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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땐 굴뚝에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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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땐 굴뚝에 연기?
  • 송지현
  • 승인 2009.08.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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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친회장 선출 관련 동장 개입 논란
 통장들의 친목모임인 통친회 회장 선출을 앞두고 구로2동이 내홍을 앓고 있다.

 오는 9월말로 임기를 마치는 구로2동 통친회장의 뒤를 이어 통친회를 이끌어갈 신임 회장을 뽑는 과정에 구로2동 박모 동장을 비롯한 동직원들의 직간접적 개입이 도를 넘었다는 소문이 구로2동 일부 주민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했고 개입내용이 지역감정까지 부추기고 있다는 게 발단이 되고 있다.
 

 코드 맞은 통친회장 밀기 논란

 오는 8월 25일(화) 신임 통친회장 선출에 후보로 나서겠다고 밝힌 구로2동 통장은 현재 2명. 그러나 당초 4명이었고, 구로2동장이 지지하는 후보가 있어 동장이 나머지 3명의 후보에게 사퇴를 종용했지만 이 중 한 명이 끝까지 사퇴를 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구로2동장이 사퇴를 하지 않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은 물론, 다른 통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하는 통장을 뽑아줄 것을 부탁하는데다가 일부 동직원까지 이런 활동에 동참하고 다닌다는 것. 상황이 이쯤 되자 다른 통장들도 괴로움을 호소할 지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장들과 깊은 친분이 있다고 밝힌 구로2동 한 주민은 "통친회장 선거와 관련된 소문을 알고 있어 동네 통장에게 아는 척을 했더니, 시끄러워 힘들다며 하소연을 하더라"고 동네 분위기를 전했다.

 게다가 이 주민은 더 경악할만한 소문까지 나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통장이 임기가 끝나 자리가 생기더라도 특정 지역 출신 주민은 추천도 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이게 공무원이 할 수 있는 말인지 기가 막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모 동장은 '해명할 가치도 없는 소문'이라며 펄쩍 뛰었다.

 그는 통장은 동장의 업무지시를 받아야 하는 준공무원이라는 점을 먼저 언급한 뒤 "하지만 특정지역을 언급한 적도 없는데 왜 그런 소문이 도는지 이해할 수 없고 일부 사람들이 이상한 소문을 꾸며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게다가 이번 통친회장 선거에 어떤 사람이 나오는지 자세히 알지도 못할뿐더러 특정지역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상식이 있다면 연관도 없는 사람을 그렇게 말할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동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구로2동 일부 주민들은 의혹과 불신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랫동안 구로2동에서 활동을 해온 한 인사는 "통친회는 말 그대로 친목조직이고 그동안 통장들이 알아서 잘 유지해온 조직"이라며, "그런데 자꾸 개입을 하려다보니 오히려 반발심이 더 커지는 역효과가 나는 것 아니냐"면서 관조직의 현명한 행정판단을 강조했다.

 통장 경험이 있다는 한 주민은 "통친회장은 그동안 통장을 오래 해온 연장자가 하는 관행이 있어왔고, 다른 동에서도 동장이 통친회장을 가지고 왈가왈부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며 "구로2동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 통장들도 당황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리봉동에 사는 한 주민도 최근 구로2동 상황을 접하고 "그런 일은 우리 동네에서는 못봤다. 통장들이 모여 화합의 분위기에서 추대하는게 맞지 않냐"며 고개를 저었다.

  
 민간조직에도 개입 의혹

 구로2동에서의 동장 개입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른 민간조직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며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23일 있었던 구로2동 바르게살기협의회 회장 선출때는 이해하기 어려운 요구를 구로2동장이 해왔다고 한 회원은 폭로했다.

 "구로본동과 구로2동이 통합되면서 두 회장이 1년간은 공동회장으로 지내기로 했는데, 7월초 갑자기 단일회장을 선출하라는 얘기를 해왔다. (구로)본동과 (구로)2동 협의회 회원수 차이가 큰 것이 동장한테는 지지자 당선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했는지 회원이 많은 구로2동의 회원에서 투표에 참여할 회원을 구로본동의 회원수인 18명에 근접한 20명에 맞춰 골라야 한다는 이상한 제안을 해왔다"는 것. 이 회원은 당시 구로2동 협의회회원은 약 30명이었다고 귀띔했다.

 결국 구로2동장의 워낙 강력한 요청에 의해 십여년 이상을 친형제 이상으로 지내온 회원들간의 관계를 망치고 내분을 감당하면서까지 10여명의 투표권을 없애는 '참 이상한 선거'를 치러야 했다고.

 
 해당 동장 "모함, 억울"

 이에 대해서도 박모 구로2동장은 "몇 개월 전 일이라 잘 생각도 나지 않는다"는 말로 답변을 넘겼다.

 아울러 박모 동장은 "누군가 나를 모함하는 것이고 억울할 뿐"이라고 항변했다.

 구로2동장이 지나치게 모 정당과 특정 지역에 대해 편파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적나라하게 배타적이라는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구로2동 새마을부녀회장 선출이나 주민자치위원회 구성 때도 똑같은 문제제기가 이루어진 바 있다.

 지역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이런 상황에 대해 "모 동장의 지나친 과잉충성"이라며 지역 내 반발과 역효과를 듣지 못한다며 되레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

 박모 동장의 항변처럼 아니 땐 굴뚝에 왜 자꾸 연기가 나는지, 유독 구로2동에서 연기가 높이 솟아오르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박모 동장은 물론, 주민들이 직접 원인 찾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이 기사는 2009년 8월 24일자 31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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