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재희 (사회자) 김희서 의원이 기조발제를 통해 오류시장 정비사업의 문제점과 공공개발이라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주었다. 지금부터 토론자들의 말씀을 들어보겠다.
■ 권은희 학부모 (오류1동 주민)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학부모로 오류1동에 온지 10년이 넘었다. 살면서 오류동을 정말 사랑하게 됐다. 제 꿈은 우리 아이들이 오류동을 자신들의 아름다운 고향으로 기억하며 훗날 외부로 나갔다가도 오류동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소망한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 현재 살고 있는 텃골에는 예쁜 단독이 헐리고 빌라 오피스텔 원룸이 수년전부터 계속 들어서고 있고, 도서관도 찜질방도 사라지고 있다. 시장도 지금 이용못하는 현실인데, 시설들이 없어지는 만큼 여기 살고 있는 사람도 점점 없어지는 현실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온마을은 아이부터 청년 중장년 노인도 살수 있는 마을이라고 생각한다. 오류1동의 현실은 이같은 온마을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 어르신 놀이터도 정말 필요하다.
■ 안병순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대표)
총각때부터 이용하던 오류시장이 사기당해 쇠락상태로 남아있다. 주변은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왜 이 자리만 흉물스럽게 남아있을까 생각하다보면 정치로 귀결된다. 여기 정치인들이 관심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같다.
문제해법에 대한 무관심. 가리봉시장에 대한 김희서의원의 기조발제를 들었는데, 공공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가리봉시장(지역)의 정치인과 방치되고 있는 (오류시장)이곳 정치인은 누구인가. 주민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 정부에 입각을 한 그분(박영선 의원)과 이쪽 이인영의원의 방식이 다르다. 이성 구청장이 (민관)협치 협치하는데 머리맞대고 주민목소리에 귀기울여나갔으면 좋겠다.
■서효숙(오류시장 상인주민대책위원장)
이제는 저도 말할수 있다. 시장과 주민편의시설이 들어간 공공개발로 가야 된다고.
2005년 장수문 형제가 들어와 오류시장정비사업을 한다며 사기를 치고 도망갔다.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누군가는 경인로앞 빌딩도 송두리째 빼앗기고 말았다.
2010년 신산디엔아이가 오류시장지분 80%를 공매로 인수, 남아있던 상인들을 명도 등으로 내몰았다. 이후 시장내 소방도로등 4개 도로에 가림막설치공사가 진행됐다. 2015년 두 번째 시장정비사업이 시작됐다. 신용도 없는 주체에다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오류시장 실소유자 17명정도이던 것이 30명, 40명내외로 늘어났다. 3평점포를 9명앞으로 지분쪼개기 해 동의자수를 늘리는 등 불법이 일어났다. 구청 공무원은 동의서에 도장 안찍으며 70%밖에 못받고, 말 안들으면 경인로앞 D건물도 '한방이면 날라간다'고 했다. 수많은 민원을 넣어도 제대로 된 답변을 받을수 없고, 결국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게됐고, 이겼다.
지난 15년은 저희에겐 엄청난 수난과 고통의 세월이었다. (시장내) 산더미같은 쓰레기를 매일 치워야했고, 시장안 소방도로에 눈이 내리면 염화칼슘(제설제)이 없어 소금을 뿌려야 했다. 바닥이 깨지면 시멘트를 이겨서 땜방하고, 시장전기가 끊겨 캄캄해진 시장에 전기를 끌어다 골목에 불을 밝히기도 했다. 시장안 공중화장실의 정화조도 우리가 치워야했고, 시장문 10개도 오전6시에 열고, 저녁9시에 닫아야 해 몸이 아파도 쉴수가 없었다. 저희 아저씨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로 급기야 응급실로 실려가기도 했다.
1차 시장정비사업의 사기에 이은 2차 (정비사업과정에서) 불법편법에 홀딱벗겨 내보낸다는 시장정비사업자들의 편에 서서 구청은 주민 상인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소위 '불통행정' '막가파 행정식'으로 일관했다.
그런데 공공개발로 가자고 주민들께서 이야기를 하셔서 힘이 생겼다. 오류동에 유일하게 남은 부지는 오류시장밖에 없다. 지역가치를 살려 주민을 위한 고객카페, 쉼터, 주차장, 도서관, 체육시설, 관광객체험센터 등의 시설이 들어오기를 바란다. 공공개발이 되면 저도 지역주민을 위한 국수잔치, 장학금지급, 떡만들기 체험공간을 만들고싶다. 이제 남은 과제는 지역주민들의 힘이다. 여러분의 힘이 지역가치를 높이고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우리도 행복한 마을살이를 할 권리가 있다.

지난 2년간의 (소송)과정에서 재판부에 서면을 낼때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전통시장의 현대화는 물론 지역공동체활성화와 미래 시장상이 담긴 구체적이고 타당한 전통시장의 비전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제시해왔다.


[마무리 발언]
■ 김희서 구의원 (기조발제자)
변호사님도 잘 말씀해주셨지만, 주민의 의견을 들어 오류시장을 살아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하는 당위뿐만 아니라,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공공개발 외에 답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 그같은 현실적 상황을 몇가지 더 말하려고 한다.
이 공간(오류시장)이 다시 지어져 살아있는 공간이 되기위해서는 경인로 편의 건물이 반드시 출구쪽으로 확보돼야한다. 경인로쪽으로 오류시장부지의 재건축 길이 나느냐 안나느냐는 건물과 시장가치의 몇배를 좌우하는 일이다.
제가 최근 그쪽의 내용을 아는 분들을 만났다. 왜 안판다고 보세요, 왜 안파세요라는 질문에 대해 '믿을수 없어서'라고 말했다. '우리는 현재도 경인로 맨앞 상가를 통해 많은 이익과 가치를 누리고 있는데, 만일 현대식 건물로 더 높게 잘 만들고 잘 진행된다면 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럼 신뢰가 간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라고 묻자, '그러면 당연히 우리도 참여하지'라고 얘기하신다. 그럼 이분들이 얘기한 신뢰는 무엇일까. 두가지 밖에 없다. 이들이 믿을수 있는 어마어마한 기업, 이를테면 이름만 들어도 아는 현대 삼성건설 등이 들어온다면 믿을수 있을 것아닌가. 나는 떼지 않겠지라고 생각할 것 아닌가.
그런데, 대기업쪽은 오류시장을 놓고 이미 과거에 그런 시도가 있었지만 다 주판 튕겨보고 안들어온 것이다. 들어와서 남지 않으니까. 이익을 보려는 대기업은 안들어오는 것이다.
그럼 그들에게 신뢰를 줄수 있는 방식은 무엇인가. 구청, 시청, 정부, 나라이다. 그곳에서 못들어와도 거기서 책임지고, 이 지역사회에서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박원순 시장이 와서 여기는 이런 방식으로 하겠다고 추진하면 그만큼의 신뢰를 줄수 있고 동참할수 있는 길을 만드는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오류시장을 제대로 개발하고 살리는 너무도 현실적인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길이다.
사유재산 얘길도 하셨는데, 저도 그냥 모든 것을 다 갖고와 공공개발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공공개발이, 옛날처럼 다 몰수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앞뒤가 막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부동산투자자들도, 어쨌든 이 과정에서, 공공이 개입해서 매입하고, 폭리는 아니지만 세금을 제외하고 이익을 보는, 최소한의 시장가치에서 기대할수 있는 정도의, 새로운 방식을 찾을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공공개발을 통해 기회를 만들 때 가능하겠다는 오피니어 리더와 주민의 얘기를 들었다.
이 시장의 가치를 높이고 공공개발을 해야할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충분힌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