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엇갈리는 상점희비

패닉과 특수사이, 기준 · 형평성 논란

2020-09-04     정세화 인턴 기자

 

지역상점들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달 30일(일)부터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로 업종이나 규모, 배달여부에 따라 지역 중소상공인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조치 대상선정 기준과 형평성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향후 규모나 업종 등이 아닌 감염차단을 위한 방역 수칙 실현성 등 대상 선정 기준에 대한 보다 세심한 고민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조치가  9월 6일(일)까지 8일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면서  음식점, 카페, 실내체육시설, 학원 등의 운영 방식이나 시간대가 제한되고 방역수칙도 강화됐다. 일반음식점이나 휴게음식점 제과점 등은 집합제한으로  밤 9시부터 포장과 배달만 허용됐다. 카페 가운데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의 경우 영업시간 관계없이 매장 내 음식 음료 섭취가 일체 금지되고 포장이나 배달만 허용됐다. 헬스장 당구장 등 실내체육시설, 독서실 등 다중이용시설도 집합 금지대상에 들어갔다. 10인 이상 학원의 경우는 비대면 수업만 허용됐다. 마스크착용, 출입자 명부관리, 시설 내 테이블 간 2M(최소 1M)유지 등의 핵심방역수칙도 준수해야한다. 

우리 사회가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는 엄중한 상황 속에 시행되는 만큼 구로 지역현장에서도  비교적 차분하게 잘 지켜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영업방식이나 집합제한 여부에 따라  지역경제 전선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작년과 비교할 것도 없어요. 일요일(8월30일)에 손님이 반 토막 났어요. 일주일 전인 23일(일)과 24일(월)에 비해 매출은 70%나 줄었고요.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손님은 더 줄텐데… 계속 이 상황이면 힘들죠".  

신도림역 3번 출구 포스빌 인근에 위치한 한 치킨집 사장 A씨는 한숨을 쏟아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삼 일째이던  9월1일(화) 오후 4시경이었다.   

초역세권에 자리한 이 치킨집은 주말이면 고객들로 붐비는 곳. 홀과 배달주문 매출비율이 7대 3 정도인데, 이번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이후 수익이 절반이상 뚝 떨어졌다는 것.  

반면 치킨 배달 전문으로 '호황'을 누리는 곳들도 있어 대조를 이루었다.  

구로1동에 위치한 BHC치킨 구일SK허브수점.  배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곳은  "지난 30일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주문건수가 확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밤 9시 이후 야간주문배달 비율이 하루 평균 판매 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했다는 것. 코로나19 발생 이후 배달주문이 많아져 수익이 늘었는데 , 특히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이후인 30일(일) 하루만도 전 주보다 20%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텅빈 카페 VS 꽉찬 카페 

카페는 프렌차이즈형 여부에 따라 희비가 뚜렸했다.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이틀째인  8월 31일(월), 유동인구 많은 신도림역 일대를 비롯해 남구로시장, 구로구청 사거리, 온수역 등에 위치한 프랜차이즈형 카페 10여 곳을 돌아본 결과,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탐앤탐스 등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 어디서도 매장 내 착석한 손님들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구로구청 앞 투썸플레이스측은 강화된 사회적거리두기 시행 후  일 평균 300명 이상 방문하는 곳(매장 90평)인데, 30일(일)에 매출이 70%이상 감소한데 이어 31일(월)에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디큐브백화점 맞은편 경인로변 대형 상가에 위치한 한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 관계자도 한숨을 내쉬었다. "영업매출이 90% 떨어졌어요. 말도 안 되는 상황이죠". 거리두기 2.5단계 시행되기 전 평일 200명, 주말 600명이상의 손님이 찾던 곳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테이크아웃으로 운영되자, 고객수가 졸지에 30~40명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매출이 줄어 오히려 망하게 생겼다"는 한탄섞인 소리도 이어졌다. 영업주는 "프랜차이즈형 카페에만  집합금지가 내려지니까 같은 상가 내 개인 카페들은 오히려 성황"이라며 "프랜차이즈만 후려치는 격"이라고 분개하기도 했다.

대형 체인 커피전문점이 있던 같은 상가 내 개인카페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일부 점포는 출입문 밖으로 대기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커피 등 음료를 팔며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한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롤링핀 같은 베이커리나 패스트푸드점 매장은 고객들이 상당했다. 이용객들은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프랜차이즈형 카페는 '가게내 집합금지 명령'이 적용됐지만, 프랜차이즈형 베이커리인 대형 제과점과 아이스크림 전문점등은 '휴게음식점· 제과점'으로 분류돼 집합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수업인원은  10명도  안되는데"

학원가에서도 집합금지 대상 선정기준 등에 대한 속타는 소리들이  나왔다. 등록 수강생 10인 이상인 학원의 경우는 집합금지 명령 대상으로 8일동안 비대면 강좌로 대체하거나 학원을 휴원해야 하기 때문.  

일주일간 비대면식 운영에 들어간 지역내 한 영어학원(고척동)관계자는 "10인 이상 수강생을 보유한 학원에만 집합금지 조치를 취하는 것은 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수강생이 적은 반은 6-7평 공간에서 2명 만 수업할 때도 있고, 인원수가 많아도 한 반당 10명이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 발생이후 교실 좌석간 간격을 1.5M 간격으로 띄워 앉게 하고 발열체크나 방역을 철저하게 있다는 학원관계자는 "10명 미만 교습소나 우리 학원이나 반당 수강생 인원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장 고민은 이 뿐만이 아니다.  "선생님들은 비대면 수업이 처음이다보니 학생들 수업과 시험에 대한 관리가 어렵고, 학생들은 수업능률이 떨어진다고 주장해요. 학부모들은 자녀들 수업능률 떨어지는데 학원비는 동일하니까 매일 불만 전화가 걸려오고. 그렇다고 시행기간이 일주일뿐이니 학원비를 내릴수도 없고, 휴원  할 수 없고…". 애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운전학원은  제외? 
10인 이상 '학원'이라고 해 모두 집합금지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형평성 논란등이 나오는 이유이다.  시선이 쏠리고 있는 곳중 하나가 운전면허학원이다. 하루 수백명 이상의 수강생 등이 이용하지만 저위험시설로 분류돼 집합제한 적용을 받지 않았다. 

구로지역에도 신도림자동차운전면허학원과 온수자동차운전면허학원이 있는데 모두  정상 운영중이다. 신도림자동차운전면허학원의 경우는 "중대본등의 지침에 따라 학과교육의 경우 80명(수용) 강의실에 20명으로 제한해 받고 있다"며 "하루평균 강사 60명과 600명 이상의 수강생이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운전면허학원이 이번 집합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다보니 학원가 등 여러 곳에서는 이해할수 없다는 반응.  학원의 경우는 10인이상 300인미만은 중위험시설, 300인 이상의 대형학원은 고위험시설로 구분해 집합제한을 둔 것과 비교해서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것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운전면허학원의 경우는 감염병 예방법 제3조에 따라 특별한 규정으로 평가되어 일반 학원과 같은 인원 밀집시설 방역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원법 제2조1항에 따르면 운전면허학원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일반 학원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10인 이상의 학원 집합제한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방역조치 목적이 코로나19 감염차단을 위해 취해진 것인 만큼 앞으로 불가피하게 재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사회구성원들의 폭넓은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의견수렴과정과 합리적인 대상선정 기준 마련을 위한 고민과 준비가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