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중앙에 '선' 전봇대

가리봉동 우마2길 차량도 보행도 스트레스

2021-02-05     정세화 기자

 

구로3동에서 가리봉으로 향하는 우마2길, 가리봉교회와 가리봉동 주민센터를 잇는 가리봉의 메인 진입구지만 도로 한가운데 의문의 전봇대 한 대가 위치해 있다. 

주민들은 의문의 전봇대를 가리키며 '동네의 애물단지'라고 불렀다. 

약 2M가 넘는 폭이라  차량 두 대가 충분히 통행할 수 있는 도로지만, 정작 도로 한 가운데에는 전봇대 하나가 우뚝 서있다.

이로 인해 차량 양방통행은 어려운 상황.

주민들은 도로 가운데 놓인 전봇대로 인해 차량 통행뿐 아니라 보행자 통행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해당 전봇대 옆을 조심스럽게 운전해 나가던 중국교포 장 씨(41, 가리봉동)는 "한국에 거주한지 10여년 정도 되어 가는데, 다른 곳에는 이렇게 동네 한 가운데 전봇대가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가리봉을 나갈 때마다 이곳(우마2길)을 통과해야 해서 반대에서 오는 차량이나 옆에 지나가는 사람에 부딪칠까봐 조심해 운전하는 데 꽤 스트레스"라고 전했다.

이동보조기구에 의지한 채  힘들게 간신히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기던 이순자 할머니(80대, 가리봉동)는 전봇대를 쳐다보며 "어느 날 갑자기 도로 중앙에 위치한 저 전봇대는 가리봉의 애물단지가 됐다"고 말했다.  

"전봇대가 도로 중앙을 막고 있어 차들이 서로 먼저 가겠다고 클락션을 울려대는데 그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보행자) 또한 위협받는 느낌"이라는 것.

이순자 할머니는 "가리봉의 특성상 중국인이나 불편사항이 있어도 어디에 말해야할 줄도 모르는 늙은이들만 살고 있다 보니, 동네에 저런 애물단지가 있어도 어느 누구하나 말할 생각을 하지 못 한다"며 "멀쩡한 골목을 갈아엎기보다는 도로에 있는 저런 전봇대나 치워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가리봉동 일대를 중심으로 택배일을 하는 이용한 씨도 전봇대를 쳐다보며  '출퇴근 시간 가리봉 교통지옥의 주범'이라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 씨는 "오후 3~4시인 지금이야 한창 차량이 없을 시간이니 도로 가운데 전봇대가 있어도 서로가 조심히 지나가지만, 출퇴근 차량이 모이는 아침이나 저녁이면 이 곳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차량들이 양측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정체가 생기는 구간이라는 것이다.

"전봇대가 정확히 가운데 위치한 것도 아니고 애매하게 3분의 2지점에 위치하다보니 양방통행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도 말했다.

구로구 16개동 가운데 고령인구와 외국 이주민이 많은 가리봉동.

가리봉동에 거주하는 노인들과 교포들은 입을 모아 "불편하지만, 어디에 민원을 제기해야하는지 조차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론했다.    

이처럼 도로 한가운데를 '점령'한 의문의 전봇대에 대해 구로구청 도로과측은 "조만간 이동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청 도로관 관계자는 "해당 전봇대는 KT에서 관리하는 통신주로 현재 이사를 하려고 가 지주(임시지주)를 세워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리봉동 우마2길 도로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도로를 넓히기 이전 공사에서는 해당 통신주가 도로 끝선에 위치해 있었지만, 도로확장공사로 이후 도로 한가운데 나오게 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로 한 가운데 놓인 통신주의 철거 및 이동시기에 대해서는, 구청 측은  KT일정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 시기를 말하기 어렵다면서  "(구청이) KT지사 쪽에 빨리 (이동작업이)마무리되어 통신주를 이동할 수 있도록 요청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