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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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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잔치’
  • 송희정
  • 승인 2007.02.05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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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현장]
구로구청이 전담 추진반까지 꾸려가며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2007 국제 전자 시민참여 포럼’이 오는 7일 드디어 개막한다.

총 12개국 16개 도시의 시장과 부시장 등이 초청되고, 미국, 일본, 필란드, 태국 등에서 섭외된 전자정부 관련 전문가들이 주제발표와 토론을 벌일 예정이라니 과연 ‘국제행사’에 걸맞은 수준이다 싶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지켜보는 구로지역 주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은 게 사실이다.
새해 구로구 예산 2억5천만원(구의회 연회비 2천만원 포함, 2006년 예산 별도)을 쏟아 부어 마련된 행사에 정작 일반 주민들이 참여해 즐기고, 느끼고, 체험하고, 배울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신라호텔(중구 장춘동2가)에서 대거 치러지는 행사들 중 오찬(2차례)과 만찬(3차례)은 초대장을 받은 소수 주민들만 참석 가능하고, 행사 첫째 날인 7일 진행되는 전자정부 관련 주제발표와 토론은 일반인들의 입장은 가능하나 도통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들이다. 그 외 프로그램들은 초청 인사들의 한국 투어 일정(구로디지털산업단지 방문 포함)들이니 이 또한 일반 주민들과는 무관하다. 결국 주민들은 행사 기간 내내 방송매체나 신문 등을 통해 ‘구로구 큰 잔치’의 ‘돌아가는 상황’을 접하게 됐다.

당초 지난해 10월에 열려던 행사를 피치 못할 사정(해외 행사 중복)으로 해를 넘기고서 결국 목표했던 기간에 무사히 치르게 됐으니, 명색이 GCD(Global Cities Dialogue, 세계 도시 간 대화) 부의장인 양대웅 구청장의 ‘뿌듯함’과, 그간 밤을 새며 열일 제쳐두고 행사 준비에 여력을 쏟아온 담당 공무원들의 ‘벅참’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열정과 노력까지 무조건 폄하할 수만은 없다.

단지 그 ‘뿌듯함’과 ‘벅참’이 구로지역 주민들의 몫은 아닌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뿐이다.

주민 혈세 2억5천만원을 들인 행사에 주인으로 설 수도 없고, 행사 주제인 ‘민주주의 증진과 지역발전’에 대해 한마디 발언도 할 수 없는 구로지역 주민들에게 이번 행사는 ‘초대한 사람’과 ‘초대된 사람’들만을 위해 한껏 화려하게 치장된 ‘그들만의 잔치’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또 하나, 바다 건너 먼 길 오신 손님들에게 인사동과 비원이 아닌, 구로시장의 사람 사는 냄새와 항동의 아름다운 자연과 구로구 학생들의 맑고 천진한 웃음을 보고, 느끼고, 체험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단지 소시민의 희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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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2007-02-09 12:13:51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혹시 있을까?
구청장 한사람을 위한 돈과 시간 낭비의 전형이다.
끝나고 나면 단체장이나,공무원들 모아 놓고 자랑을 늘어놓을텐데,,,,
구로구에서 국제회의를 개최한 걸 자부심을 가지라고 할까?

열번을 생각해도 한번의 이벤트를 위해 피같은 재정을 낭비하는 구청장에게 할 말을 잊는다.
구민이 진짜 원하는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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