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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믿음직한 '민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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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믿음직한 '민간 경찰'
  • 공지애 기자
  • 승인 2009.11.10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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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51] 구로2동자율방범순찰대
 "범죄가 없는 동네, 밤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동네,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겠습니다."

 구로2동자율방범순찰대(이하 방범대) 박의식(49) 대장을 비롯한 23명의 대원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10시부터 1시까지 5~6명 씩 조를 짜서 구로2동 골목골목 방범, 순찰을 한다. 사비를 털어 마련한 제복과 호루라기, 한 손엔 경광봉을 들고, 한 쪽 허리엔 위급한 상황에 대비한 전기충격기까지 완벽하게 준비하고 출동한다.

 "사람들이 비교적 많고 환한 대로변이나, 차량을 이용한 순찰은 하지 않습니다. 인적이 드물고 어두운 골목길과 공원 등 안전사각지대를 중심으로 샅샅이 살피고 다니죠."

 박의식 대장은 지난 2006년 5월, 이남석 총무(51) 등 지역주민 몇 명과 함께 방범대를 결성했다. "내 지역은 내 손으로 지키자"는 의지를 굳게 세운 이들 방범대가 발족 후 최우선으로 추진한 것이 골목길 가로등정비 및 설치였다.

 밤길에 가로등까지 꺼진 골목길은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방범대 근무 2~3개월 만에 야간범죄가 확연히 줄어들었고, 요즘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처음엔 저희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거나, 냉대하는 주민들도 더러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신뢰가 쌓여서인지 요즘은 고생한다, 수고한다고 격려도 해줘요. 별거 아닌 거 같지만 그 말 한 마디에도 저희 대원들은 큰 힘을 얻습니다."

 방범대는 술 마시고 정신을 잃은 취객은 신구로지구대 등에 연락해 귀가조치를 시키거나, 밤늦게까지 무리를 지으며 다니는 청소년을 타일러 보낸다. 또, 밤길에 혼자 걸어가는 청소년이나 연소자가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가이드가 되어 준다.

 김강칠 대원(44)은 "저희는 짝퉁경찰이긴 하지만 자녀들이 아버지에 대한 자부심이 커요. 아버지가 우리 동네를 지키기 위해 밤늦게까지 순찰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큰 교육이 됩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무더운 여름이나 혹한 겨울에도 가끔 골목에 취객이 쓰러져 있는 경우가 있어요. 그 상태로 겨울밤을 보낸다면 십중팔구 동사합니다."
 송기성 감사(42)도 아찔한 순간을 넘긴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방범대 초소에는 작은 모금함이 하나 걸려있다. 담배 한 개비만 줄여서 불우이웃을 돕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차곡차곡 모인 성금은 매 연말에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한다.

 박의식 대장은 "구로2동이 '범죄 없는 마을, 살기 좋은 마을'의 대명사가 되는 그 날까지 대원 모두 한마음으로 동네를 지킬 것"을 약속하며 "그만큼 지역주민들이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었으면"하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 이 기사는 2009년 11월 2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2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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