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훈아파트 재건축 '분쟁속으로'

주민비대위 "사업성 없는데 강행 … 주민의견 수렴부터" 조 합 장 "일괄추진과정상 마찰 … 총회서 재신임묻겠다"

2020-06-30     윤용훈 기자

 

오류2동 길훈아파트 소규모재건축사업 추진을 놓고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장과 조합원간에 사업추진 과정에서 의견이 엇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오류동 150-42 외 3필지(토지면적 9784㎡) 제2종일반주택주거지역에 지하1층 지상5층 아파트 4개동 198세대와 상가1동(2호)으로 이루어진 길훈아파트는 169명의 토지등소유자 조합원 169명이 재건축사업에 동의하고 지난해 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지하 2층 지상 7층 6개동 230세대 규모로 소규모재건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조합원 비상대책위측= 하지만 상당수 주민조합원은 이병영 조합장이 사업추진 과정에서 조합원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임의대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불신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조합설립 동의과정에서 사업성과 경제성이 크게 떨어지는 사업임에도 조합원을 속여 조합설립 동의를 받는 등 조합설립 당시 약속한 부분을 지키지 않고 있는데다 사업자 편에 서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100여명이 넘는 주민조합원들은 지난해 10월경 '내재산지키기와 투명한 재건축을 위한모임'이란 소위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주민 조합원들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 위원회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조합원의 이익과 권리를 위하여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또 투명하게 협력업체를 공시를 통해 결정하고 모든 비용을 포함하여 관리업체의 견적가를 줄여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며 경제적으로 재건축정비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조합장은 업체말만 듣고 임의대로 추진하는 것이 문제이고 이렇게 조합장 멋대로 추진할 경우 나중에 피해가 발생하면 결국 조합원의 몫이 될 것"이라며 "조합원 의견이 반영된 사업성 있는 재건축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며 조합장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현 조합장은 "재건축 동의서를 조합원들로부터 받을 때 24평 기준 조합원분담금 5천만 원이면 입주할 수 있다고 속여 재건축 동의서를 조합원들로부터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로구 내 재개발지구가 아닌 길훈아파트와 같은 한정된 지역에서 재건축을 진행할 경우 24평 기준 예상 분담금은 2억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비상대책위원회의 주장이다.


또한 조합원 승인을 받지 않고 D종합건설과 업무협약서를 체결하고 나서 이 후에 이 회사가 없어졌다고 거짓말로 대응했다고 한다. 게다가 소규모재건축사업에서는 보기 힘든 프로젝트 메니징(PM)업체 M하우징이란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소재가 불확실한 무등록업체로 밝혀져 나중에 법무법인을 통해 해지했다는 내용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 협력업체로부터 매월 1200만원씩 총 8천만원을 받아 조합장 월급, 상여금, 퇴직금 등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업무범위가 동일한 PM업체 D종합개발이란 업체와 계약하려다 지난 6월 6일 개최하려던 정기총회에서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자 다시 7월 4일 열리는 2차 정기총회에서 계약하겠다는 것이다. 

또 2차 총회에서 건축비 평당 540만원견적서를 제시한 J토건을 시공사로 결정하고 동시에 정비업체도 선정해 계약하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즉 2차 총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는 현 시점의 상황을 볼 때 정비업체, 도시계획설계업체, 건축설계업체만 필요할 뿐 PM업체와 시공사 선정 단계는 아니라며 이 안에 대해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비대위는 지하 7층 지하2층 6개동 230세대를 목표로 한 재건축 추진 계획은 사업성이 크게 떨어져 조합원의 부담금이 큰 만큼 현재 길훈아파트 주변에서 추진하는 재건축사업의 경우 최대 15층까지 올리고 있다면서 다시 원점부터 검토하여 15층까지 사업승인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장측= 이러한 비상대책위원회 주민들의 주장과 관련 이병영 조합장은 30여년이 지난 노후 된 길훈아파트의 소규모재건축사업을 통해 보다 살기 좋은 아파트 건립을 빠른 시일 내에 일괄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반대하는 조합원들과 마찰이 생기고 있다고 밝히고 조합원들이 못마땅하게 생각한다면 재신임을 받겠다고 했다. 

그는 재건축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5000만원의 조합원분담금은 당시 확정해서 말한 것이 아니라 대략적인 가설을 제시했을 뿐이고 4년 전 나온 말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또 초창기 PM업체인 D종합건설 내부 사정으로 인해 업무협약을 중지했고, 이어 또 다른 PM업체인 M하우징과의 업무체결도 임시총회 승인을 거쳐 업무협약을 했지만 그 당시 조합에는 이러한 재건축과 관련한 법률적 내용을 상의할 고문 변호사가 없는 상태에서 이뤄졌고, 추후에 변호사를 선임해 검토해 해제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M하우징에서 받은 돈은 협약에 포함된 내용이며 약 5개월간 조합 규정에 따라 조합사무실 운영비 및 집기 구입비와 여직원, 이사, 조합장 등의 인건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오는 7월 4일 열리는 정기총회를 통해 PM업체 및 시공사를 선정하려는 것은 일의 연관성을 고려해 이번 총회에서 일괄 처리할 생각이라고 했다. 또 이러한 의결 사항은 조합원들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결이 된다면 결국 일 추진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조합장은 "길훈 소규모재건축사업은 현재 악조건 속에서 진행되고 있고,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돼 있는 상태에서 조합원 간에 단합을 해도 어려운데 이렇게 분열되면 사업추진이 늦어지고 무산될 우려가 있다"면서 "조합원들이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긴다면 총회에서 재신임도 묻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