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원룸 월세 10~15% 하락

구로3· 4동, 신도림동 등 코로나19 경기 악화속 수요 줄어

2020-09-29     정세화 인턴기자

올들어 1인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주택형과 오피스텔형 원룸의 월세 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10~15%정도 떨어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9월 중순 현재 구로구 16개동 가운데 1인가구 비율이 40% 이상에 달하는 구로동(구로1동 제외)일대와 오류1동의 원룸 월세수준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평균 15%안팎으로 떨어졌다.  신축 오피스텔형 원룸이 많은 신도림동등의 경우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별 월세 하락폭을 보면 가리봉동과 구로동일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층주택과 빌라를 활용한 원룸이 밀집되어있는 구로2동과 구로3동, 구로4동, 가리봉동에서는 4~6평 내외의 원룸 월세가 9월 현재  40만원선(보증금 500만원) 안팎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 40~47만원이던데서 월 5만~ 7만원(14%전후) 정도가 떨어진 것이다.

구로4동에 소재한 한 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구로2동과 구로4동의 경우는 평균 시세가 40만원이었으나, 올들어 하락세를 타더니 지난 5월 전후로 12.8%에 달하는 5만원정도가 떨어져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는 35만원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들어 나타난 이같은 월세 하락세는  역세권을 끼고 있는 신도림동, 구로5동, 오류1동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이들 지역은 실평수 6평 내외에 생활편의 가전등이 풀옵션으로 제공되 는 오피스텔형 원룸으로 형성되어 있지만 하락율은 12~ 16%선에 달하고 있다.

신도림동 소재 부동산중개인들에 따르면 1호선과 2호선 역세권인 구로5동과 신도림동에 소재한 오피스텔형 원룸의 경우는 지난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0만원선으로 거래됐으나, 올해 3월말부터 떨어지더니 9월 현재 월세는 70만원 선으로 10만원 정도 떨어졌다고 한다.

1호선과 인접한 오류1동의 오피스텔형 원룸도 생활가전이 모두 구비돼 있지만, 실평수 6평 내외 원룸 오피스텔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는 50만원선으로 떨어졌다는 것이 동네 부동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5만원~10만원 가량 떨어진 것이다.

1인가구 수요가 높은 원룸 월세가 올들어 이처럼 하락한 요인은 동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올해 덮친 코로나19의 '직격탄' 영향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상황 속에 폐업 도산등에 따른 실직이나 타지역 이전 등으로 수요가 줄면서 빈 원룸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로디지털단지가 자리잡고 있는 구로3동과 인접한 가리봉동의 월세가 하락한 이유에 대해 이 지역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은 코로나19가 극심해지면서 일어난 디지털단지내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첫손으로 꼽았다. 

구로3동의 한 부동산 업자는 "구로3동과 가리봉동 원룸의 경우 구로디지털단지내 IT회사 직원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지난 4월기준으로 대다수 기업과 근로자들이 구로디지털단지를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자연스레 원룸 공실도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구로3동의 경우 부동산 업체의 소유원룸 중  30%이상이 공실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구로구내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1095명인데, 이는 1년 전  750명에 비해 305명이 늘어난 것이다. 무려 40.6%가 증가한 것이다.  이 시기는 올해 1월 국내 첫 코로나 환자 발생을 시작으로, 3월초순 구로콜센터 집단 감염, 5월초 이태원발 집단감염 등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던 시기였다.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에 따른 전세형식의 오피스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구로3동일대  원룸수요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 부동산관계자(구로3동)는 "(디지털단지내) 다수의 신규 세입자들이 주택대출을 통한 방식으로, 기존의 낙후된 원룸이 아닌 신축오피스텔 전세를 찾는 경향이 있다"고 변화하는 원룸 수요 흐름을 전했다.

디지털단지가 있는 구로3동과 인접해있지만 구로2동과 구로4동의 원룸 하락요인은 상황이 약간 다르다.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큰 것이지만, 이에 따른 원룸 주수요층인 중국교포와 외국인들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구로4동에 소재한 한 부동산사무실 관계자는 "구로2동과 구로4동에 거주하는 대다수 교포는 한국 건설 사업투자등 건설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한국의 건설 경제가 악화되면서 다수의 교포들이 한국을 빠져나가면서 구로2동과 구로4동의 공실수가 상당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공실률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20%미만이었지만, 올해 3월 코로나19 확산이후 4월들어 30%에 달하더니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역세권에다 풀옵션 등으로 20~40대층의 선호도가 높아 거래가 활발하던 신도림동과 구로5동의 오피스텔형 원룸도 지난 3월 신도림동에 소재한 구로콜센터 집단감염과 코로라19로 인한 경제악화의 영향으로  월세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동네 부동산중개사무실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1호선 오류역과 인접한 오류1동 역세권 오피스텔형 원룸도 20~40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한 곳이지만, 수요를 넘어선 과잉공급이 주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오피스텔형 원룸 매물을 주로 중개한다는 오류1동의 한 부동산관계자는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오피스텔들의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적어 공실률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다 청장년의 소비마저 위축시키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악화도 무시할수 없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