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들요양병원,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이 웬 말!

미소들요양병원 지정 "이달 중순경부터 운영" 주민 반발 "주민과 학생 건강 위협, 결사반대"

2021-02-05     정세화 기자
지난 4일 오후 미소들병원 인근 동네골목 곳곳마다 감염병전담요양병원 운영을 반대하는 주민현수막들이 걸려있다.

 

쏟아지는 집단감염으로 지역안팎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소들요양병원(개봉1동 소재)이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으로 전환, 빠르면 이달 중순쯤부터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병원 인근 주택가와 골목에는  '결사 반대'를 외치는 현수막이 걸리고, 동네주민들의 우려와 불안도 표출되고 있다.  

감염병전담요양병원이란 작년 말 요양병원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이 잇따르자 정부가 도입한 제도로, 코로나에 걸린 환자들만 모아 치료하고 돌보는 요양대상자 전용 '코로나 치료 병원'이다. 

4일(목) 현재 서울시와 구로구에 대한 취재내용을 종합해보면  미소들요양병원이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으로 결정 된 것은 지난 1월25일 무렵.

서울시가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으로의 전환 권유를 했으나 받아들이지 않다.

병원측이 수락하면서 선정 됐다는 것.

구로구대책본부 관계자는 "(미소들병원측에) 서울시 권유가 있었으며, 당시 해당병원에서 반대를 하는 등 갈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미소들)요양병원 측에서 '감염병전담요양병원' 제의를 결국 수락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미소들요양병원(44명)과 요양센터(23명)에 남아있던 환자등 67명은 지난 2월1일(월)과 2일(화)) 이틀동안 다른 요양병원과 요양시설로 모두 이전됐다. 

현재는 음압병실 구축을 위한 공사 등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병실은 총 202개로 운영될 예정이다.  

구로구 대책본부 관계자는 "현재 기존 요양병원과 요양센터를 이용하는 환자 및 고객을 모두 전원조치 했으며, 음압병실 완공 및 병원 자체 준비가 끝난 후 2월 중순쯤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의 역할 등에 대해 서울시 시민건강국 측은  "요양이 필요한 고위험군 경증 환자 및 중증 요양대상 확진자의 치료를 위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4일 현재 전국적으로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에 지정된 병원은 미소들요양병원을 포함해 모두 11곳이며, 모두 요양병원들로 파악됐다.  

서울지역에서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구로구 1곳, 강남구 2곳으로 나타났다. 

미소들요양병원와 관련한 집단감염은 지난해 12월16일 2명으로 시작되어 환자 간병인 등 에서 잇따르면서 모두 225명이 발생했던 것으로 집계(4일 현재)됐다.

◇ 동네 분위기 =  지난4일(목) 오후 미소들요양병원이 소재한 개봉1동 주택가와 상가골목 일대는 감염병전담 요양병원 운영에 결사 반대한다는 주민들의 소리를 담은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었다. 

플래카드에는 '인근 거주 주민과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소들전담병원 결사 반대'라고 쓰여져있었다.

거리에서 만난 주민은 불안과 불만을 쏟아놓았다.  

미소들요양병원 앞을 지나가던 동네주민 A씨는(50대 여성,개봉1동)  "집근처 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났다는 것보다, 감염병전담(요양)병원으로 전환된다는 것이 더욱 더 충격"이라며 "다시금 코로나19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이어 "감염병전담병원 전환 시 가장 큰 문제는 '병원 환기구'"라며 "성인 여성키 만한 대형 환풍구가 병원과 연결되어, 이 앞을 지나가기만 해도 병원 냄새 등이 나는데 환풍구를 통해 혹시 모를 바이러스가 동네로 퍼져나갈 시 인근 주택 거주민들 뿐 아니라 학생들까지 모두가 감염될 것이라 우려된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A씨와의 대화를 지켜보던 이웃주민 B씨(50대 후반여성,개봉1동)도  "미소들병원 옆 저층 빌라 거주민 수십 세대가 둘러 쌓여 있고, 병원 맞은 편에는 바로 개봉중학교가 있는데, 이렇게 인구밀집이 높은 동네에 감염병전담병원이라니 믿을 수 없다"며 분개했다.

B씨는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 시 안에서 근무하는 근무인력들이 혹여 감염되면, 동네를 이용하며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도 있고,  밤낮으로 환자를 실은 앰뷸런스가 이동할 텐데 주민들은 도대체 무슨 죄로 매일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봉1동주민센터측은 이날 오후 구로타임즈와의 통화에서  "동 주민센터는 적극적으로 나서 주민들의 불안 및 의견 등을 수렴하여 구청과 보건소에 동정을 전달했으며, 환풍구 문제 등 주민 불안 요소 등을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구로구 대책본부는 "해당병원의 감염병전담요양병원 전환과 관련한 주민 불안 사항을 파악했다"며 "병원 내 방역 수칙 철저 및 음압병상 설치 등을 통해 지역으로의 전파 감염 우려는 낮다고 판단하나, 주민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구상하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월4일(목) 현재 구로구 전체 누적 확진자는 총823명이다. 현재 치료중인 환자가 85명이며 누적사망자는 8명이다.

730명은 완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