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외국인주민-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용역결과, 한국주민 외국주민간 거리감 인식차 '대조'

"한국인주민 관대" vs "외국인주민 비개방적" 고성방가등 소음, 주차, 쓰레기배출 등 갈등요인

2021-01-25     윤용훈 기자

구로구내 거주하는 외국인주민과 한국인주민이 서로에 대해 느끼는 사회적 거리감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민학회가 지난해 구로구청 용역을 받아 외국인주민 1009명, 한국인주민 10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나온 '구로구 외국인주민-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두 집단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 측정에서 서로에 대한 상호인식의 차이가 명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주민들은 한국인주민이 자신들을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한국인주민들은 외국인주민이 인식하는 만큼 개방적인 태도를 견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주민들은 한국인주민들이 5가지 유형(한국정착→마을주민→옆집주인→가까운 친구 또는 선후배→결혼관계)을 맺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즉 한국인들이 본인을 싫어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결혼을 통한 인척이 되는 것'이 13.7%로 가장 높고△'같은 마을 주민으로 사는 것'(10.4%)△'이 나라에 정착하여 사는 것'(10.2%)△'가까운 친구 또는 선후배가 되는 것'(9.6%)△'옆집 주민으로 사는 것'(9.0%)순이었다. 

한국인주민을 대상으로 한국에 거주하는 대표적인 10개국 외국인 이주민 집단에 대한 사회적 거리를 측정한 결과, 전반적으로 이주민과의 관계를 수용하겠다고 긍정적인 응답을 한 비율은 높지 않았다.

이같은 사회적거리 측정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당장 나갔으면 좋겠다'부터 '나의 가족 또는 나와 결혼할 수 있다'까지 7단계로 제시했다.

관계의 질적인 수준도 '같은 동네주민으로 지낼 수 있다' 정도에 머무르고 그 관계를 찬성하는 비율이 최대 40%정도로 절반 미만으로 나타났다.

'나의 가족 또는 나와 결혼 할 수 있다'는 6% 미만으로 출신 국에 상관없이 이주민에 대한 거리감은 부정적 방향으로 높은 편이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잠시 머물다가 조만간 다른 나라로 가면 좋겠다'라는 부정적인 적대감도 출신 국에 따라 20%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중화권 출신 이주민(중국-한국계, 중국-한족, 대만)에 대한 정서가 여타 외국인주민집단보다 모두 관계 맺기에서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다툼이나 갈등경험 등에서 한국인주민은 외국인주민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주민은 외국인주민과 △'고성방가 등 소음'(28.8%) △'차례 지키기 등 공중질서'(25.8%) △'쓰레기 배출방법'(21.1%)문제로 다툼이나 갈등을 겪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건물 증축이나 개축'(6.1%) △'지역개발'(7.2%)△'자녀 학교생활 및 학부모 활동참여와 역할분담'(7.3%) 분야에서는 다툼이나 갈등빈도가 낮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외국인주민은 △'주차문제'(21.2%)가 가장 크고△'쓰레기 배출방법'(7.5%)△'고성방가 등 소음'(5.7%)△'점포나 숙박시설영업'(4.4%) 등의 문제로 한국인주민들과 갈등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외국인주민이 지난 1년간 구로구에 거주하는 동안 경험한 어려운 점을 살펴본 조사결과에선 어려움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다수를 차지했다.

다만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한 영역은 주로 △'구직/고용'(23.6%) △'주거'(20.6%)△'한국인과의 교류'(16.5%) 등이었다.

또한 코로나19가 가구소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 결과, 예상과 달리 외구인주민보다 한국인주민에게서 더 부정적이었다.

특히 한국인주민 저소득층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주민의 경우 코로나로 인한 외부적인 불안요인이 가구경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의 소득분포는 300만원 미만의 비율이 80.4%∼84.3%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주민의 가구소득 변화는 3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 11.7%∼15.6%, 500만원 이상이 4.0∼4.1%였다.

반면 한국인주민의 경우 시기별로 가구소득 변화 폭이 뚜렷했다.

특히 300만원 미만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39.2%에서 지난해 7월 45.6%로 점증했다.

반면 3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과 500만원 이상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즉 3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은 증가하고, 중위층과 상위층의 비율은 감소했다.

자녀교육에 대한 인식(5점 척도)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주민(3.78점)이 한국인주민(3.22점)보다 양쪽 집단 자녀가 함께 학교에 다니는 것이 서로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외국인주민이 많이 다니는 학교를 (영어, 중국어)특성화 학교로 만들자는 의견에도 역시 외국인주민(3.83점)이 한국인주민(3.03점)보다 찬성비율이 더 높았다.

'내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외국인 자녀가 훨씬 많아지면 자녀를 전학시킬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 또한 외국인주민(3.72점)이 한국이주민(3.14점)보다 많았다. 

구로구에 계속 거주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외국인주민(그렇다 71.7, 그렇지 않다 2.6%, 잘 모르겠다 25.7%)과 한국인주민(그렇다 66.8%, 그렇지 않다 9.4%, 잘 모르겠다 23.7%)모두 구로구에 계속 거주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응답자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한편 구로구는 이번 실태조사 용역보고서를 토대로 올해 5년간 외국인-다문화정책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