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기획 아홉빛깔 구로]② 결혼이민여성 실태욕구조사 시급

단순한 통계치뿐 … 속빈 다문화정책 전시성 행사 우려

2010-10-12     구로타임즈

1. 구로 속 결혼이민여성 현황  ②
2. 다문화, 안과 밖의 또 다른 시선 
3. 함께하는 다문화, 대안과 전망
4. 전문가 좌담회 

 

 구로구에 살고 있는 결혼이민여성들은 남편이나 시댁식구, 주변 이웃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평소 무엇을 꿈꾸고 소망하며 살고 있을까?


 아쉽게도 현재 구로지역 결혼이민여성들의 실태나 욕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는 전무하다. 결혼이민여성에 대한 몇몇 통계치가 나와 있지만 이는 단순 수치일 뿐 지역의 특수상황 속에서 그들의 일상과 고민과 바람을 담고 있지는 못하다.


 단순한 통계중심 서울 대부분 공통 

  관악구 욕구조사 '눈길'

 구로의 다문화정책은 결국 여기까지다. 정책수립의 기본인 정책 대상에 대한 실태 및 욕구분석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다문화축제'와 '다문화노래자랑'과 '다문화캠페인'은 시대 유행에 편승한 전시성 행사에 불과하다.


 물론 이는 구로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구 대비 외국인의 비율이 가장 높다는 서울시 25개구 가운데 관악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치구가 같은 상황이다. 서울에선 관악구가 유일하게 지난 2008년 결혼이민여성 700여명을 대상으로 생활실태 및 사회복지서비스 욕구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결혼이민여성들의 실태와 욕구를 읽어내기 위해서는 지역 범주를 넓혀 서울시 자료에 기댈 수밖에 없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지난 2008년 말 펴낸 '서울시 다문화가족 실태 및 지원체계 구축방안연구' 보고서를 중심으로 개략적이나마 결혼이민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조사는 결혼이민자 842명(여성98.1%/남성1.9%)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구간에 ±3.1%포인트다.

 

 행복 위해 결혼 10명 중 8명
 결혼이민자들은 배우자와 결혼을 하며 어떤 기대를 품었을까?
 결혼이민자에게 현재의 배우자와 결혼한 까닭을 묻자(복수응답가능) '배우자와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라는 답변이 80.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모국 가족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기위해서'라는 응답이 15.7%, '경제적 안정을 위해'라는 응답이 12.2%, '한국에서 취직을 하기 위해'라는 응답이 7.1% 순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모국어와 모국문화에 대한 시댁가족의 노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나의 배우자 측 가족들은 나의 모국어와 모국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내용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들어봤을 때 '그렇지 않다'는 응답(37.3%)이 '그렇다'는 응답(27.1%)보다 10.2%포인트 높았다.
 
 한국생활 어려운 점 '한국말'
 결혼이민자가 한국생활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소통이었다.
 한국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한 결혼이민자에게 가장 크게 느끼는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59.1%가 '언어문제'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경제적 어려움(12.2%)', '한국문화 이해(8.4%)', '자녀문제(5.8%)',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4.3%)'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의 노력에 대해서는 절반가까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내가 속한 지역사회의 사람들은 내 모국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내용을 보여주고 반응을 조사한 결과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41.1%로, '그렇다'는 응답 18.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현재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한다'는 응답이 51.9%로, '불만족한다'는 응답 7.1%보다 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 획득 배우자 기관단체 통해
 결혼이민자의 일하고픈 욕구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직장에 다니지 않는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향후 취업의사를 알아봤을 때 취업할 의사가 없는 경우는 6.0%에 불과한 반면, 취업의사가 있는 경우는 77.7%로 월등히 많았다.

 직업이 없는 결혼이민자의 34.3%는 '자녀와 집안일을 돌볼 사람이 없어서' 취업을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 '한국어가 서툴러서(31.9%)', '내게 적합한 일자리가 없어서(15.4%)', '배우자와 가족의 반대로(7.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민자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매체는 바로 '사람'이었다. 한국생활 적응에 도움을 주는 매체를 묻는 질문에서 사람을 통해서 도움을 얻는 경우가 85.3%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기관단체(74.8%), 대중매체(29.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도움 주는 사람으로 배우자(65.4%)가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모국인 친구(29.3%), 배우자의 가족(28.9%), 한국인 친구(16.9%) 등의 순이었다.

기획취재팀=송희정 기자, 송지현 기자, 김경숙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