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교육지구라면서...

고척중 등 학급당 25명 '그림의 떡'

2013-01-21     송희정 기자

혁신교육지구의 핵심 사업은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이하로 줄이는 것이지만 정작 구로관내 과밀학급이 심각한 일부 학교는 학생 수 감축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관계기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들 학교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이유는 과밀학급을 해소할 유휴교실이 전무하다는 시설여건의 한계 때문이어서 타 학교로의 분산 배정 등 교육당국의 보다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로구와 남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올해 혁신교육지구 특별과제인 학급당 학생 수 25명 이하 감축이 추진되는 학교는 중학교 4개교에 불과하다. 구는 사업 첫해인 올해 개봉중(개봉1동)과 오류중(고척2동), 구로중(구로4동), 영서중(구로3동)의 유휴교실 9개를 리모델링해 우선 이들 학교 2학년생들의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구는 오는 2016년까지 지원 대상 학교와 학년을 단계적으로 늘여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올해 지원 대상 학교에는 구로지역 최대 과밀학급인 고척중(고척1동)이 쏙 빠졌다.

고척중은 2010학년도까지 1~3학년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28.6명 수준이다가 이듬해 들어 35.9명으로 껑충 뛰었다. 작년의 경우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34.6명으로 전년대비 다소 완화됐지만 학년별로 보면 2학년 36명에 3학년은 무려 37명에 육박했다. 올해 역시 1학년 신입생들의 경우 한 교실에 약 34명이 모여앉아 수업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척중 다음으로 과밀학급인 개웅중(32.9명), 신도림중(32.9명) 등도 학급당 학생수 감축 대상에서 제외됐다.

구에 따르면,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대상지는 구로관내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를 거쳐 결정됐다.

이때 전제조건이 바로 유휴교실의 확보였는데 유휴교실이 없는 학교들은 아예 사업신청서조차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는 당초 학급당 학생 수 25명 이하 감축 추진을 위한 추가교실 리모델링 사업비로 2억6,000만원을 책정했다.

이는 1차 수요조사에서 학교들이 제시한 유휴교실이 총 13개로 집계됨에 따라 교실 당 보수공사비를 2,000만원씩 계산해 편성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2차 수요조사에서는 1차 때보다 4개가 줄어들어 총 9개 교실이 유휴공간으로 집계됐다. 구는 편성해둔 예산 가운데 교실 4곳의 보수공사비는 학교환경개선비 등에 쓸 예정이다.

고척중 관계자는 "남부교육지원청 관할지역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곳이 우리학교인데 교내 유휴교실이 없어서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며 "체육관이 건립되면 그 안에 특별교실 등을 넣을 수 있어 다소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내년도 사업으로 넘어가 향후 2년간은 이 상태(과밀학급)를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의 경우 올들어 학급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고된 인근 학교로의 학생 배정을 요청했지만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민원에 부닥쳐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교육당국은 일단 유휴교실이 있어야만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 가능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실증축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단은 학내 유휴교실이 있어야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 가능한 실정"이라며 "학생정원은 무 자르듯 쉽게 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우리들로서도 사실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