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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2] 엄마의 지혜와 대화도 성교육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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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2] 엄마의 지혜와 대화도 성교육 한몫
  • 구로타임즈
  • 승인 2009.06.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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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윤 시민기자의 성교육 2 - 출산
 "우리도 야한 비디오 보여주세요"
 앞 반 아이들의 수업에 부족함이 있었나싶어 뜨끔했다.

 "친구들이 왜 야하대?"
 "다 보여준대요."

 이 아이들이 다 보고 싶은 게 뭐였을까?

 성교육 시간에 틀어주는 비디오 내용은 수정과정에서 시작하여 출산과정까지 담은 내용이다.

 아마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직접 보여주는 출산과정을 두고 하는 말인 듯싶다.

 비디오 시청이 끝난 뒤에 소감을 물어보았다.
 엄마가 너무 아파 보였다, 자세가 너무 이상했다, 아기는 왜 머리카락이 있느냐, 배꼽은 왜 안보이냐 등 다양한 이야기를 꺼낸다.

 엄마를 아프게 하면서 태어나는 걸 보니 너무 무서웠다고 답하는 아이가 있어서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이해가 걱정되었다. 사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교육적 효과는 생명의 신비와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아픔에 대한 공포를 넘어설 수 있을까?

 교사는 아이들에게 되물었다.
 "출산할 때 엄마랑 아기랑 누가 더 힘들까?"
 아이들 모두 엄마라고 답한다.

 엄마가 힘들고 아픈 건 사실이지만 세상에 나오려는 아기도 그만큼 애쓰며 엄마와 힘을 합쳐 노력한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힘든 과정을 거친 만큼 너희들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존재이며, 선생님은 세상에 나온 너희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박수를 쳐주었다. 아이들도 박수를 따라 치며 서로의 존재를 환영해주었다.

 환영받을 가치가 있는 자신의 존재가 아픔에 대한 공포를 넘어섰다고 믿는다.

 간혹 교육을 하다보면 여학생 중에 생리의 불편함이나 출산의 고통을 이유로 자신의 성정체성, 즉 여성임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아이들에겐 생리를 하는 동안 실수(밖으로 드러나는 것)하지 않을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면서 피할 수 있는 불편임을 일러주어 안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아이들이 가진 출산의 공포를 잘 들여다보면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임신과 출산은 순간이 아닌 긴 시간동안 일어나는 과정이며 그 기간 동안 일어나는 여성으로서 겪는 변화와 성숙에 대해 얼마나 할 말이 많은가?

 엄마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성숙해진 경험을 나눌 수 있다면 아이들의 부정적 반응이 줄어들텐데 대부분의 여성들이 자신의 질이 어디쯤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생리를 하고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다 보니 자신 있게 대화에 임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이들의 세상은 어른들의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성에 대해 열려있다. 알만큼 아는 아이들이 넘친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자신의 존재 자체를 기쁘게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숱한 정보, 열린 세상 때문에 고통스러워할 아이들에게 자기를 위한 정보, 자신의 성정체성을 인정하게 만드는 몫은 그들만의 몫이 아니지 않을까?

 오늘 밤, 아프긴 했지만 너로 인한 기쁨과 너로 인한 내 성숙을 감사한다며 공포를 뛰어넘게 만드는 대화를 나눠보면 좋겠다.




◈ 이 기사는 2009년 6월 8일자 30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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