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09:21 (금)
구로동‘즐거운 인생’떴다
상태바
구로동‘즐거운 인생’떴다
  • 구로타임즈
  • 승인 2009.06.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7일 이웃과 창단한 동네밴드 공연 인기폭발
 구로동에 즐거운 인생이 떴다. 6월 7일(일) 오후 5시!. 구로동의 한 술집이 들썩들썩했다.

 어린아이부터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까지 삼삼오오 손을 잡고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은 구로시민센터 창립 12주년 기념일을 맞이하여 가칭 동네밴드 창단공연이 있는 날이다. 박정연 씨의 재치있는 사회로 시작된 공연은 아줌마들의 오카리나 축하공연으로 이어졌다. 상록수와 아침이슬을 오카리나 반주로 들으며 모두들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목청껏 함께 노래 불렀다. 무대 중간중간에 돌발퀴즈도 분위기를 띄우는데 한몫했다.


 이어진 무대는 일명 7080메들리!

 다함께 학창시절로 돌아가 <연가> <긴머리소녀> <짝사랑> <편지> 등을 손뼉을 치면서 불렀다. 앵콜요청에 강휘석 씨가 꿈의 대화를 불렀는데 한사람의 목소리가 모두의 목소리로 하나가 되면서 열강의 도가니가 되었다.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동네밴드 공연이 시작되었다.

 보컬에 강휘석, 김하연. 베이스키타에 하태한 "학교종이 땡땡땡~". 세컨드기타에 조성현"띵띵딩 띵띵딩 띠디딩~". 키보드에 조윤주 "딴다 다다다 다다다다~".

 드럼에 송창학, 박정연, 하희수 "쿵쿵 따따 쿵쿵 따따 쿵따따 쿵따~".

 박정연 씨 왈 "아이쿠, 할 건 다해요. 이 실력으로 과연 연주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동안 열심히 연습하던 주인공들의 이름이 불리고 간단한 악기소리에 모두들 커다란 함성과 함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로 시작된 공연은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에서 절정을 이뤘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 쩌렁쩌렁 울리는 초등학생 김하연 양의 노래에 맞춰서 함께 노래 불렀다.

 마지막곡인 <광야에서>는 가칭 동네밴드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곡이다.

 송창학 씨의 드럼소리로 시작된 연주는 우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고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그 무언가를 끄집어냈다.

 "평상시에 얌전하게만 보이던 사람들 마음속에 저런 끼들이 숨어 있을 줄 몰랐다"고 김상희 씨는 말하면서 감탄을 했다.

 모두들 너무 재미있었다로 시작해서 다음번에는 나도 악기든 노래든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게 만드는 동네밴드 공연은 우리에게 또 다른 희망을 주었다.

-----------------------------------------

아빠들 한둘씩 모이다 출발!


 3월부터인가 아빠들끼리 모여 밴드를 만들어보자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정말로 공연까지 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평상시에 음치에 박치로 소문난 송창학 씨와 박정연 씨. 드럼을 배우면서 노래 못하는 서러움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일주일에 한번씩 연습실에 모여서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드럼만이 유일한 악기로 시작된 밴드는 소문이 나면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며 클래식에 빠져있던 하태한 씨로 하여금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베이스키타를 배우게 만들었고 영화 <즐거운 인생>을 보며 새로운 인생을 꿈꾸던 조성현 씨. 동네밴드 소식을 듣자마자 큰맘 먹고 전자기타를 구입했다. 한때 쳐 봤던 기타를 다시 들면서 "맘대로 되진 않지만 너무나 신나고 즐겁다"고 어린아이처럼 웃곤 했었다.

 산울림의 김창환을 닮은 강휘석 씨는 어느 날 갑자기 "보컬이 필요하다며?" 하고 짠 나타나

 "해뜨는 동해에서 해지는 서해까지~뜨거운 남도에서 광활한 만주 벌판~"

 이렇게 하나둘씩 모여들어 연습하던 멤버들은 공연날짜가 잡히면서부턴 바쁜 와중에도 틈만 나면 연습실에 모여서 공연 구상에 악기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동네밴드의 리더격인 송창학씨는 회사가 끝나자마자 연습실로 향하곤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행복합니다. 사실 연습시간도 부족했고요. 실력도 터무니없이 못 미칩니다. 그래도 다들 실전에 강하네요. 밴드는 서로의 호흡을 맞추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결과뿐 아니라 과정 또한 행복한 시간 이였습니다. 밴드 시작하길 잘 한 것 같아요. 물론 빨리 실력이 늘어 제대로 된 연주를 했으면 하는 바램은 있지만···. 아무튼 이제 시작이니 지켜봐 주세요. 여러 모로 쓸모 있는 밴드가 되도록 노력 할 게요"라며 소년 같은 웃음을 지었다.





◈ 이 기사는 2009년 6월 15일자 30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