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3주년특집]미리 가본 구로올레길_ 산림형1코스 계남근린공원

향긋한 봄의 낭만 품은 하늘 꽃길

2013-03-13     성진아 시민기자

 

구로올레길 출발지점인 계남근린공원 입구.
올레길 입구 발도장 꾸욱
3월 1일 오전 9시44분 올레길 입구에 발도장을 찍는다.
지난 2월 중순 첫 답사 이후 두 번째 종주다. 첫 답사 때 만났던 눈길과 빙판길은 그 새 만연해진 봄빛 덕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출발지점인 계남근린공원 입구에는 커다란 안내판이 설치가 되어 있어 구로 산림형 올레길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행여나 길을 잃을까싶어 미리 머리속에 계획해둔 길들을 눈도장 찍는 것도 모자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둔다.

스마트폰을 소지했다면 '구로 명품 올레길' 앱을 깔아두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앱에는 올레길 각 코스별 안내는 물론 코스별 주요지점과 주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초행길에 많은 도움이 된다.

평일 오전이라 사람들 발길은 뜸하고 까치 두 마리만이 경사진 아스팔트길 위에서 먹이를 쪼고 있었다. 방해가 될까싶어 최대한 멀찌감치 떨어져 살금살금 지나치니 화장실이 보인다.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지 화장실은 두 개의 동으로 이뤄져 있다. 올레길을 통틀어 유일한 공중화장실인지라 볼일을 미리 보는 것이 좋다.

 도심 속 치유의 흙길
굵직한 말뚝에 하얀 끈으로 연결된 울타리길은 부드럽게 밟히는 황토와 아직은 회색빛 잔가지로 봄을 기다리는 개나리들과 어우러져 올레길이라는 말에 손색없는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한적함이 마음마저 평온하게 해주는 이 길을 3-4백여미터 지나면 '정통정자'에 다다른다.

'정통정자'는 이름에서 연상되듯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는 낡고 작은 정자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정통정자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너무나도 깔끔하였다. 아마 공원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정통의 방식으로 정자를 지어 '정통정자'라 이름을 붙인 듯하다. 산림형1코스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고척동 등 주변의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우리 마을에 고인돌이?
선사유적지가 눈에 들어왔다. 까마득한 옛 사람들의 자취인 고인돌이 구로구에 있다는 것은 일찍이 알았지만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다. 신기했다.

1코스 끝자락에 위치한 고인돌 유적지

그 고인돌을 누가 해 할까봐 두 눈 부릅뜨고 있는 주위의 장승이 늠름하면서 귀엽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한번쯤 찾아도 좋은 학습의 장이다.
선사유적지를 뒤로 한 채 내려오니 10시 10분. 30분여의 시간이 걸리는 산림형1코스는 개나리, 철쭉등이 산책길을 따라 심어져 있어 꽃이 만개할 봄이 더욱 기다려지는 곳이다.

또한 산책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인근 직장인들이나 연인들이 평상시의 차림으로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못 찾겠다! 이정표"
지난해 완공한 계남근린도로로 내려오면서 1코스는 끝이 난다. 이곳에서 2코스까지는 주택가를 통과해야 한다.

이곳을 늘 이용하던 사람이라면 자연히 발길이 오류중학교 방면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나 초행이라면, 특히 타지에서 온 사람이라면 이 지점에서 어느 방향으로 걸어야 할지 몰라 이정표를 먼저 찾게 된다.

1코스와 2코스를 잇는 마을에는 이정표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몇 번을 두리번 끝에 전봇대 위에 앙증맞게 걸려 있는 동그란 원 모양의 올레길 표지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도 눈높이보다 조금 높은 곳에.

그렇게 전봇대만을 눈여겨보니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작은 이정표 대신 전봇대 전체가 이정표로 꾸며져 있었더라면 길 안내 기능과 함께 올레길 광고도 하고 동네 미관도 좋지 않았을까 하고 혼자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