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애경고문 겸직 '허가'

구청 지난달 26일 천병무 구시설공단 이사장에

2012-08-13     송희정 기자

 이성 구로구청장이 최근 지역사회에 논란이 된 구로구시설관리공단 천병무 신임 이사장의 애경그룹 경영자문(고문)직 수행을 '허가'해준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수의 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구청 소관부서인 기획예산과는 지난달 25일 천 이사장이 구에 올린 애경그룹 경영자문 겸직허가신청에 대해 이성 구청장의 최종방침을 받아 다음날인 26일 '허가'를 승인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천 이사장의 겸직논란은 그가 신임 이사장에 선정된 이후에도 고액의 고문료를 받는 애경그룹 경영자문직을 고수하면서 지방공기업법상 겸직제한조항과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상 영리업무금지조항의 저촉여부를 둘러싸고 지역사회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구로타임즈 458호 7월 23일자>.


 구 관계자에 따르면, 천 이사장이 구시설공단 총괄책임자로서 받는 기본급여(업무추진비 등 제외)가 월 430여만원인데 애경그룹 경영자문으로서 받는 월 고문료는 이의 두 배 가까운 약 1,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는 천 이사장 합격 이후 겸직논란이 불거지자 상급기관인 행정안전부에 겸직여부 확인을 요청하는 질의서를 띄웠지만 '자치단체장이 판단할 사항'이라는 핑퐁식 답변을 받고 이번 건 처리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미 이사장 선정과정에서 지역사회에 불거진 '내정설' 비판여론 등으로 한 차례 곤혹을 겪었던 구당국은 결국 사회통념보다는 관련법령에 기대 하루빨리 논란의 소지를 차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천 이사장의 겸직허가신청과 이성 청장의 발 빠른 허가승인을 두고 절차적 형식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구 관계자는 "애경그룹 경영자문직은 1년 한시적 직위로 올해 말로 임기가 종료되는 데다 구시설공단 이사장직과 애경그룹 자문직은 업무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관련법 등 여러 사항을 검토했을 때 허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여론도 이러한 흐름과 맥을 같이 하는 분위기다. 지역사회의 한 인사는 "천 이사장의 애경그룹 경영자문직 겸직이 부적절한 것은 맞지만 이미 한 차례 이사장 선정을 좌초시켰는데 또다시 그러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역사회 의제로 논의가 된 일은 있지만 또렷한 결론 없이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