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 파크골프장 운영권·유료화 논란

2021-06-04     윤용훈 기자

 

오는 8월경 공식 개장을 앞둔 안양천 18홀 파크골프장의 운영주체 및 유료화를 놓고 구로구청과 동호회인 구로구파크골프협회 간에 시각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여파로 생활체육시설 사용료 등과 관련한 내용 등이 담긴 구로구 관련 조례 개정(안)도 '표류'하고 있다. 
 
◇신규18홀 파크골프장 완공= 천연잔디가 깔린 안양천의 18홀 파크골프장은 시비8억에 구비 5억4000만원을 더해 총 13억4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안양천 좌안 징검다리∼양천구 경계(고척동60-1번지 일대)에 2만㎡ 규모로 조성됐다.

현재 안전 펜스를 설치하기 위한 추경예산 9200만원도 3일 심사가 진행되는 구로구의회 정례회 예산결산특위 추경예산안에 올라가있는 상태다. 

구로구청은 이 추경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6월 중에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7월 시범운영에 이어 8월경 공식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구로구청은 이에 앞서 지난 2018년 7월에는 안양천 C축구장(신도림동271-64)주변 둔치에 9000㎡ 규모의 9홀 파크골프장을 조성, 구로구파크골프협회 소속 동호회원 등이 이용 중에 있다.

이번에 새롭게 18홀 파크골프장을 추가 조성되면서 구로구 관내에는 모두 2개의 파크골프장이 운영되게 된 것.

신규 18홀 파크골프장에는 그늘막·가방걸이·종합안내판·티하우스·벤치 외에 추가로 안전펜스 및 관리사무소 등이 설치된다. 

구로구청은 기존 9홀 파크골프장의 관리운영을 올해 말까지만 종전처럼 구로구파크골프협회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조성된 18홀 파크골프장은 구로구시설관리공단에 위탁운영권을 주어 6월 중 전담직원 2명을 배치해 관리 운영하기로 하고, 임시 시범운영을 위해 구청 녹지과에 긴급 잡초제거를 요청해놓은 상태이다.
 
◇"공단위탁 및 유료화로"

이런 가운데 구로구청은 안양천 신규 18홀 파크골프장 운영에 앞서 '구로구 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일부 개정조례(안)'을 지난 5월 25일부터 6월22일까지 진행되는 구의회 정례회에 재상정해 처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구로구의회는 이 조례(안)을 계속심사하기로 해 계류 상태에 있다.

이 조례(안)은 구로구 관내 체육시설에 대한 사용료 감면범위와 요금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개정조례(안)에는 이번에 개장하는 18홀 파크골프장과 9홀 파크골프장의 이용료 부과를 새로 신설해 놓고 있다. 

구로구청의 계획은 그동안 동우회 클럽에서 무료 이용 및 관리 운영해오던 기존의 9홀 파크골프장을 이번 조례(안)이 통과되면 구로구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해 운영 관리토록 하고 사용료도 받는 것이다.

더욱이 그동안 파크골프 동호인 등 특정인 중심으로 사용되던 것을 앞으로는 구로구 주민 누구나 서울시 공공예약시스템을 통해 접수받아 순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라는 것. 

구청 측은 최근 열린 구의회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조례안이 계속심사로 결정됨에 따라 파크골프장 이용에 대한 유료화는 당분간 미뤄졌지만, 운영을 당초대로 구로구시설관리공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구의회는 이 조례(안)와 관련, 구로구청과 구로구파크골프협회 간에 충분히 사전 토의 및 협의를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구의회 해당 상임위원회인 행정기획위원회의 이명숙 위원장은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구의회 입장에선 그동안 구로구파크골프협회가 9홀 파크골프장을 자율적으로 잘 관리 운영해 오던 것을 18홀 파크골프장 개장을 계기로 파크골프장 관리 운영권을 구로구시설관리공단에 맡기고, 게다가 무료로 이용하던 것에 새로이 이용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그동안 이 시설을 이용해온 회원 어르신들에게 당혹스럽고 부담을 줄 수 있어 구청이 파크골프협회와 충분히 협의해 합의점을 찾은 후 추후에 조례(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 계속심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한 후, "구로구에 협회 회원 및 비회원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갖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파크골프 동호회 '반발' 
동호회인 구로구파크골프협회는 신규 18홀 파크골프장 및 기존 9홀 파크골프장을 구로구시설관리 공단에 위탁 운영하도록 한 것과, 이용 요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 협회 관계자는 "어렵게 마련 된 9홀 파크골프장은 회원들의 건강을 다지는 힐링장소이자 쉼터, 놀이터, 친목의 장으로 그동안 자율적으로 잘 운영해 왔고, 잔디관리도 회원들 스스로 잘해오던 것을 18홀 파크골프장 개장을 앞두고 갑자기 구로구시설관리공단에 2개 파크골프장 위탁 운영권을 주고, 게다가 유료화하는 구로구의 발상은 이해하지 못할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하며 "종전처럼 9홀 및 18홀 파크골프장을 협회에 돌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330여명의 회원 중 95%정도가 60∼80대가 노인들이며, 이 분들 삶 대부분을 어렵게 보내다 노후에 취미생활로 파크골프로 즐기고 있는 중에 구청은 협회와 사전협의도 없이 안양천 공공체육시설로는 처음으로 구로구시설공단에 운영위탁을 주어 파크골프운영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직원의 통제를 받도록 강요하고 있으며, 더욱이 타 구에서는 받지도 않는 유료화 조례개정 추진으로 회원 개인당 연 수 십만원을 부담시키려하고 있다"며 "이러한 조례는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회 측은 또 잔디관리에 있어서도 협회에 맡기면 더 애착을 갖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단이 잔디관리를 할 경우 사람을 동원하든지 직원이 잡초를 뽑아야 하고, 그 시간과 비용은 엄청나며, 이로 인한 골프장 공백이 생겨 이용시간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회 회원 300여명이 일시에 조직적으로 잔디뽑기 등을 한다면 30분 이내로 끝낼 수 있고 이러한 잔디관리를 수시로 하기 때문에 회원들은 내 골프장이란 애착심이 더 생겨 골프시설을 아끼며 운동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측은 "파크골프에 관심이 있는 구로주민이 협회에 가입해 함께 운동을 한다면 언제나 환영하고 있으며, 신입회원의 경우 친절하게 가르치고 안내하면서 함께 운동하고 교류도 도모하고 있다"며 "파크골프장은 특정 회원들만을 위한 운동시설이 아니라 구로구민 모두에게 개방돼 있고, 타 지역보다 자율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모범 동호회"라고 덧붙였다. 
 
◇구청 "회원중심 관행 탈피" = 하지만 구로구청 관계자는"이번 18홀 파크골프장 개장을 계기로 관내 공공 체육시설에 대해 특정 동호인 및 회원중심으로 이용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앞으로 구로구 주민 누구나에게 공정하게 기회를 주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잔디관리 및 질서, 안전유지 차원에서 사전 예약시스템에 의해 최소의 사용이용료 및 감면규정에 의해 관리 운영할 방침이며, 또한 시설 이용에 따른 책임과 시설 관리 및 개선에도 더 힘쓸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