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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구로마을넷 '느린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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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구로마을넷 '느린밥상'
  • 윤용훈 기자
  • 승인 2019.08.30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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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밥으로 빚어가는 마을공동체

서로 마주보며 먹고 애기를 나눌 수 있는 밥상자리는 쌓여있던 감정까지 스르르 눈 녹듯 풀리게한다.

그래서 마음의 문을 슬쩍 열어준다. 낮선 사람과 친해질 수 있는 정겨운 매개가 되기도 한다.

구로마을공동체네트워크(이하 구로마을넷) '느린밥상'도 이 같은 밥상의 의미를 살려내고 있다.

동네 평범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맺어주고, 나아가 동네 활동가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구로마을넷은 2014년 만들어져 지역의 자원과 역량을 모으고, 활동과 품앗이 등을 통해 회원들 간 호혜적인 관계망을 형성하고 민-관 협력 속에서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마을공동체를 복원하고 활성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마을네트워크.

활동내용을 보면 주민과 활동가를 위한 교육사업은 물론 모임 발굴 및 마을회의의 지원, 마을공동체 관련 홍보사업, 일상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생활문화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즉 구로지역의 시민 사회 경제 복지 등의 기관이나 동아리, 개인들이 참여하는 순수 민간 공동체이자 여러 마을공동체의 중심축 역할을 한고 있다.

현재 개별단위로 보면 약 40여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마을에 대한 관심과 이슈를 가지고 다양한 영역에서 각기 여러 활동과 봉사를 한다.

마을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교류하고, 서로를 응원 격려하고 배려한다.

또 '갖고 있는 정보 등을 주민들에게 어떻게 잘 전달 할 수 있을까' '주민들이 어떻게 하면 마을과 편안한 관계성을 가질 수 있게 할까'를 고민한다.

구로마을넷은 이러한 고민을 풀어가는 방안으로 조미순 공동대표, 김현주 사무국장, 윤영묘 사무국원 등 세 사람이 논의 한 끝에 점심 한 끼의 밥상을 차려놓고 평범한 이웃을 초청해 먹는 자리인 '느린밥상'을 올해 4월부터 시작했다.

조 대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동하는 마을활동가, 마을넷이 궁금하고 마을활동을 시작하려고 하는 주민들, 서로 다른 영역에 있는 실무자와 활동가들이 부담 없이 서로 만나고 소통하는 시간이 언제나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바쁜 마을 사람들에게 직접 지은 밥 한 끼 대접하면서 서로 위로하고 응원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자는 발상에서 '느린밥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국장은 "평범한 이웃, 또는 마을에 관심이 있는 이웃, 마을활동가 등 구분 없이 몇 명을 초청해 사람 사는 이야기,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 등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며 편하게 먹고 대화 하는 부담 없는 월1회 점심식사 자리"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마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야기하고, 마을 활동가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 및 기회를 제공하는 등 마을공동체성을 확장하는 장으로 하고 있다"고. 느린밥상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류1동에 위치한 '남서여성환경연대 더초록' 공간에서 열린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회를 진행했다. 그동안 초청된 이웃만도 40여명에 이른다.

윤영묘 국원은 "한 번에 10명 내외를 초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매달 3명의 구성원들이 수시로 만나 메뉴를 선택하여 더 초록 주방에서 직접 주메뉴를 만들기도 하고 각자 잘하는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와 내놓는 등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풍성한 식탁을 꾸며 초대한 이웃들과 맛있고 즐겁게 먹고 대화를 하면서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며 "초대된 이웃도 즐거워하고 만족해 하면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처음에는 초대받은 분들이 의아해 하고, 특별한 목적이나 일이 있는 게 아닌 가 경계하기도 하고, 왠지 미안해 하기도 하고, 어색해서 다음에 가겠다며 거절하는 분들도 계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계속 초대자에게 취지를 알리고 천천히 다가서 이제는 오가면서 식재료를 주시는 분들, 귀한 밥상 잘 받았다고 다시 베풀고 싶다며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하는 분들이 있는 등 서서히 알려지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했다.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대접하는 일이 시간과 정성을 많이 필요로 해 때로는 부담이 되고 힘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오히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한다.

또한 참여자 및 메뉴, 나온 이야기 요점 등을 기록해 두었다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으면 연결해 주는 등 가치 있는 정보로써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느린밥상'은 8월 방학 중 재정비를 하고 9월부터 다시 시작한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서 은근히 초대를 기다리시는 분들도 많고, 초대를 해달라고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조 대표는 "느린 밥상은 인스턴트식의 빠른 만남과 활동이 아니라 느리지만 탄탄한 관계망으로 이웃들을 알아간다는 마을넷의 숨겨있는 철학이 있다"며 "밥상의 힘이 사람들과 관계회복 나아가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고 활성화시키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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