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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 이야기 195] 조국사태, 그리고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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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 이야기 195] 조국사태, 그리고 제도
  • 성태숙 시민기자
  • 승인 2019.08.30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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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보는 시선 하나

지난 한 주는 내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자녀 이야기로 세상이 시끄러웠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검찰 개혁과 그 이후 달라진 세상에서 살아갈 일이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후보자 자녀들 문제로 난리가 난 지금의 상황을 잘 극복하고 개혁상황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인지 국면 여론의 귀추가 주목된다.

안간힘을 써서 막아서려는 사람들과 어떻게든 뚫고 나가려는 사람들 속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한 주는 개인적으로 자녀로서도 속이 시끄러웠다.

한 동안 잠잠하게 소소한 일상을 잘 누리고 계신 부모님이 부부 전쟁에 돌입하신 탓이다.

인근에서 작은 텃밭을 가꾸시는 아버지에게 묘령의 연하 여인이 농사꾼 친구가 된 지 한참이 되었는데, 최근 들어 너무 과한 배려와 친절을 베풀고 있는 것이 '의혹'스럽고 '불쾌'하다는 어머니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갈등이다.

아버지는 그런 문제제기 자체가 말도 안되는 것이라 일축하고 계시지만 어머니는 아예 끙끙 앓아누우셨다.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 모르는 나한테는 일평생 그렇게 한 번 해줘본 적도 없다"는 것이 어머니의 한 서린 일갈이다.

그리하여 우리 집도 골머리를 앓았고, 또 조국 후보자의 집안도 그러하였으리라.

누구는 확실하고 틀림없는 일에 발뺌을 하는 상대가 뻔뻔스럽다 하고, 누구는 설명할 수 있는 정상 범위 내에 들어가는 일을 했을 뿐이라며 설명도 제대로 듣지 않으려 하는 상대가 오히려 문제가 아니냐고 반박하고 싶어 한다.

일이 그렇게 되어서야 알았다.

이제는 자신의 노구를 견뎌내는 것만으로도 힘에 벅차고 다가올 생의 마지막을 염두에 두고 두 분은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두려워하시고 계신다는 것을 말이다.

자식들에게 어떻게든 폐가 되지 않으려는 마음과 서로를 의지하면서도 서로가 벅차기도 한 마음이 때로는 괜한 원망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말이다.

특히 이제는 두 눈의 시력을 점차 잃어가며 중도 장애의 단계로 접어들고 계신 어머니의 불안과 초조를 가족은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결국 아버지에게만이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내가 이 지경이 되어도 그 누구 하나 제대로 마음을 써준 사람이 있는가 그렇게 묻고 싶으셨던 것이다.

세상의 보통 사람들은 다 이렇게들 살아간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괴로움을 때로는 어쩌지 못하고 멍한 눈길로 바라보며 어찌할 바 모르고 살아가는 게 세상사이다.

비단 부모님 문제만이겠는가? '저 애가 저렇게 하다가 정말 어찌 되려고 저럴까?' 자식을 보면 자식대로 한숨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저 말로는 알아서 할 터이니 가만 내버려두라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알아서 한다는 것인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어쩔 수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자식 말대로 알아서 하기 만을 바라며 믿어볼 수밖에 없다.

그저 조바심치는 가슴만이 온전히 내 것이다.

그러니 그런 삶을 사는 보통의 국민들이 조국 후보자의 사태에 대해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그가 한 때는 우리의 희망으로 여겨졌던 탓에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조국의 딸도 아니고 조국 그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사법제도의 개혁이다.

사법 제도를 넘어서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그것이 없고서는 우리의 눈물은 그저 눈물로 그치지 않고 피눈물이 되어 흐를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제도가 온당했을 때 가족들은 온전히 서로를 향하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런 개혁을 달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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