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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31] 남구로시장상인회 기타동아리 '엔돌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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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31] 남구로시장상인회 기타동아리 '엔돌핀'
  • 윤용훈 기자
  • 승인 2018.10.13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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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 시름 기타선율에 날리다

지난 5일 정오 남구로시장 광장. 기타선율에 맞춰 7080의 힘찬 노래 가락이 온 장안에 울려 펴져 오가는 시장고객들을 멈추게 해 주목을 끌었다. 


2018년 코리아 세일페스타 경품행사 및 초청공연 중 남구로시장상인회 기타동아리 '엔돌핀' 회원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낸 무대였다.


50∼60대의 시장상인 등 혼성 장년들로 구성된 엔돌핀 동아리는 시장의 행사 및 봉사활동에는 빠지지 않고 연주 및 노래로 시장을 찾는 고객 등에게 음악봉사를 하고 있다.


2014년 12월 남구로시장의 여성 상인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져 지금은 남성과 지역주민들도 동참하고 있다. 


"처음에는 남구로시장상인회 여성부 회원 18명이 힘든 장사를 마치고 저녁에 틈을 내 취미생활로 시작했지만 고단하고 바쁜 시장생활로 하나 둘 빠져 이제는 10명만이 남았고 이중에는 지역 주민 4명도 포함돼 있습니다"


족발집을 운영하는 유순자 팀장(61. 장충동한방족발집)은 기타는 다른 악기와 마찬가지로 꾸준히 시간을 내 연습해야 잊지 않고 실력이 쌓이는데 하루하루 고된 생활을 하는 시장상인에게는 어쩌면 어려운 취미생활 일 수 있어 초기 멤버들이 많이 빠졌지만 회원을 보충해가며 동아리를 재미있게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동아리는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2시간 가까이 남구로시장상인회 사무실에서 전문 강사를 초빙해 대중가요, 팝 등 다양한 장류의 기타연주 및 노래를 배우고 연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시간대면 상인회원 등은 조금 일찍 가게 문을 닫고 모여든다. 부랴부랴 서둘러 오기 때문에 대부분 저녁식사도 못해 간식으로 허기를 메우고 연습에 돌입한다고.


'엔돌핀'동아리는 2015년 양경용 전 상인회장 당시 남구로시장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면서 상인회로부터 지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이 사업이 종료돼 자체 회비로 운영하고 있다.


장사밖에 몰랐다는 이은경 씨(61, 이조된장)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 기타를 만져보기 시작해 몇 년 지난 지금은 기타 코드를 잡고 노래할 정도로 실력이 크게 늘었습니다. 처음엔 손가락 끝도 아프고 너무 몰라 당황했지만 도중에 중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배우고 익혀서 악보만 있으면 웬만하면 다 보고 칠 수 있다"면서 "이제는 연습시간이 기다려지고, 고객 등과 상대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고 활력소가 되어 아주 즐겁게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여성복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인옥씨 (60, 마님)는 "동아리에서 처음 기타를 잡았는데 지금도 서툽니다.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데 저녁 늦게까지 장사에 매진하다보니 그럴 틈이 없어 실력이 제자리"라며 "하지만 동아리 회원들을 매주 정기적으로 만나 수다를 떨고 웃으면서 연습하다보니 더욱 친밀해지고 재밌고, 무엇보다 남편과 같이 동아리에 참여, 남편 눈치를 보지 않아 좋다"고 했다. 젊어서 기타를 쳐봤고 노래까지 잘하는 남편 이건희(62)씨를 영입했는데 지금은 더 좋아하고 적극적이라고.


엔돌핀 동아리는 남구로시장상인회의 창립 기념행사를 비롯해 정기총회, 어르신 효 잔치, 각종 시장행사 때마다 초청돼 무대에 오른다. 이런 공연 일정이 잡히면 그 때부터 곡을 선정해 거의 매일 밤늦게까지 반주 연습을 거듭한다고. 


"피곤한 상태에서 연습을 하면 지쳐도 무대에 서면 동아리 이름처럼 기쁨과 웃음을 생성하게 하는 호르몬 물질인 엔돌핀이 넘칩니다. 노래와 연주를 하는 동안에는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해소되지만 회원 모두가 너무 바빠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연습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유순자 팀장은 "바쁜 시장생활에서 회원들이 시간을 쪼개서 이렇게 몇 년간 동아리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전통시장 상인회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장상인 간 친목을 더하고, 시장 안에 갇혀 계절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를 정도로 폐쇄적인 생활을 하는 시장상인 회원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동아리로 계속 남아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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