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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나누는 향기로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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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나누는 향기로 아름다워라
  • 공지애
  • 승인 2001.06.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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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단체 '생명나눔실천회'에

사후 장기및 시신기증 서약

자원봉사, 후원 활동도 활발

장기기증서약서까지 챙겨 홍보

"동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옛말이 있다. 하지만 죽어서 이름 뿐 아니라 자신의 생명까지도 남기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장기기증 서약자들이다. 자신의 생명을 남에게 나눠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왕이면 죽어서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으로 이 일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옥(50,오류1동)씨도 이 중 한 사람이다.

현씨는 여느 주부와 마찬가지로 자식이 잘 자라고 가족이 모두 건강한 것이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전업주부이다. 하지만 항상 '조금 더 보람 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 언저리에 자리잡고 있던 현씨. "물질이 많거나 지위가 높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은 바로 "장기기증 서약과 시신기증 서약"이었다.

"처음 이 결정을 내렸을 때, 약간의 망설임이 있긴 했어요. 가족들도 제 결정에 호의적이지 않았구요. 하지만 죽고 난 후의 아무쓸모 없는 몸뚱이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연장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큰 결심을 했지만 정작 현씨는 어떤 절차를 밟아 서약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그저 막막해 하던 차에 사찰을 방문했다가 '생명나눔실천회'라는 장기기증단체를 알게 되었다. 그 길로 달려가 각막, 장기, 신장, 골수, 화장 등 사후 장기기증 및 시신기증에 서약을 했고, 가족들은 정성을 모아 매달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장묘문화 장려 및 장기 기증 서명을 위한 거리 캠페인과, 장기기증 회원에게 소식지를 발송하는 등의 자원봉사까지도 즐겁게 하고 있다. 대학생 조카와 친정 어머니까지 모시고 살기에 봉사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일을 하니까 너무나 재미있어 계속 해오고 있다"고 현씨는 활짝 웃으며 이야기한다.

"올해는 생명나눔실천회가 7주년을 맞아 '전국민 1인1장기기증운동'을 시민, 사회단체와 함께 펼치고 있는데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있고, 지체장애인이나 외국인 노동자들도 참여하고 있다"며 "온 국민이 함께 참여해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현씨는 이야기한다.

현씨의 권유에 남편은 사후 시신을 기증하기로 약속했고, 친정 식구들도 대부분이 최소한 사후 각막이라도 기증하겠다고 서약했다. 외출가방엔 항상 여유분의 장기기증 서약서를 준비해 가지고 다니는 현씨는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웃에게 서슴없이 장기기증 서약서를 내놓을 정도다.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다시 흙으로 돌아가기 전에 살아 숨쉬는 생명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그 길을 택해야겠죠." 라고 이야기하는 현씨에게서 소중한 생명을 나누는 아름다운 향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homek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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