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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교정시설 비소오염 토양 처리 현장 참관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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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교정시설 비소오염 토양 처리 현장 참관해보니
  • 안병순 시민기자
  • 승인 2019.03.29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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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안전을 확인하고 싶었다

지난 3월 28일(목) 오전 10시 굳게 닫힌 옛 남부교정시설부지 공사현장의 문이 열렸다. 이날은 공사장 내 작업장까지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다.


"옛 남부교정시설 오염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공동대책위원회(이하 주민공대위)"와 일반 주민들에게 금단의 땅으로 여겨졌던 작업장은 지난 14일 주민공대위가 시공사(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현장 방문 승낙을 받고 공사현장을 찾았을 때는 시공사의 철저한 비협조로 작업장까지 접근이 불가능했다.


더군다나 주민공대위와 동행한 전문가(전 강원대 교수)는 아예 접근 불허로 부지 내로의 진입조차할수 없었다. 이유는 전문가와 동행한다는 사실이 사전에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사실 주민공대위가 그 분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면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시공사는 전문가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아주 완강하게 전문가의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날 주민들과 시공사 사이에 적잖은 실랑이가 있었다. 하지만 구청 관계 공무원은 이를 적극적으로 중재하지 않았다.


시공사는 현장부지 내에 주민홍보관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으나 작업장과 격리되어 있고, 작업장 부근에 있는 관람부스도 유리창 너머로만 보게 되어있다. 이런 상황이라 주민공대위가 공사장 부지 내 오염토 처리 및 수질관리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궁금해 서울시청 해당부서(물순환정책과 토양지하수팀)에 민원을 제기하였고, 28일 관계 공무원이 현장점검을 위해 나오기에 동행하여 작업장을 둘러볼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구청(환경과)에서 대기질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28일로 예고하자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로 서울시청이 토양 및 수질 오염을 점검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공대위 소속 주민들이 점검에 참관하기 위하여 현장에 나갔더니 이미 서울시청 공무원과 한국환경공단 직원(토양환경기술사)은 시공사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주민들은 그들을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를 본 주민들은 시공사 사무실에 앉아있는  그들을 만나 작업장의 점검을 잘 살펴달라는 부탁하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민원을 해결하기 위하여 점검 나온 공무원과 관계인이 민원인을 먼저 만나지 않고 시공사를 만나 그렇게 오래 앉아 있는 것도 의아할 뿐이고, 공무원을 만나러 온 민원인에게도 경위나 사유를 묻지 않고, 상황설명을 요청하지 않는 것 등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여기다 공대위 소속 주민들이 아닌 주민 10여 명이 와 있었는데, 시공사 쪽인지 구청장 쪽인지, 누가 연락했는지는 몰라도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오히려 왜 우리에게 연락하지 않았느냐고 주민공대위 쪽 사람들에게 따져 묻기도 했다. 이렇게 주민들을 갈라치고 갈등을 조장시키고 있었다.


소속에 관계없이 주민들은 점검 나온 공무원의 요청대로 일정한 인원으로 오염토 처리 작업장에 대한 점검에 참관하기로 했다. 작업장 굴착 배수처리 및 오염수 보관, 오염토 차량적재 및 반출, 오염토 보관, 작업장의 대기질검사, 세륜장 상태를 차례대로 참관하였다.


그러나 점검자도 참관하는 주민들도 모두 시공사의 설명에 의존할 뿐 전문적으로 이를 점검할 수 있는 기기나 수단은 없었다. 그저 육안으로 외관만 볼 뿐이었다. 다만 주민공대위 쪽 주민들은 열심히 사진만 촬영하고 있었다.


다른 한편, 고척초등학교, 고척중학교, 삼환로즈빌아파트(작업장과 담으로 연결된 인접 아파트), 오염처리 작업장 등에도 대기질검사가 실시되고 있었다. 이도 주민공대위의 끈질긴 요구가 전달되었기 때문이라 한다. 구청 환경과와 측정회사는 오늘(3/28)부터 24시간 검사장비가 설치가동되며, 3일 후면 결과가 구청에 알려질 것이고, 4일 후에는 검사결과가 주민들에게 공개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청의 토양오염 및 수질검사에 대한 육안검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 그들은 비산먼지 염려는 없고, 굴착배수의 오염은 깊이가 낮아 문제가 없을 것 같고, 측정 후 오염기준을 초과할 경우 위탁업체에 맡겨 처리할 계획이며, 세륜장(차량 바퀴 세척장)은 잘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자 주민공대위는 오염기준을 초과한 굴착배수를 지금까지 처리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고, 다른 쪽 주민들은 안전함이 확인되었다며 공대위가 오염토 처리에 대해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어느 주민은 지금까지 많은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주민공대위 활동 덕분이라고 주민들끼리 갈등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수습한다.


주민공대위는 이번 검사는 분명히 육안검사이니만큼 안전이 실증된 것은 없다며 지속적으로 안전함이 확인될 때까지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각오를 밝히기도 하였다.


28일 주민의 안전과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비소의 오염 반출 및 처리에 대한 주민들의 참관활동은 하루를 맺고 있었다.  

<안병순 시민기자는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 전위원장이며, 현재 옛남부교정시설토양오염문제해결을위한 주민공동대책위 공동대표로도 활동중인 구로주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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