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청 첫 여성국장 '화제'

2020-01-10     윤용훈 기자
최 영 미구로구청 신임 안전건설국장

 

공직생활 33년만에
'유리천장' 뚫어

"후배들의 귀감 되는
선배로 최선"

구로구청 내에 첫 여성국장이 배출돼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해 말 5급 사무관인 주택과장에서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해 올 초 안전건설국장이란 중책을 맡은 최영미 국장(54)이다.

신규 여성공무원 및 간부급 여성 공무원이 크게 늘고,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그동안 남성 공무원들이 거의 독점해 왔던 '공무원의 꽃'인 국장자리. 최 신임국장이 그 '유리천장'을 깬 것이다.

최 국장은 "승진서열 대상이고, 관운도 따랐지만 그동안 공직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한 능력을 인정받아 국장(서기관)으로 승진, 발령난 것으로 본다"며 "주요 직책을 맡게돼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국장이 공직사회에 첫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87년 3월. 당시 21살의 어린 나이에 종로구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1991년 구로구로 근무지를 옮겨 30년 가까이 구로구에서만 근무하고 있는 고참 공무원이다. 지난 2015년 7월 과장으로 승진해 일자리지원과장에 이어 홍보과장, 주택과장 등을 역임했고, 공직생활 약 33년 만에 국장자리를 꿰찬 것이다.

운명처럼 인생의 동지이자 동반자도 구로구에서 만난다. 구로구의 첫 근무지였던 고척1동 동사무소였다. 그가 바로 현재 같은 구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보상 청소행정과장이다.

"공직생활 초기에는 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직자로서 책임감을 더 느끼고 있습니다. 공무원의 판단이나 업무처리가 곧 주민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기본을 지키고, 주민의 뜻을 받들어 친절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과 낮은 자세를 가지고 일에 임하고 있습니다."

최 국장은 "과장으로 승진할시 한 후배가 '존경받는 선배로 남아 달라'고 했던 말이 당시에 가슴깊이 새겨져있어 항상 말이나 행동을 삼가하고 있고, 업무처리 등에도 오점 없고 부끄럽지 않게 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첫 여성 국장인 만큼 후배 여성 공무원에게 귀감이 되고, 나아가 좋은 전통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해오던 것보다 '몇 배 잘해야 겠다'는 각오로 일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선배 여성공무원으로서 후배 여성 공무원에게 하고 싶은 조언도 있다. "업무를 가리지 말아야 한다. 구청 내 모든 부서 일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다. 편하고 근무평가를 잘 받는 부서만 선호해서는 안 된다. 어려운 일도 부딪치고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하다보면 경험도 쌓이고 자신감도 생긴다. 나중에 간부가 되어 어떠한 업무를 맡게되도 잘 처리할 수 있는 자산이 돼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

나이 많은 부하 공무원이 적지 않은 가운데 젊은 여성국장이라는 점이 조직 리더십에 어려움이 없지 않겠냐는 우려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단호히 답했다.

"일찍이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먼저 팀장, 과장 등 중간 간부직 때에도 동료 후배들과 마찰없이 호흡하며 업무를 잘 수행해 왔습니다. 공무원 조직에는 위계질서가 있다. 상호 존중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는 주민의 안전과 구의 주요 인프라를 관할하는 책임 있는 공직자자로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새로운 각오로 임하고, 또 모르는 것이 있다면 알 때까지 공부하여 주민의 편에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