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에게 쏠린 '구로현안 해법'

박원순 시장, 구로구청서 2020 서울시 새해예산 설명회 개최 주민질의 교통 개발 주류 …“동부제강부지를 구로의 보물로”

2020-01-07     김경숙 기자
​​"시장님, 오류시장을 공공개발로 살려주세요". 지난달 23일 오전 구로구청 강당에서 열린 '서울시장과 함께 하는 구로구 2020 예산설명회'에 참석한 오류시장 상인과 주민,시민단체관계자들이 주민과 지역을 살리는 오류시장 공공개발실현을 위한 박원순 시장의 관심과 정책을 호소하는 현수막을 들고 한시간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새해 서울시예산 사용과 관련한 설명을 지켜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구로구를 방문, 40조에 달하는 2020년 서울시 예산의 7대 중점과제와 구로구 주요 사업 등에 대해 주민들에게 직접 보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시장과 함께 하는 구로구 2020 예산설명회'라는 제목으로 열린 설명회는 새해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 12월23일(월) 오전 10시20분경부터 구로구청 강당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설명회는 동주민자치위원 등 지역주민과 정치인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시간 가량 열렸다. 서울시장이 자치구를 직접 방문해 서울시의 한해 예산 쓰임내역 등에 대해 설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예산관련 프리젠테이션을 하기에 앞서 박 시장은 "뉴욕시에서도 시장이 시민들에게 예산에 대해 설명한다"며 "시장에게 보고받는 것은 시민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 새해예산은 총39조5359억원으로 확정됐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시민의 삶의 질 제고를 목표로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혼부부등 주거지원 △완전돌봄체계 실현 △좋은 일자리 창출 △생활SOC확충 △서울경제활력제고 등을 서울시 새해예산의 7대 중점과제로 정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구로지역에서는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산업박물관 공원등이 들어서는 G스퀘어복합문화공간 조성 △천왕도시자연공원조성(항골지구) △가리봉동 공공주차장 건립 등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중 서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과 관련해, 지상부분을 주민의 쾌적한 삶을 위한 방향으로 신경쓰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새해 예산과 사업에 대한 설명후, 현장에 참석한 주민들의 의견이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어졌다. 질문과 답변은 참석자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현장에서 알려준 URL주소로 들어가 올린 의견 중 많은 공감을 받은 것을 화면에 띄워 함께 보면서 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 설명회후 참가자들로부터 신선하면서도 좋았다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질의 답변은 30분 가까이 진행됐다. 주민의견등 15개 내외가 현장에서 화면으로 공개됐다. 이중 대다수는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개발과 교통문제 해결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국가산업단지인 G밸리와 관련한 규제완화 요구 등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10만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있어 편의시설이나 주거가 부족한 듯하다"며 구로구와 계속 노력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로역사 동문출구 설치, 디지털단지 오거리 일방통행 요구 등과 관련해서는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또 경인로변 동부제강부지 개발과 관련해서는 동부제강부지가 산업시설을 재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보물'이라며 "예술창고나 주민을 위한 창업시설로 만들어 구로의 보물단지로 만들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주민들이 낸 의견이나 질문 가운데 가장 명확하게 시장의 의견을 밝힌 몇 안되는 답변 중 하나였다.

주민을 살리고 시장을 살리는 '오류시장 공공개발'에 대한 서울시장의 관심과 정책적 의지등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제안도 이날 화면에 공개됐다. 박원순 시장이 이성 구청장에게 진행상황을 물어봤고, 이 구청장이 '시장님이 할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자 참석했던 주민들 사이에서 박수가 나왔다.

이날 설명회장에는 오류시장과 관련된 주민과 상인,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행사가 진행되는 한시간동안 조용히 한쪽에 서서 설명회와 질의응답을 지켜봤다. 현수막에는 '오류동권역 주민 5000명 주민서명 완료. 시장님! 오류시장을 공공개발로 살려주세요’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설명회 시작 전 주민들이 현수막을 펴자 공무원들이 막아섰으나, 이 장면을 지켜본 박원순 시장이 괜찮다며 공무원들의 행동을 제지시킨 후 시장 공공개발을 요구하는 내용을 공개적으로 읽어주기도 해 참석한 주민들의 따뜻한 관심을 끌었다.

이날 서울시장 설명회를 들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주민 의견 등을 하나씩 공개하고 답변하는 현장중심의 지역밀착형 진행방식 등에 대한 호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또 하나의 의례적인 행사가 되지 않도록 책임있는 답변과 그에 따른 실질적인 후속 조치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들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