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토론회]"주민 무시" 날선 비판 봇물

총선후보정책토론회 (갑),(을) 일부 후보들 불참관련

2016-04-05     김경숙 기자

지난달 29일 구로타임즈 주최로 열린 구로지역 총선후보 초청 정책토론회에 일부 국회의원 후보들이 불참한 것에 대한 주민들의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날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던 주민패널과 유권자들은 지역주민을 위한 정책을 함께 논의하고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공론의 장에 지역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후보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주민유권자와 유권자의 알권리를 무시한 오만의 극치라며 큰 실망감과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구로타임즈가 지난 2008년 17대 총선토론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3번째 마련한 정책토론회는 지난달 29일(화) 오전에는 구로아트밸리 강당에서 구로(을)지역후보초청 정책토론회로, 오후에는 경서농협오류지점에서 구로(갑)지역 후보초청 정책토론회로 진행됐다.
 

구로(갑)지역 정책토론회에는 총 5명의 후보 가운데 1명은 불참했고 4명이 참석해 진행됐다. 참석 후보는 이인영 후보(더불어민주당), 김철근후보(국민의당), 이호성 후보(정의당), 이근미 후보(민중연합당)등 야권 후보 4명이다. 여권후보인 김승제 후보(새누리당)는 불참했다.

김 승제 후보측에는 당내 경선으로 공천후보 확정직후 참석의사를 듣고, 토론회 진행규칙과 사전공개질의문까지 전달한 상태였다. 그러나 토론회 개최 이틀 전인 27일(일) 오후 이메일을 통해 "31일부터 시작되는 선거일정에 대비해 준비해야 할 일도 많고, 무엇보다 후보의 건강(성대결절)이 좋지 않아 토론회에 정상적으로 참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불참의사를 밝혀왔다.
 

구로(갑)에서는 토론회 당일 1명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면, 구로(을)에서는 총 4명의 후보 중 민중연합당 김선경 후보 1명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구로(을) 후보 중 불참자는 강요식후보(새누리당) 박영선 후보(더불어민주당) 정찬택 후보(국민의당)등 주요 정당 후보 3인이었다.
 

토론회 개최 일주일정도 앞두었을 때만해도 토론의제를 언제 보내주느냐며 적극적인 참가의지를 보던 강요식 후보는 지난 25일(금) 자정 넘어 돌연 참석할 수 없다는 뜻을 전해왔다. 강 후보측에서 이메일로 보내온 불참이유는 "공천일자가 늦어지며 총선준비와 함께 여러 행사일정 등이 겹쳐 참석이 어려울 것같다"는 내용이었다.
 

후보등록 직전 국민의당으로부터 전략공천을 받아 선거채비로 분주해지던 국민의당 정찬택후보 측에도 사무실이 마련된 지난 26일(토)저녁 직접 방문해 토론회 일정과 진행원칙 등의 자료를 전달했다. 그러나 28일(월)오후 다시 재 방문해 토론회 참가여부 확인 과정에서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로부터 "선약이 있어 참석할 수 없다"는 내용을 들었다.
 

수일 전 토론승낙서를 보내왔던 박영선 후보(더불어민주당)측은 토론회 하루 전날인 28일 오후 새누리당과 국민의 당 후보의 불참사실을 접한 후 오후5시40분경 29일 토론회에 참석할수 없음을 알리는 문자를 보내왔다. 문자내용은 "새누리당과 국민의 당 후보의 불참으로 차질이 빚어진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새누리당과 국민의 후보가 참여한다면 언제든 토론에 응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토론회를 앞두고 전례없는 일부 후보들의 불참 사태가 발생했지만, 지역유권자들의 알권리와 정책중심의 선거문화 지역정착 등을 위해 후보초청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인 만큼 지역사회변화를 위한 공론의 장 마련과 주민유권자와 참가후보들의 한 발 더 나간 경험축적을 위해 진행했고, 주민유권자와 후보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구로(갑) 정책토론회에 주민패널로 참석한 박기일 구로아이쿱생협 이사장은 "좋은 후보들이었고, 좋은 정책을 들을 수 있었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출마하며 후보정책토론회를 경험한 민중연합당의 이근미 후보는 2시간 반이 넘는 토론회가 끝난뒤 참가 소감을 통해 "토론회를 하면서 구로타임즈의 이같은 정책토론회가 지역선거때 지역의제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좋았다"고 말했다.
 
 ◇ "얼마나 큰 일 하려고 주민 무시하나" = 그러나 이날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던 주민패널이나 토론회장을 지켜봤던 주민방청객들 사이에서는 일부 후보들의 토론회 불참 등에 대해 아쉬움과 날선 비판의 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왔다.
 

이날 구로(을)토론회 사회를 봤던 열린사회구로시민회 이성동 공동대표는 "사정 여하를 막론하고 후보들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유권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한 태도"라고 일침을 놓았다. 구로시민센터 김경숙 사무국장도 불참후보들에 대해 "유권자를 무시한 예의없는 행동으로 보인다"며 실망을 나타냈다.
 

 바쁜 일정속에서도 주민유권자라는 이유로 반나절씩 어렵게 시간을 쪼개 참가해야 했던 주민패널들의 목소리는 더 날카롭다.
 

 김윤희 전 영림중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구로5동)은 구로<을>토론회에 주민패널로 나왔다가 주요 정당 후보들 3명이 불참한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기분 나쁘고 자존심 상한다. 경기도나 서울시내 어디서 나오는 신문도 아니고 후보들이 출마하는 자기네 지역구를 다루는 지역언론에서 지역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정책토론회행사인데 어떻게 4명중 3명이 안나올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역언론을 막 대하고 주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윤희 이사장은 " 선거유세는 후보가 아니더라도 운동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정책토론회는 후보가 직접 자신의 소신과 정책을 주민과 면대면으로 어필하는 공간 아니냐"며 "도대체 얼마나 큰 일을 하려고 지역주민을 함부로 여기는 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책토론회 자리가 얼마나 정성을 들여 만든 자리인데"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낸 김 전 이사장은 이번 후보 불참 사태를 보면서 " 힘으로 의석을 차지하고, 그런 것 중심으로 투표를 해 정말 중요한 것을 그동안 못 찍었던 것 같다"며 "내 표 하나가 소중하게 여겨질 수 있는 곳을 찾고, 우리 선택이 조금 더 다양해져야 할 것 같다"고 한표의 선택에 더욱 신중해지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구로(갑)과(을) 양쪽 토론회에 모두 주민패널로 참가했던 성태숙 구로교육연대회의 공동대표(구로2동)는 “정치는 예의가 기본인데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컸다"며 정책토론회장을 정쟁의 장보다 후보들끼리 새로운 아이디어를 배울수 있는 장도 될텐데 매우 정치적으로 접근한 태도가 아쉽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침에 워크숍을 갔다가 도중에 먼저 나와 주민패널로 참가했던 박기일 구로아이쿱생협 이사장(고척동)은 “토론회는 유권자와의 약속이나 마찬가지”라며 “지역에 대한 정책 , 소신, 지역주민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등을 후보자가 주민들에게 알리고 밝힐 수 있는 자리 아니었느냐"며 유권자로서의 안타까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