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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행정'... 칼바람속 ‘주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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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행정'... 칼바람속 ‘주민 분노'
  • 김경숙 기자
  • 승인 2017.12.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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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개봉·고척동 주민들 주민무시 불통행정 규탄 집회
▲ 지난 20일 오전 구로구청사거리에서 열린 ‘불통행정’ 구로구청 규탄 집회에 참가한 한 고척초 학부모가 남부교정시설주택단지개발 등에 따른 환경피해 로 아이들에게 미칠 안전과 건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구청과 구청장이 적극적인 주민 의견을 수렴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한겨울  칼바람도 '불통 행정'으로 멍들어가던 지역주민들의 분노를 막지 못했다.


지난 20일(수) 오전11시30분경 구로구청 사거리 앞에서 오류동 개봉동 고척동에 사는 주민과 학부모 등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주민무시 불통행정 구로구청 규탄 집회'가 열렸다.


손발이 꽁꽁 얼어 붙는 영하 7도의 한파였지만 동네 주민의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요지에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고척구치소 부지개발이나 오류시장정비사업이  해당 지역주민과 구성원들의 우려와 의견 등이 무시 된 가운데  '일방통행식'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대한 강력한 항의를 직접 표출하기 위해 관련 지역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그동안 특정 지역사안으로 해당 동네주민들이 집회시위를 하는 경우는 간혹 있었지만, 구청과 구청장의 '불통 행정'을 규탄하기 위해 동네사안별로 답답함을 토로하던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합집회를 갖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날 연합집회 참가자들은 입장문과 현장 발언을 통해   주민의견수렴과정과 절차상의 폐쇄성과 불투명성 등을 한 목소리로 강력히 규탄하고 이성구청장과 구행정이  지역 주민의 다양한 요구에 귀기울이며 주민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는 열린 자세를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유선희 민중당 구로지역위원장의 사회로 진행 된 이날 규탄집회는 각 주민대책위 대표와 학부모, 이호성 정의당 구로지역위원장과 송영덕 신도림환기구주민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과 학부모들의 결의문낭독으로 한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이날 각 주민대책위는 입장문과 현장발언을 통해 한겨울 거리로 나온 이유 등을 밝혔다. 


오류시장상인주민대책위는 연합입장문을 통해  "개발추진이라는 명목으로 시장을 지켜온 상인들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인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부동산개발업자들의 배불려주기 식이 되고 있다"며 "주민의견은 전혀 안중에도 없는 주민무시행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서울시옴부즈만위원회 주민감사결과 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 동의율을 맞추기 위해 3평짜리 점포를 9명앞으로 쪼개기한 것이 위법했고 동의율산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구로구청이 문제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법무부등에 의뢰해놓고도  시장정비사업조합승인 교통영향평가 등을 강행한  것에 대해 주민상식을 벗어난 독선행정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고척구치소부지개발에 따른 안전대책수립을 위한 주민과 학부모대책위도 연합입장문을 통해 남부교정시설부지에 45층아파트와 대형쇼핑몰 입점에 따른 교통체증으로 인근 주민과 고척초등 학교등 4개교 학생들의 등하교길 안전 등 현 개발방식과 내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다 12월28일 주민설명회를 갖게 되어 최소한 설명회이후 주민의견이 일부 반영된 가운데  남부교정시설 건설사업계획 승인이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했는데 지난 12일 구로구청이 기습적으로 '사업계획'을 승인했다며, "주민무시를 넘은 주민기만, 불통행정을 넘은 꼼수행정"이라고 구행정에 대한 실망을 나타냈다.


주민대책위는 연합입장문을 통해 "구청이라는 행정기관은 가장 가까이에서 주민의 입장을 이해하고 이익을 지키고자 하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인데 "서울시청의 '오류시장 지분쪼개기'와 관련한 서울시 주민감사결과 (위법지적)이나 서울시교육청의 '교정시설에 대한 교육환경평가 재평가 약속'과 비교하면, 과연 구로구청이 주민들 가장 가까이에 있는 행정기관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참가자들은 이날  "주민의 절규를 외면하고 주민편의보다 민간개발업자 편에서 개발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구로구청과  소통· 배려· 화합의 구로를 외치는 이성 구청장의 밀어붙이기식 주민무시 불통행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6가지 요구조건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요구조건은 △아이들의 일조 조망권 보장 △교통대책 수립 △아이들위한 안전한 통학로 보장 △학교과밀문제 해결 △공원녹지, 주민편의시설 확대 △50년 전통시장 없애는 오류시장정비사업 재검토이다.

 

현장발언  마이크를 잡은 일반주민들의 목소리는 주민행정 소통행정에 대한 갈증만큼이나 깊은 울림으로 퍼져, 사는 동네와 사안이 달라도 참석자들의 응으으로 이어졌다. 


 정기호 한마을아파트비상대책위원장은 오랜 세월 교정시설로 인해 피해를 입어 온 지역주민들을 위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층아파트 주거시설과 대형점포보다 주민의 염원인 공원녹지 문화복지공간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근미 구로여성회 대표는 서울시가 공개한 환경영향평가보고서에 따르면 45층 고층임대단지 건설로 고척초와 고척중의 일조권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고  교육영향평가 부실에 대해 시교육청에서 재평가를 하기로 했는데,  구청장이 지난 12일 고척동남부교정시설부지내 대형임대주택관련 사업계획에  승인을 내버려 기가 막힌 현실을 목도했다며 실망을 나타냈다.


교육영향평가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학부모와 주민들로부터 바람직한 의견등을 들어  반영한 뒤에 사업계획승인을 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상완 오류시장번영회 공동대표는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과정과 관련해 "85% 지분을 매입해 오류시장에 들어온 신산디엔아이가  상인들을 명도소송으로 내보내고, 구청장은 시장(소방도로)를 막겠다고 나오기도 했다"며 "결국 오류시장을 망가뜨린 것은 신산디엔아이와 행정단체장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오류시장에서 성원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서효숙 오류시장주민대책위원장은 "5급공무원까지 나서 (오류시장정비사업)'조합장시켜줄테니 말잘들어라' '(오류시장앞)D건물도 말 안 들으면 한방에 날라간다' '얼른 가게 팔고 나가라는' 등 기가막혔다"며  "구로구청과 구청장은 누구를 위해 그 자리에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위원장은 이어 오류시장개발이 "구청과 대지분자인 신산디엔아이.대서산업개발이 아닌,  오류동과 주민을 위한 개발이 되어야 하며 지역사회와 시장구성원의 합리적 의견을 수렴한 상식과 원칙이 통용되는 시장개발로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합집회에 연대의 마음으로 참석했다고 밝힌 송영덕 신도림환기구주민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 공통된 점은 불통행정"이라고 지적하면서 "책임있는 정치인과 구청장이 제역할을 못해 발생한 것이라 본다"고 주장했다.


송 위원장은 "높고 단단한 벽을 향해 계란을 던지면 그것으로 인해 지저분해질 때 벽은 주변이나 스스로의 힘으로 무너질 것"이라며 그 옆에서 계란을 던지는 일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성 정의당 구로지역위원장은 "교도소부지 오류시장, 항동 자원순환센터등  2년동안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공통적인 문제라며‘구청장 불통행정’을 꼽았다.


이 위원장은 "문제 제기시 항동에서 유인물을 뿌려 이상한 사람들 만들고 주민들을 고립시켰다. 주민을 위한 행정이 아니라 주민을 고립시키고 쫓아내는 행정이 수년간 점철되어왔다"고 주장, "이제 더 이상 좌시해서도 안되고 앞으로 반복되서도 안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력한 어조로  피력했다.

이 위원장은 참석 주민들에게 " '나'의 문제로  나섰지만 깨어있는 주민들이라 생각하며, 이 과정이 구로전체 발전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하시고 고생스럽겠지만 잘해나가길 바란다"며 정의당도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집회후 구청장 면담 요청

한편 이날 규탄집회를 마친 주민들은 이어 구로구청 3층 직소민원실을 방문해 이성 구청장과의 면담을 강력히 요구했고, 한시간 가까운 실랑이 끝에 면담은 22일(금)로 결정됐다. 


오전에는 오류시장상인주민대책위측이, 오후에는 고척구치소부지개발 주민학부모대책위측이 구청장과의 면담을 갖기로 했다. 


오류시장상인주민대책위는 오류시장정비사업이 추진된 지난 2년 동안 5번에 걸쳐 이성구청장과의 면담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으나 성사된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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