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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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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사업단
  • 윤용훈 기자
  • 승인 2018.07.27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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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행복도시락' 만들기에 구슬땀

 

연일 40도를 육박하는 가마솥더위가 한창인 요즘.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들에겐 하루하루가 고역이다. 하지만 내 자식 같은 아이들에게 맛있고, 안전하고, 위생적인 음식을 주기위해 새벽녘부터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구로지역자활센터 소속의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사업단 근로자들이다.


이들 자활근로자 10여명은 구로 관내 결식아동 및 지역아동센터 등에게 주 2회 가정식 영양 도시락을 만들어 대문 앞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에 들어간 7월 하순부터는 새벽 6시쯤에 출근해 도시락을 만들기 시작해 오전 11시 전후로 도시락을 전달해 주고 있다.


센터 사업단의 이러한 공공급식은 서울 25개구에서 가장 먼저 시범적으로 실시한 이 후 2016년 하반기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대됐다고 한다.


"이처럼 무더운 날에는 음식이 쉽게 상하기 때문에 음식물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씁니다. 매일 새벽에 공급받은 좋은 식재료를 다시 살펴본 뒤 깨끗이 다듬어 조리한 후 정량에 맞게 포장해 아이들이 제 때에 도시락을 먹을 수 있도록 정시에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화자 센터장은 2015년 5월부터 결식아동 등에게 도시락을 만들어 배송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상한 음식으로 탈이 난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철저한 위생관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한창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라 유명 대기업 계열사의 식재료 공급업체로부터 믿을만한 좋은 식재료를 가져다 균형 있게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식단을 준비해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로구청 인근 건물 2층에 자리한 조리실은 한 눈에 보아도 깔끔하고 정결하다. 근로자들은 위생을 위해 더운 날씨에도 창문을 열지 않은 채 위생복에 위생 모자를 쓰고 작업하고 있다. 


"연일 더운 날이 지속돼 일하기 힘들지만 내 자식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제대로 된 위생적이고 영양이 담긴 도시락을 만드는데 더욱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틀어 놓았지만 후덥지근한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의 이마에는 땀이 연신 송골송골 돋지만 그래도 할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곳은 평상시에는 결식아동 외 지역아동센터나 돌봄교실 아이 등 560여명에게, 방학기간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점심급식을 받지 못한 관계로 1400여명에게 도시락을 지역별로 나누어 주 1회서 주 2회로 늘려 전해주고 있다. 밥과 주 반찬 1개, 반찬 4개에다 음료나 과일 등의 후식을 각각 나누어 포장해 평상시에는 4대 차량으로, 방학에는 6대 차량으로 골목을 누비며 배송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름날에는 음식이 상하지 않도록 냉매제를 함께 넣어 포장한다고.


"해마다 오르는 식재료비, 포장비, 배송차량 운영비, 인건비 등 원가를 생각하면 수익은 별로입니다. 인건비 등을 다른 사업에서 보전받기 때문에 한 끼 당 5000원이 가능합니다."


이 센터장은 현재 20여 평 규모의 사업장이 너무 비좁아 일하기 힘들고, 작업능률도 떨어져 더 넓은 작업공간을 물색해 이사 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가능하면 올해 안에 더 넓은 곳으로 이전한다는 생각이다.


"자활 근로자들이 그동안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게 창업하여 사업주로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이 센터장은 3년여 간 적립해 놓은 자금과 정부의 창업지원금을 가지고 현 사업단을 자활기업으로 독립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빠른 시일 안에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의 위생을 관리하는 관리시스템 즉 HACCP 규정에 맞는 시설을 갖추고 근로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안전하고 안정적인 도시락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러한 시설이 갖추어지면 현 공공급식사업 외에도 부가적으로 행사음식이나 단체급식 등을 해서 수익이 늘어나면 그 몫을 창업자들에게 돌린다는 것이다. 나아가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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