃밭 자랑이 이어졌다.

궁동 4번지 외 14필지 내 총 6구역으로 이루어진 '구로구 주말농장'은 현재 751구획의 텃밭으로 구성돼 있다.

구획 751곳 중 657곳은 개인단위로, 94구획은 구로구내 어린이집과 노인대학 등 민간단체에서 분양받아 경작중이다.

분양은 매년 2월경 구청 홈페이지등을 통해 신청받아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주말농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난2월에도 10대1의 높을 경쟁률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농장을 주관하는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주로 가족단위 또는 여가시간이 많은 주부와 은퇴자 어르신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텃밭 한 구획은 16㎡이다.

텃밭을 분양받으면 텃밭에 마련된 기본 농기구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가정에서 상자텃밭을 통해 상추 등을 재배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구로5동 주민인 장춘자씨(74)씨는 지난 4월 구로구청에서 무료 분양받은 상자텃밭에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치솟던 파를 직접 심어서 수확하는 즐거움에 빠져있다.

"대파 가격이 너무 올라 대파를 구매하는 것이 부담되기도 하는데, 상자텃밭에다 파도 심고 상추도 심고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건강하고 싱싱하게 먹을 수 있어 만족스럽고, 무료한 일상 속 소소하게 식물을 키우는 재미가 있다"고.

 

텃밭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는 '구로구어린이도시농업체험장'도 있다.

'어린이도시농업체험장'은 구로구청 녹색도시과가 직접 관리하는 도시형 텃밭.

오류IC내 녹지대 (한영대학교 방면)와 안양천 내 오금교 북단 생태초화원 내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일반 주민들에게 별도로 분양하지 않고, 지역의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등에서 농사 체험을 한 뒤 수확물을 가져가거나, 이곳에서 수확된 감자, 배추 등의 농산물을 구로삶터자활센터를 통해 소외계층에게 전달하기도 한다고.

'어린이도시농업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는 녹색도시과 측은 "별도로 분양을 하진 않지만, 도시 한 복판에서도 농작물 체험이 가능하도록 조성해 지역어린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농업 체험 교육과 더불어 수확물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체인지옆에 소재한 어린이도시농업체험장에서 경작된 배추의 오염성등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도 간간이 나오고 있다.

구로구청 녹색도시과 관계자는 "오류IC의 특성상 자동차가 많이 다녀 매연 등 공해가 심각해 농작물에 유해하지 않느냐"는 일부 주민들의 지적에 대해 "매년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중금속 농도 및 오염도 안전검사를 실시하는데, 현재까지는 모두 정상 판정을 받았으며, 혹시나 이상 판정을 받을 경우 즉각 폐기조치하게 되어 있어 주민들께서는 안심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양봉 체험도 '들썩'

도심속에서 보기 쉽지 않은 곳이라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지난달 개소한 '구로구 양봉체험 학습장'이 그 곳이다. 

수궁동에 소재한 구로구주말농장 5구역 바로 옆에 마련된 '구로구양봉학습체험장'은 구로구 내에서는 유일하게 양봉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총 30개 벌군(벌통)이 마련돼 있다. 이 곳에서는 △꿀벌의 생애교육 △여왕벌·일벌·수벌 찾기 △벌꿀시식 △채밀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지난달 구로구청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예약을 받아 상반기 체험교육은 7월31일(토)까지 진행된다.

올 하반기 체험교육은 8월 14일부터 10월 16일까지 진행되는데, 예약은 8월 9일부터 12일까지 선착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비 등은 없다. 

이 양봉학습체험장에서 채취 된 벌꿀은 1.2kg의 단지에 담겨 '달콤한 구로벌꿀'이란 상호를 부착해 '구로구 푸드뱅크마켓센터'를 통해 지역의 △위기긴급지원대상자 및 △차상위계층 △생계의료급여 수급신청 탈락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 양봉학습체험장에서는 양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양봉전문가를 육성하는 양봉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양봉학습체험장사업을 관리하는 구로구청 지역경제과 측은 "현재 30군으로 시작한 벌군에서 여왕벌이 새롭게 번식해 약 50~60군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올해 연말이면 100군을 목표로 벌군을 늘여 주민들에게 일부 분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벌군 관리는 체험장 내 전문 양봉인력이 관리하고, 주민들은 천연 아카시아 꿀을 직접 제공받을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형 도시농업 '스마트팜'

매년 악화되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지향적인 도시농업 '스마트팜'이 구로에도 찾아온다.

기존 천왕역 '청년이룸'내에 위치한 스마트팜에 이어 올해 하반기 완공 예정인 천왕산근린공원 내 '항동도시농업체험장'과 신도림역 1번출구 옆 '스마트구로홍보관'에서도 '미래형도시농업' 스마트팜 및 스마트온실을 만나볼 수 있게 될 예정이다.

'구로 스마트팜'은 다가오는 8월, 공사를 마친 뒤 하반기 주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항동도시농업체험장은 버티컬팜 및 스마트온실을 구축, '버티컬팜'에서는 상추 깻잎과 같은 엽채류 재배를, '스마트온실'에서는 토마토와 같은 과채식물을 재배할 예정이다. 

신도림역 인근 스마트구로홍보관에서도 스마트팜을 조성해 '엽채류 재배' 및 '스마트팜 운영 원리, 미래 도시농업 기술 전시' 등을 안내하게 된다.

스마트팜 조성과 관련 구로구청 스마트도시과와 녹색도시과 측은 "천왕산 근린공원 내 스마트팜을 조성해 올해 하반기에 새롭게 개소해 주민들 일상 속에서 힐링이 될 수 있도록 '도시농업'을 안내하고, 일상 속 구민 누구나 체험학습 활동 등을 통해 '미래 도시농업'의 새로운 방향을 내하는 것이 스마트팜의 설치 및 운영방향"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