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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으로 맺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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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으로 맺은 인연
  • 구로타임즈
  • 승인 2000.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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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으로 맺은 인연

교육개혁운동으로 꽃피워



70,80년대 구로공단서 노동운동하다 만나

지역사회 큰 과제 "열악한 교육 개혁"인식



남부학운협대표등 폭녋은 교육운동 전개

작년 교복공동구매 벌여 지역사회에 큰 반향



사법고시 최연장자로 합격한 남편 송씨

"교육관련 전문 변호사로 활동" 포부 밝혀





풀뿌리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부부가 있다. 다름 아닌 구로2동에 사는 송병춘(49)·배옥병(46)씨 부부.

이들 부부는 누구보다 구로를 사랑한다. 70년대 구로공단 노동자로 만나 장시간노동, 고압적 경영형태 등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키 위해 노동운동에 뛰어든 것이 구로를 사랑하는 첫째 이유다.

그리고 줄곧 구로에서 살았다. 노동운동 동지로 만나 80년대 평생동지로 결혼한 이들은 노동운동으로 감옥에 가야하는 고통도 함께 겪어야 했다. 아내 배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70년대 남편은 망원경을 수출하는 '대한광학' 노동자였고, 저는 가발을 수출하는 '서통'의 노동자였습니다. 당시 한날에 한 두 번 쉬면서 특근, 철야 등 장시간 노동을 많이 했습니다. 일하는 시간에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칠 볼 정도로 환경이 정말 열악했어요. 봉급도 쥐꼬리만하게 주었지요. 벌집 집세 내고 조금 남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문제를 개선키 위해 투쟁전선에 나섰지요. 주동자로서 감옥에 갈 수밖에 없었어요."

암울한 70년대와 80년대, 노동운동으로 단련된 부부이기에 과거의 노동운동은 아니지만 현재 지역사회에서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인 열악한 교육개혁운동으로 탈바꿈을 했다. 특히 배씨는 구로초등학교 운영위원 및 양천구, 금천구, 구로구 등 세 개 자치구 학교운영위원들이 만든 남부학교운영위발전협회 대표다. 또 95년 96년 서울여성노동자회(87년 한국여성노동자회로 출범) 회장을 맡은 경력의 소유자로 여성운동에도 깊은 관심을 쏟고 있다.

그가 작년에 펼친 '교복공동구매' 학부모 운동은 양질의 교복을 싼값으로 학생들에게 공급하는 수확을 거두는 등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지역 학부모들로부터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이와관련 교육운동에 대한 구로 지역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어내는데도 일조 했다.

최근 이들 가족에게 경사가 났다. 남편 송씨가 사법고시에 최연장자로 합격을 했기 때문이다. 그의 나이는 만 47세(한국나이로 49세). 98년 고시공부에 첫발을 딛은 뒤 만 4년만의 성과였다.

"50살이 가까워졌으니 전반기 인생을 마감한 셈이지요. 후반기 인생을 법조인에 두었습니다. 저는 이제 노동운동이 아니라 한국에서 제일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교육법 전공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특히 그는 "법조인으로서 충실하고 깨끗한 법조인이 되겠습니다. 나이가 먹었으니 판사나 검사보다 변호사로서 교육법 관련 전문 변호사가 될까 합니다"라고 겸손해 했다. 오는 3월 사법연수원에 들어갈 송씨는 현재의 검찰에 대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노동운동으로 맺은 이들 부부는 이제 교육개혁 운동에 시동을 걸고 있는 셈이다.

33566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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