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석 20] 개구리 합창 꽃들의 향연 '탄성'

잣절공원

2011-05-30     송희정 기자

 연립주택가 사이 골목을 지나 시야가 확 트인 공원 입구에 서자 바람에 날려 오는 그윽한 아카시아 향기에 그만 정신이 아찔해진다. 너른 습지 위로 목재데크가 꼬불꼬불 오솔길처럼 이어진다.

홀린 듯 데크를 걷노라면 한 무더기의 눈부신 노랑꽃창포와 자줏빛 붓꽃들에 눅눅했던 마음까지 환히 밝혀진다. "아! 멋지다" 절로 탄성이다.


 개봉1동 개봉중학교 뒤편 매봉산 자락에 지난해 10월 문을 연 잣절공원이 완연한 봄을 맞아 도심 속 공원의 전경을 선보이고 있다.


 개봉역에서 마을버스 '구로02번'을 타고 개봉중학교 앞에서 내려 걸어서 7분 거리(사거리에서 초록어린이집 방향→성민교회서 왼쪽길→거성빌라와 거창빌라 사이길)에 위치한 잣절공원은 빼어난 경관과 다양한 휴게시설에도 불구하고 다세대연립주택들에 가려진 탓에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구로의 '원석' 같은 나들이 장소다.


 일단 이곳에 들어서면 공원을 에워싼 짙푸른 나무들에 놀라게 된다. 나무들 사이로 멀리 올려다 보이는 야트막한 산이 바로 매봉산이다. 이곳 공원은 개봉1동의 매봉산 등산출입로 구실도 한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수변공간은 과거 미나리 밭에 조성한 생태습지원이다. 습지원에는 길이 230m의 목재데크가 설치돼 있어 습지 위를 산책하면서 노랑꽃창포와 수련, 물억새, 애기부들 등 수생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어둑어둑 해지면 도심 속 개구리 합창도 들을 수 있다.


 이곳 공원에는 물 맛 좋기로 유명한 잣절약수터가 위치해 있다. 평일에 찾아도 물통에 약수를 받아가려는 주민들의 줄이 늘어설 만큼 인근 주민들에게 애용되는 약수터다. 이곳 지명을 뜻하는 '잣절'은 그 옛날 잣나무가 많고 절이 한 채 있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한자어로 잣나무 '백(柏)'자와 절 '사(寺)'자를 써서 '백사'라고도 불렸다.


 약수터 아래쪽에는 전통정자가 세워져 있는데 매봉산의 '매봉' 글자를 따와 '매봉정'이라 이름 지었다. 정자 옆과 공원 안쪽으로는 허리돌리기, 파도타기 등 체육시설과 배드민턴장이 조성돼 있다. 공원 입구에는 어린이놀이터도 있다.


 앞서 설명했듯 이곳은 개봉1동에서 매봉산을 오르는 등산로 초입이다. 이곳에서 출발을 하면 해발고도 100m 안팎의 매봉산과 와룡산으로 이어지는 하늘오솔길을 체험할 수 있다. 오류1동 동부골든아파트, 부천식물원, 역곡동, 원각사, 궁동생태공원, 온수역 등 이어지는 길이 다양하다.


 구로구는 4월부터 11월까지 매달 첫째, 셋째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매봉산 자연생태 체험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참가 접수는 푸른도시과 860-2321로 전화하면 된다.


 박원제 구로구청 푸른도시과장은 "꽃들의 향연과 한여름 개구리 울음소리, 짙푸른 녹음, 다양한 휴게시설 등 자랑거리가 많은 잣절공원은 여가, 휴식, 운동 등 모든 면에서 자랑할 만한 구로의 대표적 공원"이라며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소풍장소와 가족 나들이피크닉장소로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