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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5] 가해자 예방교육이 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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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5] 가해자 예방교육이 더 시급
  • 구로타임즈
  • 승인 2009.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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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윤 시민기자의 성 교 육 5 _ 또래성폭력 예방교육
 "똥침은 성폭력일까?"
 또래성폭력 교육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질문하는 화두이다.

 청소년 성폭력은 날마다 증가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가 늘어가는 것도 걱정이지만, 청소년 가해자가 늘어가는 것이 어쩌면 더 큰 걱정일지 모르겠다.

 
 [12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경찰청과 각 시ㆍ도교육청의 성폭력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세 미만의 성폭력 피해자는 최근 2년새 44.3% 증가했고 미성년 가해자도 60.7%나 증가했다. (연합뉴스/2008)]

 
 안그래도 청소년 성폭력 관련된 기사에서 안타까운 피해자 사연보다 점점 가혹해지는 가해 행위와 어려지는 연령을 자주 읽게 된다. 교실에 앉아있는 아이들 중에 예비피해자보다 예비가해자가 더 많다면 성폭력 예방교육의 방향은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우리는 누구나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성폭력에 성차별 요소까지 확대시키면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을 만큼 성적으로 불균형하고 불안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해자가 바보가 되는 사회적 경험까지 쉽지 않게 접한다.

 피해가 피해를 낳았던 사회적 상황은 현재의 성폭력 예방교육을 피해자 중심의 교육에 치중하게 만들어왔다. 성교육 관련 추천도서를 읽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성교육 예방 도서는 피해자 예방과 치유의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

 반면 현실 속의 아이들은 점점 가해자가 되어가고 있는데도 어떤 행동이 상대방에게 상처와 피해를 남기는 가해행위가 되는지, 가해를 하고 싶은 충동은 왜 생기는지, 가해자가 되지않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인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교실에서의 가해자 예방교육 메뉴얼이나 도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상대의 아픔 헤아리는 교육

 '똥침과 니킥은 소중한 부분을 집중 공격하는 것이고 크게 다치면 성적인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성폭력이다.'
 '친구 가슴을 크다거나 절벽이라 놀리며 여성으로 태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면 성폭력이다.'
 '내가 재밌게 본 야동이라도 아무에게나 들이대며 시청을 강요하거나 사귀는 커플에게 키스해! 키스해! 외치며 강요하는 행위들은 모두 성폭력이다.'

 또래성폭력 수업은 아이들과 실생활에서 예를 찾아내며 진행된다. 예를 통해서 '성폭력'이라는 정의를 내려주고 생활 속에서 성폭력 가해자가 얼마나 쉽게 될 수 있는지, 그런 행동을 통해 피해자에게 어떤 상처를 입히게 되는지 대화를 나눈다.

 "어쩌다보니 가해자가 되었어, 친구가 몸도 마음도 너무 아파하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
 또래성폭력 교육을 마치며 아이들에게 마지막 질문을 건넨다. 제일 먼저 튀어나오는 대답은 '진심으로 사과한다'였다.

 갈길 먼 아이들의 첫발 뗀 답변으론 제법이지 않은가!





◈ 이 기사는 2009년 6월 29일자 30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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