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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년]구로문화원 설립과 구로문화의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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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년]구로문화원 설립과 구로문화의 멋
  • 구로타임즈
  • 승인 2005.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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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_ 백해영 구의원 " 대중가수중심, 전시성 탈피하길"
▲ 백해영 구의원 (구로4동)
문화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이자 삶의 총체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연이나 취미생활정도로, 또는 전통적인 것과 옛것, 문화재 등등으로 제한하는 것은 문화에 대해 매우 제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라고 본다.

구로는 최근 몇 년 동안 이전보다 훨씬 많은 문화행사와 각종 대중가수초청공연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과연 우리주민들의 문화적 지수가 더 상승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주민은 무대밖 박수관객”
각종 대중문화를 용이하게 접할 수 있는 서울지역인데다 TV, 인터넷 등 최첨단 매체들의 절대적 영향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대중가수가 와서 공연을 한다해도 주민들에게 일시적 즐거움을 주는 것 외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주민은 여전히 무대아래서 박수를 치는 관객에 머물고 있을 뿐인데 말이다.

그동안 필자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구로지역의 문화지수가 낮다고 자꾸 대규모 예산 들여 대중가수들을 불러들이는 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틀의 문화행사를 계발해볼 것을 구청측에 늘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행사를 주최하는 구청측은 늘 주민들이 수백, 수천, 수만명이 모였다고 숫자로 모든 것을 평가하려할 뿐 장기적 고민을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까 계발하고 가꾸기보다는 문화는 없다면서 일단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인기성 행사부터 하고 그러다보니 자꾸 밖에서 뭔가를 가져와 채우려고만 하는게 아닌가.

#“전문가무대에서 주민무대로”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문화를 계발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창의적인 지혜와 역량을 모아나가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문화를 전문가가 하는 무대 위의 행사로 볼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자신의 삶을 멋있게 가꿔갈 수 있도록 하는 모든 행위와 활동’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눔의 문화, 공동체문화, 더불어 사는 문화, 대화의 문화 등

특히 최근 개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채비에 들어간 구로문화원의 설립에 즈음해, 이처럼 우리 구로구의 문화적 비전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더 고민을 해본다. 문화원 설립행사때도 어김없이 인기가수를 데려다 하는 그런 모습은 사실 기대 밖의 일이었다. 문화원을 설립해 갖는 첫 행사인만큼 좀 더 소박하면서도 품위 있는 행사를 할 수는 없었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구로문화원설립에 즈음해 과연 우리 구로의 문화는 무엇이어야 하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을 몇가지로 정리해봤다.

# 향토사학 발굴등 필요
첫째, 불과 20,30년만에 지역의 면모가 달라졌다 해도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겨놓은 문화재가 있고 또 지역의 유구한 역사가 있을 것이다. 즉 향토사학의 발굴과 정립, 보존이 일단 최우선의 과제일 것이다. 과거없는 오늘이 있을 리 없고 과거없는 미래가 있을 수 없다. 지자체시행이후 시, 군, 구등의 자치단체들은 애써 향토사학을 자료화함으로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애써왔다.

둘째, 구로는 70년대에 구로공단이 설립되면서 형성된 도시이므로, 이를 부정하고서는 구로의 전통과 역사를 써나갈 수 없다. 비록 주민들이 ‘굴뚝공장’으로 대변되는 구로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자 한다 해도 70~80년대 공단과 그 주변을 형성했던 노동자들의 삶이 고스란히 남겨져야 한다. 이것이 현재를 사는 우리들이 미래에 이곳에 살게 될 사람들에 대해 가져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가리봉오거리, 벌방, 미싱, 콘베이어벨트, 노동자들의 삶과 노동운동을 일궈왔던 기록들이 남겨져야 후대 사람들이 누리는 삶의 여유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 수 있다.

불과 20-30년전의 일이 이렇게 까마득한데 50년이 흐른 후에는 과연 기록이 생생히 남겨져있지 않은 이 시대를 어떻게 말할 것인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반드시 노동박물관, 또는 산업박물관이 설립되어야 한다.

셋째, 새로운 삶의 양식을 써가고 계발하는 일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먹고 살기에 급급하며 달려온 사람들이 삶의 여유를 찾도록 도와야 할 것이며,이런 가운데 비로소 우러나오는 삶과 지역문화의 멋과 향을 축적해가야 할 것이다.

# 문화원 중심의 멋진 감동 기대
사실 대중가수를 불러 사람들을 객으로 전락시키는 문화행사가 아닌, 주민 한사람 사람이 만들고 써가는 그런 문화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원을 운영하는 주체들이 그런 마인드가 있어야 할 것이며 과연 무엇을 위해서 문화원이 설립되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사실 문화원설립이 되어 무언가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보다는 그동안 구청이 추진해왔던 각종 행사와 대중가수중심의 공연을 대리하는 것도 벅차 정말 문화원이 중심적으로 해야할 일을 놓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하나, 처음부터 우려보다는 잘 해갈 것이라는 기대와 격려를 보내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

문화원이 명실공히 구로지역문화의 새장을 열어 여백 없이 사는 도시민들에게 삶의 보람과 감동을 줄 수 있기를, 더불어사는 따뜻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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