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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54]사라진 지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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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54]사라진 지명들
  • 김윤영기자
  • 승인 2007.05.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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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고유의 특징 정서 담뿍
▲ 도림천 일대. 모랫말 다리는 어디에?

가늘골길, 잣절길, 뱀새길, 주막골길, 누골길, 덕고개길, 모랫말 다리….

구로구에는 구로만의 특징을 담은 다양한 이름의 지명들이 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형도 변하고 사람들도 바뀌면서 구로의 사연을 담은 지명들도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신도림동의 모랫말 다리. 도림천에 있는 도림교의 옛 이름으로 지금은 복개되어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모랫말이란 이름 속에서 옛 신도림동은 지금의 아파트 빽빽한 모습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모래가 넓게 덮인 곳, 인근에 도림천이 흐르고 인천 바다와도 가까워 지금과는 다른 풀로 덮인 늪지였음을 알 수 있다. 복개되어 사라진 다리처럼 모랫말 다리도 이제는 추억 속에만 머물러 있다.

고척동에는 삼거리란 지명이 있었다. 안양천 고척교를 지나 동양공전을 우측으로 끼고 고척1동 안동네로 들어가면 그곳에서 좌우로 길이 갈라지게 되어 삼거리라고 부른다. 길이 세 갈래로 갈라진 곳을 일컫기 때문에 너무 흔한 이름 같지만 강서로가 개통되기 전까지 이 부근은 많은 주민이 왕래하는 생활의 중심지였고, 능골 일대 주민들이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 길을 걸어 동양공전 앞까지 걸어와야 했던 곳이기도 하다.

개봉동에는 가린열이라는 예쁘장한 이름도 있었다. 고척동과 경계가 되는 개봉동의 중앙에 위치한 곳으로 갈대가 많고 여울이 많은 곳이라 하여 가린여울 또는 가린열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또 여러 갈래의 개천 즉, 개봉천, 오류천, 개웅천이 안양천과 합수되어 여울이 많다하여 갈탄이라고도 하였다. 이곳은 갈대가 많고 넓은 습지였던 곳으로 물을 조절하던 수리조합의 펌프장이 있었다고 한다.

천왕동은 지금도 산과 고개가 많은 지역으로 다양한 이름들이 옛 주민들 사이에 되뇌이고 있다. 벌뚝은 천왕동 앞 너부대내 안쪽에 있는 둑으로 농사를 위주로 하던 시절에 농사철이 다가오는 봄철에는 너부대 마을 사람과 천왕골 사람이 한데 모여 힘을 합쳐서 둑을 쌓아 물 공급원 마련을 위해 힘썼다고 한다.

그리고 뷩골은 부엉이가 깃들었던 골짜기라서, 숫돌 고개는 천왕굴로 들어서기 전 숫돌을 캐냈던 곳이라 해서 이름 붙여졌던 곳들.

구로의 잊혀져가는 지명을 하나씩 되뇌다보면 분명 지금은 살기는 편해졌지만 어딘지 아련한 추억을 잃어버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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