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앞두고 '썰렁'

시장도 음식점도 "힘들어요"

2020-01-20     윤용훈 기자

 

"오는 25일 설 명절을 앞두고 설 대목 자체가 실종된 상태입니다. 갈수록 찾는 손님이 줄어들어 임대료 및 인건비도 건지기 힘든 실정입니다".

구로구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남구로시장 및 구로시장 상인들은 설대목이지만 분위기는 평상 시와 다를 바 없이 침체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교포들이 일자리를 갖지 못해 본국으로 많이 귀국해 중국교포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대신에 단기 관광비자를 가지고 온 한족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들 한족은 씀씀이가 중국교포에 비해 적고, 거의 소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한족들은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중국교포 일자리를 비집고 들어가고 있고, 집에서 직접 해먹거나 외식하는 일도 적어 동네경기가 침체된 상태입니다".

남구로시장이나 구로시장은 전 설 대목이면 오가는 중국교포 고객들로 시장이 활기를 띠었지만 지금은 이같이 중국교포가 줄고 중국 한족들이 늘어나는 바람에 오가는 고객도 줄고, 매출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음식점도 마찬가지로 저녁이면 썰렁하다. 구로구청 사거리 상권의 경우 점심시간 때면 음식점들이 한번 정도 반짝 자리를 회전하거나 그나마 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더군다나 저녁이면 고객이 없어 썰렁한 형편이라고.

음식업계는 이 같은 불황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구조조정이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폐업이 늘고 있고, 그 자리에 신규 개업한 데다 새로 형성된 항동 등 주거 및 상업지역에 상권이 형성되어 음식점은 오히려 약간 늘었다.

일반음식점 폐업은 2018년 300개에서 지난 해는 367개로 늘어난 반면 개업은 2018년 378개에서 지난해는 전년보다 36개 더 늘어난 414개로 집계됐다.

1월 15일 현재 구로관내에는 일반음식점이 총 4308개, 휴게음식점이 1012개가 운영 중인데 2018년 말 일반음식점 4314개, 휴게음식점 952개에 비하면 정체된 상태다.

음식업계 종사자는 "구로동의 경우 내국인 음식점이 폐업하면 그 자리에 중국교포가 인수, 중국음식점으로 개점하는 등 지역의 중국음식점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며 "하지만 이제는 중국음식점이 크게 늘어 포화인 상태에서 중국교포가 줄고 한족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줄고 이들 간의 생존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