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에서]
직장은 서울시 구로구, 거주지는 경기도 부천시. 때문에 아침, 저녁으로 두 도시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매일 아침 두 도시를 오가며 출퇴근을 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비교 아닌 비교를 하게 된다. 또 이 비교 속에서 기사 아이템을 찾기도 하고 말이다. 지난 16일 즈음이었나? 집 앞 도로 한쪽에서 작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나무뿌리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그물망 보호틀을 뜯어내고 있는 공사다. ‘저건 또 왜 바꾸는 거야?’란 생각을 하면서 당시는 무심히 지나쳤다. 그리고 며칠 후 출근길. 투박한 쇠로 돼 있던 보호틀은 사라지고 나뭇 잎과 닮은 연두색 보호틀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보호틀에 새겨진 부천을 상징하는 심벌마크와 문화도시 복사골 부천의 캐릭터인 ‘복순이’의 모습이 출근으로 바쁜 마음을 잡아맸다.
그렇게 시선을 빼앗긴 채로 구로에 닿았다. 때문에 시선이 먼저 닿는 곳은 당연히 나무아래 보호틀이었다. 이전까지 전혀 의식하지 않고 걸어 다녔던 거리가 왜 그리 못생겨 보이던지.
부천의 경우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구로구의 경우 디지털 경제의 메카가 되기 위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두 도시는 움직이고 있다. 때문에 구로에 비해 부천이 도시를 상징하는 캐릭터 등에 강한 것은 사실. 하지만 이런 캐릭터가 문제가 아니다.
부천의 경우 새롭게 지하차도를 건설한다면 항상 벽면은 부천의 자랑인 5대 문화사업과 부천시 심벌마크가 따라간다. 구로의 경우는 어떤 모습인가? 최근에 개통된 신도림동 지하차도의 경우를 보면 단순한 기하학적 무늬뿐이다.
벽면에 작은 그림 하나, 나무뿌리 보호틀 하나에 그 도시의 상징을 담는 다는 것, 물론 예산은 더 많이 들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하나로 인해 부천을 찾는 이들에게 비치는 부천은 문화의 도시로 기억하게 될 터이다.
이같은 생활 속, 도시 속 작은 관심과 아이디어가 굳이 구를 홍보하려고 수십억을 쏟아 붓는 광고 등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자랑스럽게 느끼게 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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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타임즈 2006. 8. 27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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