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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정당 선거홍보 '눈에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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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정당 선거홍보 '눈에띄네'
  • 정경미
  • 승인 2001.10.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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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의 선거문화에 이색적인 바람이 불고 있다.

연이은 보궐선거로 인해 어느 때보다 구민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심한 가운데 유권자 유치에 고전을 겪고 있는 몇 몇 소수정당들이 홍보전략을 이벤트 화 시키면서 주민들의 눈과 귀를 다시 선거 판으로 돌려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20일 애경백화점 앞에서는 기호4번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 정종권 후보의 정당연설회가 있었다. 주말 쇼핑인파를 겨냥해 오후 3시30분부터 열린 이날 유세장에는 정종권 후보의 연설보다 더욱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이 있었다. 바로 디즈니만화 주인공인 미키마우스와 유세장을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후보자의 이름이 새긴 노란 풍선이었다. 아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자연스럽게 주부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었던 민노당의 미키마우스와 풍선 나눠주기 이벤트는 선거기간 동안 풍선 2,000여개를 제작해 계속적으로 펼쳐졌다. 또한 선거 홍보용으로 제작된 피켓들을 지게 식으로 만들어 일렬로 메고 다니면서 운동원들의 힘도 덜고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의 흥미도 끄는 등 민노당의 가시화된 다양한 홍보전략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기호5번 사회당 김향미 후보의 홍보전략은 아침 유세부터 차별화 돼 있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자 홍보를 위한 요란한 확성기 소리로 짜증만 더했던 출근길. 사회당에서는 이를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바꿔버렸다. 후보자의 이름을 외치는 확성기 소리와 로고송을 트는 대신 클래식 음악을 틀어 놓고 아침 뉴스를 전해줬다.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참으로 대단했다.

오전에 클래식에 아침 뉴스였다면 오후에는 자전거 릴레이가 이어진다. 10여명으로 구성된 운동원들이 자동차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골목들을 누비며 유세 전을 펼쳤던 자전거 유세는 지난 99년 재선 당시 사회당 최 혁 후보가 처음으로 보여준 홍보전략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소수정당들의 독특한 아이디어는 다른 후보 정당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사회당에 이어 기호3번 자민련 이홍배 후보진들도 자전거 릴레이를 시작했으며, 지난 10월 21일 합동연설회 때는 민주당 측에서도 민주당 로고가 새겨진 형형색색의 풍선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한나라당 측에서도 10월 23일 구청광장 앞에서 있을 정당연설회에서 민주당 김한길 후보의 문제시 됐던 용산구 이천동 등기부등본을 크게 확대해 민노당 처럼 판을 등에 메고 철새 국회의원에 대한 주민들이 스티커를 붙이는 설문조사를 이벤트 화 시킬 예정이다.

이번 선거 때는 대중가요를 개사한 로고송들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기존 선거의 트롯이나, 민요 등의 로고송과는 달리 민주당의 김건모 ‘짱가’, 민노당의 한스밴드 ‘오락실’, 사회당의 쿨 ‘점포 맘보’ 등 신세대 가요를 적절하게 섞어 부르고 있어 젊은 층의 유권자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주민들의 관심을 끌만한 아이디어는 좋지만 얼마 안 되는 풍선일 지라도 선거법에 저촉된다”며 “소수정당들의 몇 천 개를 뿌린다면 큰 당들은 몇 만 개를 뿌릴 수 있는 여력이 되는 사항인지라 주의해야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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