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소규모 탈피 확대 필요 지적

"취미 건강프로그램 등 가능한 개방형으로"

2021-05-07     윤용훈 기자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경로당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휴식 및 프로그램 진행, 급식 등이 가능한 규모의 개방형 복합경로당으로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동네 마다 100㎡ 안팎의 좁은 공간에 모여 오순도순 얘기하는 수준의 작은 경로당을 신설하는 형태보다 이제는 어르신들의 욕구를 채울 수 있는 중형의 개방형 경로당을 지어 취미 및 건강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급식도 할 수 있는 동네 거점의 복합경로당도 필요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구로구 소재 구로노인종합복지관(구로5동)과 온수어르신복지관(수궁동)은 동서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이용 시 접근하는데 불편하고, 정원 이상의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하고 있는 점과 향후 노인인구 급증을 고려해 어르신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또 다른 경로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기존과 같은 소규모 경로당 외에 중형 규모의 경로당도 병행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예전 작은도서관은 책 대출 및 열람이 주된 역할이었지만 지금은 여기에다 다양한 도서프로그램 진행으로 볼거리, 놀거리 등의 행사를 치르는 복합도서관으로 변한 것처럼 말이다. 

구로구는 그동안 구립 경로당을 신설할 때, 동네 어르신들 요구와 타당성, 예산 등을 고려해 해마다 100㎡ 안팎의 소규모 경로당을 3∼4개씩 신설해와 현재 아파트 경로당 149개소를 제외한 48개소의 구립경로당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 구립 경로당은 대개 남녀 어르신 회원 방과 화장실 등을 겸비해 놓고 구청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이들 경로당은 기존 회원의 경우 거의 제집처럼 매일 이용하고 있지만 신규 어르신의 경우 일부 텃세 및 이용하기 어색한 분위기로 이용하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과 우려가 나온 지 오래다.

특정인을 위한 경로당으로 전락하기 쉬울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노인종합복지관처럼 동네의 어르신 누구나가 다가서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 경로당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한다.

구로지역의 한 어르신은 "동네 경로당은 주로 80대 이상의 나이가 많은 노인과 특정 노인들이 대다수 이기 때문에 이용하고 싶어도 꺼리고 있다"며 "눈치 보지 않고 건강이나 취미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큰 공간의 노인시설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구로구청측도 소규모 경로당을 몇 곳씩 확보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

늘어난 노인인구 추이에 맞춰 경로당을 신설하려면 우선 예산에 맞춰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최근 들어 구로관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경로당 입지 인근 지역주민의 반대로 경로당 신설 추진이 쉽지 않다고 한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해마다 어르신들의 요구에 따라 경로당 신설을 추진하다보면 적정부지 선정과 부동산가격인상, 매입부지의 세입자 일정, 동네주민 반대 등에 부딪치고 있다"며 "특히 지난 해와 올해에는 관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해 주어진 예산으로 실제 부지를 매입하기 어려워져 예산에 맞는 경로당 후보지를 찾고 있지만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경로당 부지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따라서 이러한 경로당 매입에 따른 문제를 풀고, 시대 흐름과 어르신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선 매년 소규모 경로당 몇 개씩을 확보하는 관행보다 2∼3개 소형 경로당 확보예산을 하나로 통합해 큰 개방형 경로당을 지어 더 많은 어르신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김희서 구의원은 "동네 곳곳에 소규모 경로당 나름의 역할도 있고, 노인종합복지관에서의 역할도 있기 때문에 소규모 경로당 신설을 중단하고 중형의 경로당을 짓는 것은 무리이지만 노인인구 증가추세에 맞춰 기존과 같은 소규모 경로당과 함께 어르신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중형 경로당 신설검토도 환영한다"며 "다만 중형의 개방형 경로당을 신설하려면 예산이 더 늘어나고 매년 사후 운영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예산 확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