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에도 '물폭탄'

개웅산 무너지고, 목감천 범람하고, 주택400개소 침수하고...

2011-08-02     송희정 기자

 7월 26일부터 3일간 서울 전역에 쏟아진 폭우의 위력은 구로구 곳곳에도 물 사태를 일으켰다.


 지난해 추석 물폭탄의 공포를 재연한 이번 폭우로 주택 400여 채(신고 기준) 등이 물에 잠기고 천왕동과 개봉3동 등에서는 이재민이 속출했다. 이번 비는 연휴기간과 겹친 데다 29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피해 집계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구로구청 재난대책본부의 28일(목) 오전 11시 집계에 따르면, 3일간 내린 비는 강우량 395㎜에 시간 당 최대 강우량 53.5㎜/hr를 기록했다. 지난해 추석 때 시간당 최대 강우량 78㎜/hr보다는 약했지만 오랜 시간 빗줄기가 이어지면서 침수 피해는 지난해 못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구청이 파악한 피해 상황에 따르면 신도림동 296-8번지를 비롯한 구로 곳곳에서 주택 침수 신고가 접수됐다.


 27일에는 지하철 1호선 오류역이 침수돼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구로3동 인근 도림천이 넘치면서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2·3번 출구 일대가 물바다를 이뤘다.

 또한 주택 철거가 끝난 천왕2지구 내 토사가 무너지면서 도로 건너편 주택가를 덮쳐 25세대 60명의 주민이 인근 오남중학교로 대피했다.


 개봉3동에서는 길훈아파트 뒤편 개웅산이 무너져 4가구 12명의 주민이 아파트경로당으로 대피했고, 개명교 인근 목감천이 범람해 14가구 30명의 주민이 개명경로당으로 피신했다. 28일 현재 이재민은 27명으로 집계됐다.


 오류지하차도와 신도림 지하보도 등의 도로 침수와 파손도 이어졌고, 온수산업공단에선 축대가 무너져 차량 4대가 파손됐다.


 집중호우에 목감천과 안양천의 수위도 아슬아슬했다. 목감천은 27일 한 때 경계수위(11.0㎜)를 넘겨 11.6㎜에 이르렀고, 안양천 역시 경계수위(11.27㎜)에 근접한 10.0㎜까지 차올랐다. 이날 오전 10시50분에 발효된 목감천 홍수주의보는 오후 2시께에 해제됐다.


 구는 현재 신고 접수된 침수 피해 주택 400개소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재난구호협회에서 지원한 긴급구호물품 1500세트를 지원하고, 도로 등 피손된 공공시설에 대한 복구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민광식 치수방재과 치수팀장은 "강원에 내린 비로 한강 수위가 좀체 낮아지지 않으면서 덩달아 한강 지류인 안양천과 목감천의 수위도 한 때 아슬아슬했다"며 "휴가 기간과 겹치면서 향후 피해 집계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