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벗' 구로구정신건강복지센터 아시나요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 마음 치유 전문심리상담 무료 지원 다양한 연령대 방문 상담 … 경제 ·가족· 부부· 취업 문제 등도

2021-04-01     정세화 기자
상담을 위해 센터를 방문한 내담자들의  마음날씨들이 기록된 나무.  

 

"우울이나 불안은 특별한 증상이 아니라 마음에 감기가 든 거예요. 우리가 감기 걸려 병원에 간다고 절대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잖아요. 다소 어감은 딱딱하지만 '구로구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우울감, 불안함 등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는 주민들이 상담을 통해 위로받고 있어요."

활짝 피어나기 시작한 벚꽃 잎이 흩날리던 지난 29일(월). 구로타임즈는 따뜻한 날씨와 더불어 마음의 봄을 되찾아 주는 곳, '구로구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센터)'를 찾아갔다. 센터는 구로5동에 소재한 제중병원 맞은편 별관 지하에 있다.

'나는 너를 끝까지 응원할게', '걱정하지마! 행복은 항상 너의 곁에 있어!', '가슴을 찌르는 말 NO, 가슴을 울리는 말 Yes' 등의 슬로건이 센터의 문 앞에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함이 느껴지는 2명의 전문상담사 등이 환영한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더 가까이 마음치유 심리상담'. 구로구보건소가 운영하고 있는 이 곳에서는 가정 내 불화나 성장, 대인관계, 코로나 블루(우울증), 정서 불안 등 마음건강에 불편함을 느끼는 주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센터 측은 "기존 자살예방 사업 및 정신보건 사업을 운영해온 노하우로 지난해 심리상담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게 되어, 많은 구민들이 작년 한 해 동안 센터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다"고 말했다.
 


"20~40대 참여 많아"

지난 1년동안 방문해 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사람은 모두 64명.

한 명당 약 10회~16회의 상담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연령대는 10대부터 고령층까지 다양한데, 특히 20~40대의 참여가 두드러졌다고.

센터의 역할과 활용법 등에 대한 정보력이 높은 층이라는 점도 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상담센터를 찾은 주이유로는 불안 및 우울증세로 인한 경우가 많았다. 

센터를 관리운영하고 있는 구로구보건소 마음건강팀은 "불안 및 우울증세로 내담하는 상담자가 70% 이상이며 이외 자살충동 등을 느껴 내담하는 상담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구보건소 마음건강팀 관계자는 "흔히 불안 및 우울 증세라고 하면 사회적으로 병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감기처럼 어느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증세"라고 설명했다.

지난 한 해 일상을 뒤엎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으로 찾는 사례는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해 센터측은 "코로나19는 우울감을 느끼는 기폭제가 되었을 뿐 완전히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며 '코로나 블루'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은 적었다"고 전했다. 

"대부분 기존 가정폭력 경험이나 대인관계에서 받은 상처 등이 기저로 내재되어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타인과의 만남이 단절되고, 집안 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코로나19가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을 확대하는 사례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센터 관계자는 사람들이 우울감을 호소하는데는 개인마다 성격이 다르듯 다양하다고 말했다.

사람에 따라 경제적 문제부터 가정 문제, 부부간의 관계, 대인 관계, 취업 스트레스, 유아기 분리 불안 등 정말 다양한 이유로 마음의 상처를 호소하고 있다는 것.

사람들의 이같은 '마음의 멍'을 치유하기 위해 센터는 최대 16회에 걸친 심리 상담을 통해 상담자들의 상처에 공감과 이해, 상처회복이라는 '연고'를 발라주고 있다고

마음의 상처가 된 요인들만큼이나 증상의 정도 역시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한 주부의 경우는 자신의 어린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학대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자신의 자녀들에게까지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센터를 찾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센터의 전문상담사는 이 내담자의 경우는 센터에서 16회에 걸치 무료상담을 통해 '아동 폭력이 어떤 이유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인식개선과 우울감 해소 등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최대 무료상담 횟수가 16회라 추가 상담이 필요할 경우는 센터측에서 민간 상담기관 등으로 연계를 해주기도 한다. 

마음 상담을 원하는 경우는 온라인을 통해 센터로 신청하면 된다.

평일 오전9시부터 오후6시사이에 시간을 조율, 주1회씩 최대 총16회까지 상담이 가능하다.

상담방식은 직접 방문해 만나서 할 수도 있고 전화로도 가능하다. 

가족 간의 갈등이 있는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상담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가족구성원 모두 개별상담으로 진행할수도 있으며, 16회차 동안 단순 상담 뿐 아니라 내담자들이 원한다면 집단미술치료도 진행하고 있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우울 불안은 감기 같은 것"

구로구보건소측은 "우울과 불안이라는 감정이 감기와 같아서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마음의 병인데, 아직까지 심리상담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보건소에서 직접 운영하다보니 혹시라도 공무원 준비를 하거나 취업을 하는데 기록이 남을까 상담을 꺼려하는 분들이 계셔 상담 신청을 취소하는 분도 있었다"며 "상담을 원하는 내담자의 인적사항은 그 누구에게라도 절대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며, 내담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어느 무엇보다 우선시 하고 있으니, 많은 이들이 혼자 끙끙거리며 앓지 말고 전문 상담가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마음 방역'을 이뤄나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한 내담자가 기록해둔 상담 후기 중에 "마음의 상처가 많아 나를 미워했는데, 상담을 통해 내가 썩 괜찮은 사람이란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일부 내담자는 상담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수 있는데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16회차 상담이이 끝나는게 아쉽다는 반응들도 상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