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등 재활용 폐기물 가격폭락

지역내 고물상 60여곳 … 폐지줍는 어르신들 "힘들다"

2014-08-18     윤용훈 기자

올해 들어 폐지, 고철, 폐플라스틱 등 재활용폐기물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고물상뿐 아니라 생업으로 이를 수거하는 어르신들의 수익이 크게 줄고 있다.

고물상 업계에 따르면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공장이나 가정에서의 재활용 폐기물 출하량도 줄고 있는 가운데 이 재활용 폐기물 가격도 종전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재활용폐기물을 힘들게 수거해 오고 있는 어르신들의 수익도 덩달아 줄고 있다고 한다.

신도림동에서 고철을 취급하고 있는 한 고물상은 "인근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고철이나 폐 슬러지 배출이 현저히 줄고 있는데다 세계적으로 철강수요가 줄고 공급이 과잉되면서 철강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고철 값이 말 그대로 똥값"이라며 고물상 경기가 바닥이며 폐업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구로4동에서 20여 년간 고철상을 하고 있는 한 고물상도 마찬가지로 고철 뿐 아니라 폐지, 폐플라스틱 가격이 크게 떨어져 2차 재활용폐기물수거업자들이 가져가지 않아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면서 다행히 오랫동안 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의리상 수거해 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비닐 장판의 경우 종전 1kg당 250원이던 것이 지금은 30원이하이고 고정 수거자 외에 외래 수거자가 가져오면 받지 않고 돌려보내고 있다"면서 "폐 플라스틱류도 1kg당 100원이 넘었지만 지금은 조금 내려 90원 수준이고, 고철도 종전 200원대에서 100원대 수준으로 내렸다"며 고물상 마다 10∼20원정도 차이 난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재활용폐기물을 수거하고 있다는 80살이 넘은 한 어르신은 하루 종일 동네 곳곳을 다니며 어렵게 모은 재활용폐기물을 고물상에 팔면 예전엔 1만 원 이상 벌었지만 지금은 가격이 떨어져 하루 7,000∼8,000원 벌기도 힘들다면서 노인정 등에서 노는 것보다는 담배 값이라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힘든 노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경기가 어렵다보니 가정에서 페트병식수를 사먹는 대신 수돗물을 끓여 먹어, 배출되는 폐 페트병도 찾기 힘들 정도로 재활용폐기물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김포에 있는 재활용폐기물 분류공장에 처리하고 있다는 2차 중간 수거업자는 1톤 차량에 최대한 높이 올릴 수 있는 만큼의 폐플라스틱을 쌓아서 가져가면 기름 값을 빼면 3만5,000원 정도 받고 있다면서 하루 힘들게 몇 번을 뛰어도 10만원 벌기 힘들다고 했다.

구로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구로관내에서 고물상 사업자등록을 가지고 운영하는 고물상 업소는 현재 53곳이고, 대부분 영세사업자로 파악됐지만 사업장 없이 빈 공터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사업이라 무 등록자까지 포함하면 동별로 3,4개씩해서 60여개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70∼80대 어르신 265명 정도가 길가에 내놓은 재활용폐기물 등을 지속적으로 수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재활용폐기물수거장에서의 소음이나 냄새 등으로 하루에 한번 이상씩 주민들의 민원으로 현장에 나가 주의를 주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고물상업자들은 인적이 드문 바깥으로 나갈 경우 공터 임대료에다 어르신들이 멀어서 재활용폐기물을 가져오지 못하기 때문에 동네 주변에서 운영하고 있다면서 만일 고물상이나 1차 수거자들이 없어진다면 구청에서의 수거 비용은 물론 깨끗한 환경 유지에 드는 비용은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