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동 김해김씨 시제 열려

지난17일

2013-11-25     박주환 기자

구로구 항동에서 350년 가까이 터를 잡고 살아온 김해 김씨 집안의 시제가 시흥에 위치한 선산에서 지난 17일 오전 11시 즈음부터 있었다.

항동의 김해 김씨는 서울에서는 드물게 오랜 세월 집성촌을 형성해 살아온 집안으로 예전부터 내려온 전통에 따라 올해도 6대 이상의 조상들에게 제를 올리는 시제를 진행했다.

바람이 불어 제법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시제에 참석한 20여 명의 후손들은 조상 한분 한분에게 엎으려 절하며 예를 표하고 제사를 이어나갔다. 개별단위 가정이 많은 서울 시내엔 집성촌이 드문 만큼, 이날의 시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풍경을 선보였다.

항동의 노인회장이자 종손인 김영봉(81) 어르신은 "돌아가신지 오래 돼 제사를 지낼 후손이 없는 6대 이상의 조상들을 위한 시제를 지낸다"며 "종손으로서 아버지가 해 오던 걸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사에 함께한 김정웅(70) 어르신은 "제사는 살아있는 사람을 위해 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강하다"며 "서로 떨어져 살고 있는 친척들이 모처럼 한 데 모여서 친목도 도모하고 쌓였던 감정도 풀고 화해의 방편으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제에는 멀리 홍콩에서 날아온 후손도 있었다.
 김영국(56) 씨는 "마침 출국 일정과 맞아 떨어져 오늘 시제에 참석하게 됐다"며 "시제에 참석하면 조상님이 돌봐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외지에 나가있다보니 의지가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