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우리동네 이야기12]구로구청 일대

80년 구청 준공이전 "논밭 미나리깡 진흙일대"

2014-09-11     박주환 기자

현 구로동 435번지의 구로구청 청사가 준공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34년 전 가을. 1980년 11월 21일의 일이다. 그 때의 주소로는 구로동 441번지. 대지면적 3,500평에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총 26억5000여 만 원을 들여 만들어졌다. 구 청사의 건립 이후 이 일대 모습도 급변하기 시작했다.

사실 영등포구로부터 분구돼 개청한 것은 그 해 4월1일이었지만 1979년 11월20일 착공한 공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었던 관계로 현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 힐스테이트 인근의 홍우빌딩을 임시청사로 사용했다. 분구당시 구로구는 지금의 금천구까지 포함한 곳이었다. 때문에 당시 신문엔 이 빌딩에 구로구청이 입주할 예정이라며 건물 1, 2층을 임대한다는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구로구청 건물이 들어서기 전 구청 사거리는 주민들에게 논과 밭, 산과 풀로 기억되고 있다. 지금의 사거리 국민은행 저편엔 논밭과 풀 뿐이었다는 이야기에서부터 변전소와 애경백화점자리는 그저 산이었다는 이야기까지 지금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었다. 청사 자리의 뒤편엔 몇 개의 가옥들이 띄엄띄엄 떨어져 부락을 이루고 살았다고 한다.

1977년 경 지금의 구로2동으로 이사 왔다는 한 주민은 "당시 구 청사 자리는 다른 곳과 달리 울타리로 주위를 막아 놓고 있었다"며 "이미 무언가를 짓기 위해 준비 중인 것처럼 보였다"고 증언했다.

이 주민에 의하면 당시 구청 사거리엔 이미 도로가 만들어져 있었으며 현 구로고대병원 사거리에서 구로역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도로도 막 만들어질 때였다.

구청의 개청 전후로 이 일대는 빠르게 변모하기 시작했다.

먼저 구청이 준공되기 전인 1980년 11월 3일, 현 CJ공장 부지(구로동636)에 구로경찰서가 개서했다. 1982년엔 구로고등학교가 개교를 했고 구청 개청 3년 후인 1983년엔 1979년 경 진즉에 서울시와 계약을 맺었던 구로고대병원이 진료를 시작했다. 행정과 치안과 의료와 교육이 마련되자 구로동을 중심으로 아파트들도 생겨났다. 1986년엔 구로주공아파트가, 1987년엔 구로2동 중앙하이츠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했다.

1984년경부터 구로구청에 근무했다는 최두현 생활복지국장은 "부임 했을 당시 동사무소부터 근무하긴 했지만 구청 사거리 인근은 초고층 빌딩을 제외한다면 그 때 이미 대부분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 지금과 비슷한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구청 사거리가 번화하기 훨씬 이전을 기억하는 어르신들은 "구청 인근엔 그저 고구마 밭, 미나리깡, 진흙뿐이었고 장화 없인 어디도 가지 못하니 장화가 이 지역의 특산품"이었다고 농을 하며 "이렇게 변한 모습을 돌아보면 어지럽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