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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시민기자의 육아일기 3] 부모의 말 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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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시민기자의 육아일기 3] 부모의 말 버릇
  • 구로타임즈
  • 승인 2009.06.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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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부모의 거울
 미루가 '로봇 자동차'를 쑥 내밀면서 말합니다. "아빠, 이거 로봇으로 맞춰줘" 미루가 내민 장난감은 로봇으로 변신했다 자동차로 변신했다 합니다.

 그런데 자동차에서 로봇으로 변신시키기는 어렵지 않은데, 그 반대는 잘 안됩니다. "알았어." 자동차를 이리저리 만져서 로봇으로 변신을 시켰습니다.

 "자, 여기" 미루는 로봇을 받자마자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번엔 자동차로 변신시켜줘."
 아, 이건 정말 자신 없습니다. 며칠 전에도 하다가 짜증이 있는 대로 났었습니다. "미루야, 아빠 이건 자신 없는데···" "히잉"

 할 수 없이 다시 자동차로 변신을 시켜봅니다. 역시 잘 안됩니다. 차 문이 닫히질 않습니다. 힘으로 눌러봅니다.

 "이거 못 하겠어." 차 문이 안 닫힌 상태에서 자동차를 그냥 던지듯이 미루한테 줬습니다. 자동차를 건네받은 미루는 잠시 살펴보더니 활짝 웃습니다.

 "아빠! 그래도 여기까지는 잘 했구만. 문만 닫으면 되네. 아빠 최고~!" 이러면서 엄지손가락까지 치켜세웁니다. 우와, 4살짜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배려입니다. 역시 부모의 말버릇이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문득 예전에 어린이집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예요." 그렇습니다. 그 거울을 통해 다른 사람들은 아이를 키우는 사람의 말버릇, 습관, 인격 같은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소파 옆에 누워서 블록을 톡톡 두드리고 있는데 미루가 느닷없이 소리 지릅니다. "시끄럽다구우!" 눈이 마주쳤습니다. "내가 시끄럽게 하면 좋아?!" 역시 부모의 말버릇이 중요합니다. 아이는 잘 못 보는 부분까지도 비추는 거울입니다.




◈ 이 기사는 2009년 6월 22일자 30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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