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석 12] 서울시 과학전시관 남부분관 (구로2동)

도심 속 학습용 미니수목원

2011-04-05     송희정 기자

 다닥다닥 붙은 다세대연립주택과 아파트단지가 즐비한 구로동. 공원과 녹지가 부족해 산책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주민들의 아우성은 지금도 여전하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조금만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초록이 눈부시고 흙냄새 물씬한 보석 같은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


 구로2동 구로초등학교와 붙어 있는 서울과학전시관 남부분관(옛 남부과학교육센터)은 아이의 손을 잡고 색다른 여가와 체험학습 등 1석2조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도심 속 특별한 정원이다.


 지난 1985년 남부종합교재원에서 출발해 2006년 재개관한 이곳은 3천여㎡ 부지에 화초원과 수초원, 산야초학습원, 암석원, 채소원, 약초원 등 도심에서 보기 드문 넓고 푸른 식물원을 갖추고 있다. 이달 중순경이면 칸나와 수선화, 철쭉 등이 잇따라 만개하면서 화려한 꽃 잔치가 펼쳐지게 된다.


 당초 학생들의 과학발명교육의 장으로 개관한 이곳은 탐구교실, 발명교실, 가족과학교실, 교원과학연수, 우리식물사랑대회 등 1년 스케줄이 그해 3월에 모두 신청 마감된다. 이들 프로그램은 교육기관 간 공문을 통해 홍보하고 신청접수를 받기에 당장 일반인의 참여는 어렵다. 가족과학교실의 경우 공지한 후 불과 3일 만에 1년 프로그램 접수가 마감될 정도다.


 대신 월~금요일 평일 점심시간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야외 교재원 시설은 일반인에게 개방돼 있다. 단,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모두가 학생들의 학습자료 쓰이는 것이기에 이용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안은숙 연구사는 "계획된 교육 중심으로 운영되는 교육기관이기에 정규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는 점심시간과 오후 3~5시까지 일정 시간대에만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있다"며 "내 아이의 교육이 이뤄지는 교실과 다름없기에 흡연, 음식물 반입, 식물 훼손 등은 부디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단 야외 교재원을 방문하면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대부분의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마름, 검정말 등의 수초에서부터 참취, 꿩의다리, 바위취 등 산야초까지 수천종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모든 식물에는 이름을 알 수 있는 푯말이 달려있어 식물에 대해 잘 모르는 학부모라도 아이와 함께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 건물 뒤편 언덕에는 산책로도 마련돼 있다. 현재 개방을 검토하고 있는 수족관과 온실 등은 당장은 일반인들의 접근이 통제된다.


 안은숙 연구사는 "어릴 때부터 꽃과 식물을 가까이하면 정서 순화와 심리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며 "방과 후에 아이 혼자 보내기보다는 할아버지, 할머니, 학부모들이 꼭 함께하길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