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중단청소년 멘토5인의 월례회 현장

작은 변화 희망의 싹 "보람 가득"

2013-08-12     송희정 기자

"멘티 아이랑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기로 했는데 직접 작품도 선택하고 극장위치도 알아서 찾아와서 뿌듯했어요."

"우리멘티는 스스로 일을 해야겠다고 맘먹고 취업연계사이트를 뒤져 아르바이트를 찾더라고요. 예전보다 좋아진 듯해서 대견해요."

멘티의 작은 변화에 대한 멘토들의 칭찬이 이어진다.

보통의 청소년들 같으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이들이 '멘티'라 일컫는 아이들은 모두 학업중단 청소년들이다. 답답한 상황에서 분노조절이 잘 되지 않거나 아직은 대인관계가 서툰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구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이하 청소년센터)의 '1388청소년멘토지원단 7월 정기회의'가 있던 날 센터 소회의실에는 구로지역 학교밖 청소년들의 희망 멘토로 활동 중인 어른 4명이 머리를 맞댔다. 이광흠(46, 열린사회구로시민회 사무국장) 씨와 박은숙(44, 주부) 씨, 유승오(23, 대학생) 씨, 공연경(29, 청소년센터 상담가) 씨 등이 그들이다. 또 다른 멘토 조범진(23, 대학생) 씨는 이날 개인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청소년센터가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정서지원사업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는 '1388청소년멘토지원단'에는 지난해 일정기간 교육과정을 수료한 5명의 제1기 멘토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작년 10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 멘티와 만남을 꾸준히 가져왔다. 그리고 월 1회 정기회의를 통해 멘티의 변화와 멘티와 만남 중 고민됐던 점들을 서로서로 나눈다.

말이 멘토지 1주일에 한 번 시간을 내서 청소년을 만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끈기와 애정, 헌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학교 밖으로 내몰린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5명의 멘토들은 자신들과 연을 맺은 멘티의 작은 변화에 늘 감사해하고, 앞으로의 변화에 큰 희망을 갖는다.

곧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유승오 씨는 "힘들지 않느냐, 아이들에게 다가서기 어렵지 않느냐고 묻는데 다들 여린 심성의 아이들이라 자주 칭찬해주고, 귀담아 잘 들어주면 금방 친해진다"고 말했다.

멘토 활동은 보람과 희망도 안겨주지만 무거운 책임감도 따른다. 때문에 아이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에서 속뜻을 읽어 적절히 반응을 해주는 일과 부정적이고 무기력한 아이들에게 동기유발을 시켜주는 일, 그리고 어른들은 잘 모르는 청소년 또래집단문화에 관심 갖고 공부하는 일은 늘 숙제로 남는다.

박은숙 씨는 "만나면 늘 뭐할까, 뭐하고 싶어? 라고 묻지만 그 때마다 그냥 하던 거 해요라고 말하는 아이를 보면서 아, 이 아이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다라는 걸 알았다"며 "할 수 있고, 하고픈 걸 찾아주는 게 우리 역할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달 15일(목)까지 제2기 1388청소년멘토지원단을 모집한다. 상담관련 대학생 및 대학원생이거나 청소년대상 1년 이상 자원봉사 경험이 있는 만22세 이상 성인이면 된다.

교육은 오는 9월 5일(목)부터 11월 7일(목)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총 8회에 걸쳐 진행된다. 문의 867-1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