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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지 않는 솔직한 신문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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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지 않는 솔직한 신문이 보고싶다
  • 구로타임즈
  • 승인 2002.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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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신문의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충분한 지혜와 능력이 있으므로"





오는 12월 치러지는 대통령선거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11개월이상 남은 지금 벌써 텔레비전에서는 출마선언자들을 대상으로 후보 토론회를 하고있다. 누가 누구랑 붙으면 누가 이길 것이다, 민주당 후보는 누가 될 것이다, 영남표를 많이 가지고 있는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다, 사람들 두 셋만 모이면 정치 얘기,주로 대통령선거 얘기다.

누가 당선될지를 말하는데 나름대로 그럴듯하다. 정치를 싫어하고 혐오한다는 사람조차도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 같냐고 물어보면 자신의 의견을 섞어 그럴듯하게 말한다. 신문 방송이나 주변에서 들은 얘기를 섞어 자신의 의견까지 붙여서 하는 말이지만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지난 97년 대통령선거에서 신문들은 기사로 또는 사설로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은밀하게 도와줬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은밀하게 도와줬다고 말한 것은 노골적으로 누구를 지지한다는 공개적인 표현을 쓰지 않고 편집상의 기술이나 기사의 표현양식을 빌어 교묘하게 지지했다는 말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적어도 대부분의 신문이 그랬다.

우리나라는 권력이 대통령에 집중되는 대통령제 나라이기 때문에 대통령선거를 통해 모든 세력판도가 바뀐다. 언론도 일종의 자본주의 시장 지배를 받는 기업이기 때문에 권력의 변화에 민감하지 않을수 없다. 때문에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게 당연하다. 그렇게 생각해줘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언론이(정확히 말해 언론사가) 자신의 영향력행사를 위한 보도행위가 그 절차나 내용에 있어 정당하지 않다면 비판돼야 마땅하고 개선돼야 할 것이다.

언론사가 보다 더 정정당당하게 보도하고 논평했으면 좋겠다. 아니 언론이 보다 더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사실과 의견을 분리해 누구를 지지하는지 독자에게 분명한 제시를 해야 하지 않을까. 독자를 위한다는 신문이라면 자신들이 보기에 누가 이 나라를 이끌고 미래를 책임질 최적의 대안자인지를 제시해 줄 책임이 있지 않을까.

두루뭉수리 선거현장만 보도하고 누가 대통령이 될 인물인지 주변취재에만 골몰하지 말고 정책과 대안, 경륜과 소신, 인적풀과 추진력과 지도력 등에 대해 소상하게 파악한 뒤 누가 대통령의 최적임자인지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사설이나 칼럼 등으로 보도하면 되고 기사는 사실 위주로 보도하면 되는 것이다. 독자는 그러한 신문의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충분한 지혜와 능력이 있으므로 신문사들은 독자가 떨어져 나갈수 있는 것 아니냐며 너무 노심초사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쪽도 저쪽도 다 옳은데 어느 쪽이 궁지에 몰리고 있고 누가 대권에 가까이 접근해 있다는 식의 대세몰기식 보도로 독자에게 거짓말하는 보도를 이제는 보고 싶지 않다. 누가 영남표를 가지고 있고 누가 호남표를 가지고 있고 충남표는 누가 유리하다는 식의 보도는 나라를 망치게 하는 지역주의 보도다. 사람들을 지역이라는 세력으로 나눠 감정적 행동으로 나눠버리고 정치를 매일 단순싸움판으로 만들게 하면 이익을 보는 것은 신문사다. 싸움판을 중계함으로써 싸움판을 보고 싶은 신문 독자는 늘어나니까.

선거가 축제이게 하려면 선거보도를 하는 신문사는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도 드러냄으로써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끌어들이고 일반 시민들의 공정하고 건전한 의견이 모여드는 곳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선거가 중요할수록 선거가 제대로 기능하게 하는 언론도 그만큼 중요하니까 하는 말이다. 작은 언론 지역신문사부터 먼저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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