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임대주택의 '두 얼굴'

청년임대주택 건립 '우후죽순격' '우후죽순격' 오류1동 오류2동 개봉동 가리봉 등 주민 "지역경제 활성화 NO, 지역슬럼화 우려" 청년 "생활편의시설 부족" "문제점 보완부터"

2020-12-11     정세화 기자

 

지역 내 청년주택 유치 및 건립소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청년층 주거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주택이라는 점에서 일부 호응을 받을 수 있지만, '지역 슬럼화'에 대한 지역주민의 우려와 제대로 된 생활편의시설 없는 동네살이 불편, 표심잡기 졸속책이라는 청년들의 비판도 나오고 있다.

'청년주택 사업'이란 서울시와 지자체가 '만 19세~만 39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약 10평 내외의 청년임대주택은 기존 임대료 대비 85~95% 수준 인하된 '매달 월평균 10만 원대'의 임대료를 내게 된다.

현재 서울시와 구로구청은 구로구 내 '청년'과 '신혼부부'들의 전세 및 주거 부담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워 '청년주택' 및 '임대주택'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청년대상 임대주택 '속속' 

서울시와 SH공사(서울도시주택공사)는 구로구 내 첫 '역세권 청년주택'이 개봉역 인근 '개봉동 179-11번지'에 건립된다며 지난 11월 5일(목)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또한 '개봉동 역세권 청년주택'을 시작으로 오류1동 9-39일원 부지에 대해서도 '역세권 청년주택' 심의를 상정하는 등 구로지역내 '역세권 청년주택' 건립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역세권 청년주택' 이란 서울시 주관 사업으로 '지하철역 근처 도보 10분 거리 내'에 위치한 임대주택이다.

구로구내에 들어설 개봉역 역세권 청년주택에 대해 서울시는 "개봉역 앞 청실아파트와 개봉한마을 아파트 사이 개봉동 179-11번지에 위치한 노후 공장 건물을 철거하고, 총 연면적 14,125.19㎡ 규모의 지하3층~지상20층 주거복합 건축물로 청년주택을 건립할 것"이라고 결정 고시했다.

1인 가구당 실사용 면적은 20㎡내외, 2인 가구 실사용 면적은 40㎡내외로 계획 중이며, 입주 목표 시기는 2023년이다.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도시관리계획 결정(안)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오류동 역세권 청년주택' 심의를 상정했다.

위치는 오류동 9-39 일원(오류1동, 오류동 성결교회 옆 예꼬어린이집 부지)이다.

총 대지 면적 697㎡에 청년주택을 건립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 11월 26일(목) 구로타임즈와의 통화에서 "현재 12월 초 심의 결정이 날 예정이며, 통과 시 해당 부지를 매입 후 청년주택 건축 및 입주에 관한 세부 사항 등을 계획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이와함께 오류1동주민센터 부지에 복합건물로 건립한 청년임대주택은 최근 완공돼, 12월 전후로 본격 입주가 시작되고 있다. 

'가리봉 구(舊)시장 부지 주차장 복합화 사업' 내 '청년주택' 사업에 이어 오류2동 '청년 다락방'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가리봉 구(舊)시장 부지 주차장 복합화 사업'은 지난해 10월 가리봉동 (구)가리봉시장 부지옆에 220세대의 청년주택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구로구가 SH공사공 공동으로 추진중인 이 사업은 인접한 가리봉시장 활성화를 위한 주차장 설치 사업비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아 3천708.2㎡ 부지에 지하3층 지상10층 주상복합건물로 건립한다는 것이다.

지하 1층에서 3층까지는 주차장 286면(공영주차장 186면, 입주자 전용주차장 100면), 1~2층에는 창업 지원센터와 주민 편의시설, 지상 3층부터 10층까지 청년임대주택 220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가리봉동 청년주택과 관련해 건설 주관인 SH공사 측은 구로타임즈와의 통화에서 "현재 가리봉동 구 시장 부지 청년주택은 기본설계가 완료된 후 내년 초 세부공사 및 시공을 담당할 사업자 공모를 시행할 계획"이며 "공모가 완료된 후 세대별 평수 등 상세 준공 계획 및 입주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기에 세부내용은 아직 내부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구로구는 구청장 공약사업의 하나인 '청년특화 취업지원사업 확대'를 위해 오류 2동 산 43-40번지(서울가든빌라 맞은편)에 '청춘 다락방' 건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경인로변에 위치한 이곳은 '구로 청춘다락방'이란 이름으로 1만3,461.53㎡ 부지에 지하2층, 지상 7층 규모의 청년주택이 건립된다. 

'청년다락방'은 청년주택 106세대와 도전숙 43세대, 청년 공간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도전숙이란 '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의 줄임말로, 신규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 사업가들이 주거와 사무공간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현재 공사는 70% 정도 완료된 상태이며, 내년 3월 준공예정이다. 

구로구청 청춘다락방 담당자는 구로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일반 청년주택 청약의 경우 협력사인 SH공사를 통해 내년 상반기 내로 기존 청년주택과 같은 형식으로 가점적용 및 추첨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며, 도전숙 43세대에 대해서는 예비 창업가들을 상대로 구청이 직접 신청 받아, 창업아이템 계획서, 발표 등을 고려해 선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지역 주민들 반응 '싸늘' 

저렴한 임대료로 인해 청약 경쟁률이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청년주택. 이같은 청년주택 유치에 대한 지역주민이나 청년층의 반응은 어떨까.

동네 곳곳에 우후죽순 생겨나는 청년주택에 대해 주민이나 청년들은 각기 다른 이유들로 '걱정 어린 시선'들을 내비치고 있다. 

공공 임대주택부터 민간오피스텔까지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고 있는 오류1동.

주민들사이에서 나오는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오류시장 상인회장인 김영동 부부(오류1동)는 최근 수년사이 동네에 확산되고 있는 임대형 청년주택 확장에 우려를 표명했다.

"오류동에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거란 이야기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도시 슬럼화'를 부축이는 임대주택이라는 비판적 시선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했다. 

김영동 회장 부부는 "오류동에 임대주택 및 충남학사 등으로 젊은 인구들이 유입됐지만 실제 오류동 내 번번한 편의시설 및 상권이 없어 오히려 청년 활동이 오류동 이외의 지역으로 빠져나가 오류1동은 '잠만 자는 곳'이 되어버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실제 충청남도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충남출신 학생들을 위해 건립해 수개월 전 오류1동 오류초등학교 인근에 개관한 '충남학사'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입장은 어떨까. 

충남학사에 거주 중이라는 이한솔(20대)양은 "청년주택 확장이 '도시슬럼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공감한다"며 "올 9월 충남학사에 입소해 약 3개월 째 오류동에 거주중이지만 실제로 오류동 상권을 이용하지 않아, 정말 '잠만 자는 곳'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사)입주 초기 화상수업으로 인해 외부활동이 적어져 오류1동 내 운동시설 및 생활 편의 시설을 찾았지만, 오류1동에는 아무 것도 없어서 지역 내 상권을 이용하려 해도 제약이 컸다"며 "자연스레 친구들과 신도림이나 (구로구 외) 학교 앞까지 나가다 보니, 지역 상권 이용 및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가질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주택에 사는 청년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지를 묻자, 이씨는 "임대주택의 특성상 사는 기간이 정해져 있기에, 이곳에 계속 살 것이 아니라면 지역에 관심과 애정이 생기지 않는 구조"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임대주택에 사는 몇 년 동안 그 지역이 좋아지려면 최소한 임대주택이 위치하는 장소에 애착이 갈 수 있도록 상권이 조성되어 있든가, 편의시설이라도 있든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견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청년주택 추첨'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나타났다.

실제 임대주택을 지원한바 있다는 '무주택 1인 가구' 김민주 씨(26, 구로동)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청년주택 정책이 '표심을 끌기 위한 졸속책'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월,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청약 신청을 받은 오류동 '청신호 주택'을 신청했다는 김 씨는 "실제 청년주택 청약제도는 '로또당첨'이라 불릴 만큼 극악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최근 청년주택 및 임대주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당첨이 하늘에 별 따기로 불리지만, 최근 임대주택에 살면서 '고급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례가 논란이 되는 걸 보며 '청년주택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입소자 선발 기준'이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 '집 없는 청년을 위한 청년주택'이란 취지는 좋지만, 실제로 부유한 청년들이 청년주택에 입소하는 사례들을 보며 과연 단속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며 "우선 마구잡이로 (임대주택을)지어 청년들에게 인기와 표심을 얻은 후, 실상 추첨기 돌리듯 '로또식 추첨'이 진행되는 현 상황이 과연 '진실로 가난한 청년을 위한 정책이 맞나'라는 생각과 '보여주기 식 졸속책'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청년주택을 얼마나 짓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문제점을 보완하며 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잇따르는 '양'적인 청년주택 건립 발표에 앞서 해당 동네에서 살아갈 청년과 주민, 지역사회의 행복한 삶을 위해 우선 보완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점검과 대책, 지역공생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