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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묘연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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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묘연예술단
  • 윤용훈 기자
  • 승인 2018.06.09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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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로 푸는 '칼칼한' 방범활동

민요를 배우는 50, 60대 구로지역 여성이 뭉쳐 공연을 하고 자율방범 봉사도 함께하는 묘연(妙緣)예술단.


덕망 있는 스님이 작명했다는 묘연. 우연도 필연도 아니고 민요라는 끈으로 요묘하게 만나 인연을 맺은 이 예술단은 우리 전통 음악인 민요에 관심을 갖고 즐기면서 배우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또 취미로 배우기를 넘어, 이제는 각고의 노력으로 실력을 쌓아 무대에 오를 정도다. 게다가 이들은 지역 자율방범활동에도 적극 나서며 봉사하고 있다.


이러한 여성 활동의 중심에는 조금실 단장(58· 개봉 1동)이 선생이자 리더이다. 
조 단장은 어려서부터 소리와 장구를 쳐오다 서도소리의 명창인 황해도 무형문화재 제3호인 한명순 씨로부터 서도, 남도, 경기 소리 등을 각고의 노력으로 배워 지난해 그의 이수자가 되었고, 지금은 판소리까지 배우고 있다고 한다. 조 단장은 이러한 결실을 묘연 단원을 비롯해 현재 구로문화원과 오류동성당 노인대학에서 강사로 나서 지역주민에게 민요 및 장구를 전수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경 민요를 배우면서 지역에서 봉사하자는 순수한 의미에서 시작했어요. 창단 당시 개봉1동 자율방범대장을 맡았는데 이 방범봉사에 참여하면 민요를 가르쳐 준다는 조건을 내걸은거죠"


현재도 개봉1동 자율방범대장으로 봉사하고 있다는 조 단장은 매주 목요일 오후 5시부터 컨테이너 방범초소에서 2시간가량 10여명의 단원들이 모여 민요강습을 한 뒤 7시 30분부터 방범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단원 가운데는 개봉 1동에 거주하지 않고 다른 구로구지역에 살면서 방범활동을 하고 있다고.


박재남 회장(67. 신도림동)은 "젊어서부터 민요에 관심이 많아 하고 싶었는데 그 기회가 없었는데 조 단장을 알게 돼 몇 년간 계속 민요를 배우고 있다"며 "소리를 하면 젊어지는 것 같고 생활에 활력소가 돼 너무 좋다"고 했다.


김덕중 총무(개봉1동 56)는 "매주 2번 정도 모여 민요를 연습하다보니 이제는 회원 모두가 가족 같다"며 "민요는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있는 노래가 아니기 때문에 힘닿는데 까지 꾸준히 배워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고 있다"고 했다.


예술단 회원 대부분은 방범활동 전 민요교습 시간이 부족해 올해 2월부터 문화원 민요강사로 활동하는 조 단장의 민요프로그램 시간대인 화요일 오후 민요교실에 참여하여 보충하고 있다고 한다. 
"민요는 뱃속에서 토해내는 진짜 자기 소리를 찾아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선 몇 년 열심히 연습해야 가능합니다."


단원들은 이를 위해 매번 강사의 가르침이나 연습 시 자기 소리를 핸드폰에 녹음해 수십 번씩 반복해서 들으면서 소리를 가다듬으면서 자기 소리를 갖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입을 모으다. 


노래를 잘하고 목소리가 좋아 제대로 배워보라는 권유로 뒤늦게 단원에 합류했다는 장연신(51 ·구로5동) 단원은 "열심히 민요를 배우니까 재미있고 스트레스도 해소돼 만족하고 있다"며 "구성지고 한이 서린 우리민요의 특징이 여자의 삶과 잘 어울려 소리하는 맛과 멋이 있다"며 힘이 들지만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했다.


송화미 단원(56 온수동)은 "민요를 배우면서 우울했던 감정이 해소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표정이 밝아지고 건강해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게 된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하나하나 익히고 있다고 했다. 


"민요는 기초가 탄탄해야 하는데 이 기초다지기에 시간과 열정이 필요해 배우기 쉽지 않은 노래장류입니다. 하지만 꾸준한 연습을 통해 한 단계 한 단계 넘어가는 묘미가 민요의 매력입니다."


조 단장은 2016년 구로점프 축제 개막공연 때 묘연예술장이 무대에 올라 큰 호응을 받았다면서 올해 축제에도 참가예정으로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고 귀띔한다. 또 이러한 큰 무대 외에도 동네 노인잔치 및 축제에 초청돼 공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번 무대에 설 경우 의상 및 행사 준비 등 비용 및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돼 가급적 단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절제하며 공연을 하고 있다는 묘연예술단은 "공연을 하면 단원 모두가 일치단결하여 열과 정을 다해 그동안 쌓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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