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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잘못된 처방' 교육국제화 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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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잘못된 처방' 교육국제화 특구
  • 박복희 (구로중학교 교사)
  • 승인 2017.11.17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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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교육 해법 현장의 소리 경청해야”

지난 10월 23일 교육부는 '교육국제화특구 신규지정 계획'을 공고했다. 이에 따라 구로구, 금천구, 영등포구 3구는 교육국제화특구 지정 신청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국제화특구(이하 "특구"라 함)는 2008년 17대 국회에서 이주호 의원이 발의했던 것을 다시 18대 서상기의원(대구 북구)이 발의해 2012년 7월27일 제정·시행된「교육국제화특구의 지정·운영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하'특구법"이라함)에 근거한 것이다. 


특구법에서는 교육국제화특구의 개념 및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구의 개념은 외국어 교육 및 국제화 교육 활성화를 위한 특별 조성 지역을 의미하며(특구법제2조), 목적은 국제화된 전문 인력 양성, 국제 경쟁력 강화, 지역 균형 발전이다 (특구법 제1조)


특구법은 초중등교육법을 적용받지 않는 학교 설립 및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면 특구는 국가공인교과서를 쓰지 않을 수 있고, 학년제 등을 바꿀 수도 있다. 또한 특구의 교육감은 초·중·고교 외국어 교육 강화를 위해 제12조에 따라 1. 외국어능력 향상 프로그램 구축·운영  2. 초등학교 내 외국어체험학습시설 구축·운영 3. 외국어교원 양성 및 재교육과정 강화 4. 그 밖에 초·중등학교 외국어 교육 강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시행할 의무가 있다. 


또한, 외국어 전용타운조성, 타운내 외국어 상용화의 단계적 추진을 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특구법을 살펴보면, 영어몰입교육을 위한 법안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외국어 교육 특히 영어교육 성과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장 잘 반영하기 때문에, 이 법안은 특권교육법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 특구법이 갑자기 교육 복지 차원의 다문화 밀집지역 지원법으로 변신한다. 교육부는 2017년 3월 「경제·사회 양극화에 대응한 교육복지 정책의 방향과 과제」에서 교육국제화특구를 다문화 교육 지원 방안으로 제안한다.


다문화 밀집지역이 '국제교육·다문화 교육을 위한 우호적 여건'이어서 '외국어 교육 및 국제화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조성하는 지역'으로 알맞다는 것이다. 
지역의 교사들과 여러 단체들의 저항에 이제야 '잘못'을 눈치 챈 구청과 교육청이 특구를 활용하자면서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획득하여 다문화 교육 해보자고 설득하고 있지만, 특권교육법 그릇에 교육복지 내용이 잘 담아질 수 있을 것인가?


다문화교육과 다문화가족 학생들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먼저 현장의 교사들을 상대로 고민을 나누고 방법을 찾아보는 공청회라도 열면서 정책을 찾을 수는 없었는지, 탁상행정을 확인하게 되어 씁쓸하다. 더군다나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다. 특권교육을 안 하겠다고 약속한 분들이 선거에서 지고, 그 법을 제안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당선된다면 어찌되는가?

 

학교내 다문화가족 학생 비율은 급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가족 학생들과 일반아이들을 위한 다문화교육은 여전히 미진하다. 더군다나 중복되는 사업들, 부족한 인력, 분절적인 업무들과 전문성 부족, 낮은 다문화 수용성, 지원 시스템 부재, 그리고 무엇보다 선주민들의 이탈 문제 등에 대한 해법도 필요하다. 


아마 구청장의 고민도 현장에 있는 교사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특구와 같은 강력한 처방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서울시교육청의 「다문화 교육 진흥조례」와 서울시의 「외국인주민 및 다문화가족 지원 조례」가 있다. 이를 운용해도 될 일이다. 조례로 할 수 있는 일을 위험성이 큰 특구법으로 굳이 진행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래는 필요 없다. 호미로도 충분하다.


뚜껑을 열어보니, 교육부와 서울시는 특구 사업에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다. 지원이 없다는 소리다. 현재 서울시교육청만 학교를 대상으로 남부 6개교에 9억을 지원할 것이라며 예산 심의에 올렸다. 특구를 해도 서남권에 크게 들어올 예산은 없다는 소리다.


금천구는 내년에 특구 사업에 맞는 예산을 3억, 영등포구는 2억을 책정했다. 구로 구청장은 10월 31일 구로중에서 특구 사업 예산을 10억 정도 추가로 책정할 것이라 했다. 금천구와 영등포구는 살짝 발을 빼는 듯한 데, 구로구만 이 사업에 매달리고 있다. 

 

중도입국학생들과 다문화가족 학생들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언어교육, 문화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모두의 아이들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문화 수용성을 높이는 교육도 필요하다.

 

특히 다문화 밀집지역에는 같은 하늘아래 사는 인간으로서의 존중, 나와 다른 문화에 대한 인정과 배려,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민주성을 배우며 생활 속에 실천을 이끄는 교육, 말 그대로 다문화(多文化)교육이 필요하다. 


미래는 성적 높은 아이들이 평생 직장을 갖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잘 맺고, 협력과 조화를 이끌어 내는 사람이 평생 동안 (다양하지만) 직장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다문화 교육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가장 필요한 교육이다. 이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다문화 밀집지역에 대한 지원으로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을 하겠다는 것은 독감환자에게 항암제를 주는 격이다. 
교육부와 교육청 그리고 지자체는 교육적폐 교육국제화특구 정책을 폐기하여야 한다. 그리고 다문화 교육을 위한 방안을 속히 마련하기 위해 현장의 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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