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공 '키콕스' 매각 … 입주기관 등 '난감'

지난 1월 29일 32번째 입찰서 매각 입주 공공기관 업체들 "어디로 가나"

2021-03-05     정세화 기자

 

구로디지털단지에 소재한 한국산업단지공단의 키콕스벤처센터(구로3동 소재)가 최근 매각됐다.

매각 추진 5년만에 온비드 공매를 통해 낙찰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키콕스에 입주해있는 많은 공공기관과 업체들이 당혹스러움을 나타내며 올해 안에 이전 공간을 찾아야 할 것 등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과 키콕스입주기관 등에 따르면 키콕스벤처센터(이하 키콕스)는 지난 1월26일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비드 공매절차를 통해 낙찰됐다.

정부방침에 따라 지난 2014년 한국산업단지공단 본사가 대구신서혁신도시 신사옥으로 이전한 이후 2016년부터 매각이 추진된지 5년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해당 건물은 최고가 경쟁 방식의 일반 경쟁으로 치러졌다.

그동안 계속 유찰되던 키콕스벤처센터는 지난1월26일 32번째로 진행된 입찰에 한 민간업체가 단독으로 참여, 1188억8900만원으로 낙찰됐다.

최저 입찰가 1092억6100만원의 108.8%의 금액으로 단독 낙찰된 것이다.

매입업체는 현재 키콕스 입주관계자들과 구로디지털단지기업인들사이에서 'J건설'로 나오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측은 지난 3일 구로타임즈와의 취재에서 구체적인 매입 업체명에 대해 "현재 낙찰자와 계약 체결진행 단계이므로 낙찰자가 누구인지 등의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키콕스를 매입한 이 업체는 키콕스벤처센터를 철거한뒤 오피스텔형 수익성 건물을 신축할 계획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입주사들 '고민'= 구로디지털단지내 중심(이마트구로점옆)에 자리한 키콕스벤처센터는 지난 2000년 10월 대지면적 7,395㎡에 지하 3층, 지상15층 규모의 연면적 27,100㎡ 건물로 준공된 벤처시설 1호건물이다. 

현재 키콕스센터건물내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뿐만 아니라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를 비롯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동반성장위원회 △구미전자정보기술원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정밀화학진흥회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비파괴검사협회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등 11개 기관 및 법무사사무소, 세무·회계사무소, 노무법인, 헬스센터, 소상공 업체 등 다양한 중소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키콕스 매각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입주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키콕스 건물에 입주해 있는 공공기관 및 소규모벤처기업사이에서는 "1월 29일 이후 한달이 지난 2월 마지막 주간에 공문을 통해 매각 사실을 알려 입주 기업들은 현재 갑작스러운 매각 사실에 당황스러울 뿐"이라는 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32회차) 매각이 진행된 1월, 매수 희망자가 나타났고, 매각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산단공은 입주 기업들에게 별도의 언질조차 주지 않았다"며 당혹스러웠다는 것이다.

많은 입주 공공기관과 업체들이 이번 매각을 더욱 당혹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건물매각에 따른 입주계약이 올해로 종료될 예정이라는 안내에 올해 말까지 새로운 거처를 찾아 이전해야 하는 상황 때문. 

키콕스벤처센터에 입주해있는 업체들은 "5년째 매각 절차를 진행해 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레 성사된 매각에 새로운 공간을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이며, 기존 키콕스(벤처센터) 입주 가격으로 서울시내(관할지역내)에 동일 규모의 공간을 찾는 것은 난항이 예상된다"고 난감해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도 마찬가지다.

키콕스벤처센터내 4개층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 입주기관인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측은 지난 3월2일(화) 구로타임즈와의 만남에서 "해당 건물 매각(사실)에 대해 지난달 22일(월) 오후 한 경제지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한 달이 넘은 시점에서도 산단공의 안내가 없었고, 경제지 보도가 발표된 이후인 (2월)25일(목) 산단공 측에서 매각 사실 및 계약종료 공문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측은 이어 "(산단공)공공기관 본사가 대구로 내려가며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법 때문에 산단공 측에서 매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산단공 본사 이전 이후 1년 단위의 계약을 매년 갱신하며 입주사들 모두 언젠가는 떠나야 함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매각 소식에 새 건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향후계획에 대해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측은 "현재는 이제 막 통보를 받은 상태라 공단 이전과 관련해 첫 걸음마를 떼려 하는 상황"이라며 "공단은 원칙적으로 법인정관상의 관할구역을 벗어날 수 없으며, 4개구(구로·금천·관악·동작)을 관할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4개 구 중에 새로운 건물 이전지를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접한 키콕스벤처센터 매각소식 이후 해당시설의 '신규 이전지 찾기'는 근로복지공단만의 과제가 아니다. 

현재 160여명의 직원을 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또한 대규모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신규 이전 장소를 찾아야 하는 과제에 당면했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관계자는 지난 2일(화) "2월 중순경 J건설사 측에서 재단을 방문했으며, 매각 사실을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키콕스매입)건설사 측은 구두로 해당 시설을 철거 후 '수익형 오피스 및 오피스텔 단지'로 신축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더 이상의 계약 연장을 진행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뉘앙스로 전했다"고 말했다.

이 재단 관계자도 "2021년 재계약 조건에도 '매각 가능성'은 명시되어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레 매각될 줄은 몰랐다"며 "앞으로 남은 10개월 동안 160여명이라는 대규모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재단 자금 등을 고려해 빠르게 찾아 나서야 한다는 사실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산단공 서울지부측은 "(키콕스)벤처센터 내 임차인과는 그간 매년 임대차 갱신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추가약정사항을 통하여 동 센터가 '혁신도시 특별법에 따른 매각대상으로 임대기간 중 매각될 수 있음'을 고지하고 계약 당사자 쌍방간 확인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부 측은 "키콕스벤처센터는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혁신도시 특별법)"에 따른 매각대상 부동산이므로 정부정책에 따라 그간 매각이 추진되어 왔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측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계약 체결 진행 단계이며, 임차인들은 12월 말까지 계약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지난2일 밝혔다. 

한편 현재 키콕스내에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의 경우는 구로디지털단지내 (구)정수장부지에 신축중인 G스퀘어로 이전할 예정다.

그 시기는 건물이 완공된 후인 올 하반기쯤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